모르는 여자와 아는 남자, 모르는 남자는 '입장 불가' 아닐까 생각했던 시사회.

남들이 웃을지는 모르겠으나 올해 상반기에 본 한국영화중에 최고라고 감히 말한다. 어색한 부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장진식 상상력이 배우들의 자연스런 연기와 잘 어우러졌다. 상상인지 현실인지 당장은 알 수 없는 황당한 상황들. 시종일관 웃었으며 영화가 끝나고 나오면서 나도 모르게 "아~ 사랑이 하고 싶다" 중얼거렸다.

내가 "사랑이 하고 싶다"고 중얼거리는 순간은, 내가 사랑을 하고 있거나 하고있지 못하거나에 상관없이 벌어지는 일이다. 어느날 문득 음악 한곡 듣다가, 길 한켠 걷다가, 영화 한편 보다가 그렇게 중얼거린다. 심지어 문자로 그런 내용을 날리기도 한다. 상대가 상처받는 경우도 있었다. "그럼 너랑 나랑은 뭐하고 있는거니"

이 영화가 개봉한다는 걸 1주일 전에나 알았을까? 전도연은 싫지만 '인어공주'나 봐야지 하던 참에 갑자기 알게됐다. 그만큼 기대도 정보도 없었다. 이나영때문에 본 '후아유'에서 조승우에 반하고 또 이나영때문에 본 '아는 여자'에서 정재영에 반했다. 이나영은 내게 병을 주고 있는 걸까. (약도 달라)


정재영의 짧은 머리. 와타베 아츠로가 떠오른다. 와타베 아츠로는 일본 연기파배우로 '케이조쿠'의 냉소적인 형사, '사랑따윈 필요없어'의 호스트 역으로 내맘을 사로잡은 바 있다. 강하면서도 약한 남자를 연기한다. 물론 '뷰티풀 라이프'에서처럼 더할나위 없이 순박한 역할도 잘 소화한다. 연기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다.

국내에 정식으로 방송된 드라마는 '퍼스트 러브'가 처음이었지만 와타베 아츠로의 팬들은 이 드라마는 쳐주지도 않는 것으로 알고있다. "우리의 와타베를 퍼스트러브로 평가하지 말아달라" "퍼스트러브만으로도 방문자 엄청 늘었다. 다른 드라마 보면 사이트 다운되겠다" 등등이 그들의 반응이다.

이쯤에서 시도하는 정재영과 와타베 아츠로 전격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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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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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두개의 밴드로 활동했던 12명이 애시드소울(애시드재즈+소울)밴드를 만들었다. 12명이란 숫자도 그렇지만 브라스가 5명이란 점도 '국내유일'을 자랑한다. 각자 세션활동을 많이 해서 기본기가 탄탄하다. 홍대출신인 내 회사동기의 친구의 친구가 베이스주자여서 결국 우리신문에도 기사가 실렸다.

인터뷰를 끝낸 공연팀선배가 내게 물었다. "요즘 애들은 Groove가 뭔지 Funky가 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니?"

평소 그 선배에게 애시드재즈나 jpop 음반이 있으면 달라고 부탁했었던 나. 모른다고 하기도 뻘쭘했던 상황.

Groove를 어깨춤이 덩실 나는 흥겨움이라고, Funky를 톡톡 튀는 리듬감이라고들 하지만 단순히 그렇게 번역할 수 없다. 음악을 듣다가 왠만하면 그루브가 느껴진다는둥(그루비하다는둥), 상당히 펑키하군,.. 어색하지만 이런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말하게 될뿐. 

선배는 결국 "아, 다들 아는구나" 하면서 가셨다. 기사에는 Groove와  Funky가 어떤 뜻인지도 살짝 첨가됐고 우연히 그 기사가 들어간 면을 편집하던 내겐 앨범이 떨어졌다.

잔뜩 기대하면서 <Common Ground>앨범을 들었다. 유학이라도 다녀왔나... 생각할만큼 세련됐다. 그러나 생각보다 흥겹지는 않았다. 곡들마다 비슷비슷한 분위기, 몇번들으니 심드렁해졌다. 보컬도 중저음이라 맘에 들었는데, 브라스가 강해서 Urbano보다 꽉찬 듯도 한데... 뭔가 심심했다. 연주보다 작곡실력이 딸렸나, 생각할만큼.

그리고 역시 그 공연팀선배가 콘서트표를 주셨다. "너, 애시드 좋아한다며..." 퇴근시간보다 약간 일찍 나가는 모험을 감수하며 양재동으로 냅다 달렸다. 그리고 그 공연의 감상은...Groooooovy!

테너색소폰, 바리톤색소, 트럼펫 두명, 트럼본... 5명이 나란히 늘어서서 연주를 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백문이불여일견...이 이래서 나온 말일까? 듣기만 하던 것보다 훨씬 흥겹고 놀라웠다.

특히 그들중 리더라는 테너색소폰주자의 솔로가 중간중간 빛났다. 얼굴도 와타나베 아츠로를 닮은 것이 귀엽기도 하고. 같이간 동기의 친구(베이스주자의 친구)에 의하면 인기가 장난 아니란다.

가장 감동이었던 것은 게스트로 참여했던 하모니카 연주자 전재덕이 Steve Wonder의 노래를 불렀을 때. 눈이 보이지 않는 공통점 때문인지 목소리도 비슷하게 들렸고, 왠지 모를 아픔마저 느껴졌달까.


놀란 일 하나. 여자코러스 한명의 노래가 장난이 아니었다. 알고보니 앤과 박효신과 함께 월드컵주제가를 불렀던 전소영. 말할 때는 여자목소리였다가 노래만 부르면 남자목소리가 나오는 가수다. 박효신과 듀엣곡을 듣고 다들 남자 두명으로 착각할만큼, 음색도 독특하고 가창력도 풍부하지만 앨범은 잘 안되는 가수. 별로 뜨지는 못했지만 앨범을 냈던 가수가 다른 그룹 공연에 코러스겸 게스트로 노래하다니... 

놀란 일 둘.  가운뎃줄 앞에서 6번째자리. 얼굴이 식별된다. (돈주고 표를 샀건, 공짜표를 얻어갔건) 이제껏 본 공연중 가장 좋은 자리였다. 콘서트를 볼 때마다 집에 돌아갈 때는, 공연이 뭐 별건가 생각했었는데 혹시 그것은... 자리탓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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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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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쯤 되었을까. 회사 자료실에서 <슬픈 인도>라는 책을 주워왔다. (주워왔다는 표현은 정확하다. 대여하던 책을 등록번호를 떼고 방출할 때 건진 것이기 때문이다.) 회사 책상에 꽂아두고 자리만 두어번을 옮겼다. 그래도 손이 가질 않았다. 그만큼 인도는 내게 먼 곳이었기 때문이다.

여행을 좋아한다면서 인도를 내팽개치는 것이 말이나 되느냐고 딴지를 건다해도 할말이 없다. 티벳이건 네팔이건 히말라야건, 남들이 제아무리 감동받고 온 곳이라 해도, 힘든 곳은 가기 싫었다. "오지는 싫다"가 내 진심이었다.

며칠전 우연히 이책을 집어들었을 때도 읽으려는 생각도 아니었다. 그저 집에나 가져다두려 했다. 그러다 이튿날 책장을 넘겼다. 그리고 나도모르게 조금씩 인도에 정을 붙이기 시작했다.

모래사장을 걷는 화려한 전통옷의 여인. 그 뒤로 잔잔히 밀려오는 파도와 여럿이 타고있는 배한척 뒤로 푸른 수평선이 머무는 사진이 있었다. 그리고 아래켠에 '바람'이란 제목과 함께 이렇게 쓰여있다.

"어디론가 가고 있을 때가 행복했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보다, 그곳을 향해 가고 있을 때가 더욱 가슴 설레었으며, 어디로 가는지조차 잊었을 때, 가장 행복했다. 그러나, 바람처럼 떠도는 삶은 늘 고단했다. 기쁜 만큼 또한 힘들었으니, 세상은 냉혹할만큼 공정했다"

그래, 나도 여행이란 것을 할 때, 이것저것 자료를 찾거나 비행기좌석 안전벨트 묶으며 이런저런 상상을 할 때가 가장 행복했다. 몇번이고 떠나보아도 낯선 곳에서의 하루하루는 언제나, 즐거움보다 고통이다. 그럼에도 자꾸 나는 떠나려한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중독이라 표현하듯, 나도 그러하다. 나의 고통은 중독의 대가인지 모른다.

그는 언젠가부터 '아는만큼 보인다'는 여행자들의 강박을 털어냈나보다. 첫 여행지로 대만에 갔을 때 가이드북도 경험도 없는 백지상태에서 우연을 틈타 만났던 고마운 사람들. 그리고 그 감동을 잊은 채 가이드북과 정보에 의존해 안전하게 그리고 욕심부리며 여행하던 수많은 나날들. 다섯번째 인도여행에서야 비로소 카메라와 가이드북을 버린채 지도한장 들고 만난 세상... 자신과 자연을 구분하지 않고 점점 가진 것들을 벗어던질 수 있게 만든 경험이 우르르 흘러내린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일종의 강박이 되어 아는 것만 보고, 보이는 것만 느끼게 한다. 책에 나온 곳을 제대로 찾아가지 못했을 때 실망하고 또 상처받고... 육체적 피로에 정신적 피로를 더하고 또 더한다.

그럼에도 아직 나는 떠나기전에 인터넷과 가이드북을 던져버리지 못한다. 채운 것도 없이 버리는 것은 버림이 자체가 하나의 목표가 되어 불행하다고 그가 경고하듯, 어쩌면 아직은 채움이 모자란 것이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인도가 슬픈지 안슬픈지 모른다. 아직 다 읽지도 못했고 가보지도 못했으니까. 그러나 적어도 이순간 나는 인도와, 아니 몇번이고 인도를 다녀온 사람의 기억과 공명하고 있다. 너무 공명하다 못해 우산을 놓고 내렸으니 책값은 톡톡히 지불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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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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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란의 첫번째 편지.
처음 바다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도 만났습니다.
강재씨...
당신 덕분에 여기서 일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곳 사람들 모두 친절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가장 친절합니다.
잊지 않도록 보고 있는 사이
당신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당신을 만나면
꼭 묻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강재씨...
당신을 사랑해도... 되나요?

- 파이란의 두번째 편지
강재씨...
결혼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강재씨가 결혼을 해 주셨기 때문에 한국에서 계속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모두 친절합니다.
같이 일하는 아주머니도 손님도 모두 친절합니다.
바다도 산도 아름답고 우아합니다.
계속 여기서 일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바다소리가 들립니다. 강재씨도 들립니까?
모두 친절하지만, 강재씨가 제일 친절합니다.
나와 결혼해주셨으니까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파이란의 세번째 편지
아무도 없는 사이에 살짝 편지를 씁니다.
손이 굳어 글씨를 지저분하게 써서 죄송합니다.
이 편지를 강재씨가 보게될지 모르겠습니다.
확실히 보시리란 확신이 없어 부치지 않습니다.
이 편지를 보신다면 저를 봐주러 오셨군요.
나는 죽습니다.

한국어를 모른다고 생각을 하고 의사가 말을 했습니다.
너무나 잠깐이었지만 강재씨의 친절…고맙습니다.
강재씨에 관하여 잘 알고 있습니다.
나이라든가 성격이라든가, 습관이라든가, 좋아하는 음식이라든가
소개소에서 적어준거 모두 기억합니다.
잊어버리지 않도록 보고 있는 사이에 당신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좋아하게 되자, 힘들게 되었습니다.

혼자라는 것이 너무나 힘들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열심히 일해서 빚을 갚으면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요?
당신과 함께 살 수 있습니까?
그렇게 생각을 하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소용이 없습니다.
당신은 늘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여기 사람들 모두 친절하지만 당신이 가장 친절합니다.

왜냐하면 나와 결혼해 주셨으니까요.
당신이 태어난 곳 바닷가 근처죠.
여기에 왔을 때, 가까울 거라고 생각을 하고 지도로 찾았습니다.
아주 멀어서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멀기 때문에 일을 하러 온 저와 같네요.

내가 죽으면 만나러 와주시겠습니까?
만약 오신다면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저를 당신의 무덤에 같이 묻어주시겠습니까?
당신의 아내로 죽는다는 것, 괜찮으시겠습니까?
응석부려서 죄송합니다. 제 부탁은 이것뿐입니다.

바다소리가 들립니다. 비가 내립니다.
매우 어둡습니다.
죽는 것이 무섭고, 아프고, 괴롭지만 참고 있습니다.
강재씨 매우 좋아합니다. 세상 제일 누구보다도 당신을 좋아합니다.

아픔과 괴로움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당신을 생각하며 울고있습니다.
매일밤 잠잘 때 꼭 그렇듯이 당신의 사진을 보면서 웁니다.
늘 그렇게 했지만 다정한 당신의 사진을 보면서 웁니다.
슬픔이 힘든게 아니라, 고마워서 눈물이 납니다.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것 아무것도 없어서 죄송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뿐……

마음으로 사랑하고 있는 세상의 어느 누구보다
강재씨…… 강재씨… 강재씨… 강재씨… 짜이지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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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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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p 콘서트를 달구는 대표적인 노래. 'Shake'

혹시 콘서트 장면이 편집된 동영상을 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전, 무릎꿇었습니다.
어느 콘서트인줄은 모르겠으나 전주가 나오면서부터 스맙멤버들이 우르르 뛰어나오는 게 있는데 그거 보다 숨이 멎는 줄 알았습죠.

브라스의 흥겨운 멜로디가 흘러나오면 키무라가 '우르르하~'하고 소리를 지르거든요.
그러더니 갑자기 긴머리를 휘날리며 우르르 뛰어나오는데, 앞이 열린 긴 재킷 사이로 갈색 맨살이... (으윽, 숨은 쉬어야해...) 멤버들이 차례로 뛰어나오지만 솔직히 키무라밖에 안보였어요.

처음 들을땐 노래 자체의 매력은 못 느꼈었는데요. 요즘 출퇴근 길에 Vest앨범(조끼가 그려져있는 Best앨범이에요. 재치있죠?)을 듣다가 Shake가 나오면 무심결에 저도 뜁니다. 그것도 전력질주를 하죠. 웃기지만 머리속에서 키무라가 무대위를 달려나오거든요. 그만큼 흥겨운 노래죠.



키무라 타쿠야(木村拓哉)의 팬이 된지 1년이나 되었을까 싶네요. 앨범도 아직 국내에 출시된 <Smap vest>와 <Smap M16 :MIJ> 밖에 없구요. 나머지 앨범도 차례로 출시될 예정이라는데 솔직히 말해서 본업이 가수인 사람들 치고 노래실력은 참 '거시기'하기 때문에 전부 다 살 것인지는 고민 중입니다.

가창력으로 볼 때 키무라는 군계일학이죠. 하지만 가수만 한다고 치면 노래잘하는 축에 못 낄거에요. 성량이 좀 약한 편이죠. 나머지에선 싱고가 좀 낫죠. 그리고나서는 음... 고로가 어떻게 솔로앨범을 냈는지 이해가 잘 안갑니다. 

하지만 가창력과 별개로 멜로디와 가사는 좋은 게 많다고들 합니다. 저도 다 들어본 것은 아니지만 인정. 특히 작년 한해 일본차트에 계속 머물러서 괴물꽃이라는 별명을 얻은 世界に一つだけの花(세상에 하나뿐인 꽃)은 그 증거라고 할 수 있겠죠.

일본 사람들은 idol에 대해 "항상 화면에 나와서 우리를 즐겁게 해주면 된다, 노래를 잘하건 못하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 고 생각한다죠. 저도 언제부턴가 관대해지고 있습니다. 초난강이 아무리 책을 읽어도, 나카이의 목소리가 쇳소리로 바뀌어도, 그냥 듣다보면 "어, 이노래에선 괜찮은데" 싶기까지 해요.



Smap은 원래 Sports and Music Assemble People이었답니다. 뜻을 보면 너무 조악하죠. 영어로 조합해놓은 이름들이 몇년 지나고 풀어보면 다 촌스러워요. HOT도 그렇고... 허나 요즘은 '스맙은 스맙이지'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볼연지한 초난강을 함께 코미디언쯤으로 생각하고, TV판 '기묘한 이야기' 스맙편을 보면서 "얘들 뭐야" 생각했었는데, 일본드라마가 저를 바꿔놓았네요.

그 인간들은 어찌나 재주꾼들이던지 버라이어티쇼에서는 코미디언이 됐다가 드라마에선 중견 탤런트가 되더라구요. 우리나라도 언젠가부터 가수들이 연기를 웬만큼 하지만 이사람들 정말 대단해요. 우습게 봤던 초난강이 '그와 그녀와 그녀가 사는 길'에서 너무나 인간적인 캐릭터를 연기하고 그렇게 까불기만 하던 나카이가 '모래 그릇'인가 하는 드라마에서 고뇌하는 피아니스트 역할을 소화하는 걸 보면서 많이 놀랐습니다.

물론 가장 멋진 건 키무라 타쿠야였어요. 외모때문이 아니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드라마에서도 아주 멋지더군요. 와타나베 아츠로 같은 배우와 비교하면 캐릭터가 한정된다고 폄하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연기력 자체를 깎아내릴 것은 아니라고 봐요. <히어로>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굿럭> <프라이드> <뷰티플 라이프> <잠자는 숲> <롱 베케이션> <러브 제너레이션> 등등 멋진 캐릭터들을 잘 소화해냈죠. 

최근 드라마로 갈수록 눈밑이 쳐지는 등 조금씩 늙어가는 것은 같아요. 하지만 나이들면 나이드는 대로 멋진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재능이 있다고 봐요. 얼마전 왕가위의 <2046> 때문에 칸의 레드카펫을 밟는 모습을 봤는데, 괜히 제가슴이 뭉클하더군요.

많은 여성팬의 마음을 아프게하며 연상의 여가수와 결혼해 딸 둘과 함께 산다고 합니다. 저렇게 생긴 남자 있으면 결혼한다... 생각했더니 원빈이 닮았더군요. 원반이라도 찾아야겠습니다.


SMAP 멤버
나카이 마사히로 (中居正廣) - 1972.8.18 / 165cm-54kg
키무라 다쿠야 (木村拓哉) - 1972.11.13 / 176cm-57kg
이나가키 고로 (稻垣吾郞) - 1973.12.8 / 176cm-52kg
쿠사나기 쯔요시 (草なぎ 剛) - 1974.7.9 / 170cm-55kg
카토리 신고 (香取愼吾) - 1977.1.31 / 182cm-7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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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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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가 인삼냄새가 물씬 풍기는 물통을 들고와 자랑합니다.

"이모 이게 뭔줄 알아? 인삼 맹물이야"

심드렁하게 "어 그래?"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인삼에 '맥문동' 등등의 한약재를 넣어 끓인 여름나기용 음료라는군요.

크흑~ 맥문동이 맹물이 되어도 의심하나 없던 저였습니다.


고려삼계탕에서 옆옆자리 선배와 함께 찍힌 사진입니다. 동남아 여인과 중국 청년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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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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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안 레인과 피비 케이츠, 브룩 쉴즈... 80년중반 잡지를 도배하고 책상을 도배하던 청춘스타들이었습니다. 이제는 그녀들도 흔히 불혹이라 이르는 40대에 접어들었습니다. (피비는 63년생, 다이안과 브룩은 65년생이니까요)

요즘은 우리나라 배우들도 어떻게든 젊음을 연장시켜가며 처녀역할로 30대를  보내느라 애쓰지만 외국 주연급배우들은 특히나 아줌마역으로 변신 잘 안하잖아요. 망가지느니 그만두겠다는 건지 아님 아에 역할이 안들어와서 못나오는 건지 모르겠지만 대충 나이가 들면 스윽~ 사라지죠. 

하지만 다이안 레인이라면 하이틴스타 중에서 중견연기자로 안착하는 케이스가 될 것 같네요. 셋 중 외모보다 연기력으로 더 인정받았던 배우이기도 했구요. (사실 저는 이쁜 것이 똑똑하기도 하다며 브룩 쉴즈를 더 좋아했었지만 '사하라'에서도 외모만 빛났습니다그려)

<투스카니의 태양>는 뭐 특별한 영화는 아니에요. 어떻게보면 뻔한 이야기죠. 갑작스럽게 이혼을 맞은 여자가 우여곡절 끝에 상처를 극복하고 주변사람들을 통해 인생의 행복을 기대하게 되는 거에요. 나이는 들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그녀와 함께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풍광이 화면을 가득채웁니다. 

피렌체가 있는 투스카니지방은 서양사람들도 꼭 가고 싶어하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관광지입니다. 물론 베네치아도, 로마도 유명하지만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투스카니 지방만의 매력을 '낭만여행'이라며 즐기는 것 같아요.

극중 다이안 레인은 친구인 레즈비언커플 대신 그 여행에 참석했다가 우연히 집을 하나 사고 눌러앉아요. 물론 믿고있던 남편에게 뒷통수맞고 집까지 넘겨주며 이혼한 상태이기 때문에 어디가서 살아도 좋을 상태였지만 상당히 충동적으로 '이사'를 하게 되죠.

집을 고치러 온 폴란드 수리공들과 이웃들, 그리고 줄리 델피를 닮은 듯한 자유분방하고도 신비스러운 한 여인과 함께 투스카니의 삶은 시작됩니다. 그리고 로마에 들렀다가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지요. 그가 사는 곳은 제가 침을 흘리며 가고싶어하는 남부이탈리아 캄파니아주의 포지타노에요. (아래 사진을 보세요. 침이 흐르지요?)

가끔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따뜻한 영화를 만나면 기분이 좋잖아요.
투스카니의 태양은 그런 영화에요. 심심하거나 우울할때, 이국적 풍경이 고플때, 비디오가게에서 '투스카니'를 찾아주세요. (그러고보니 투스카니는 차이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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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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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부터였던가... 오디오 앞에 붙어살기 시작했습니다. 라디오에서 좋은 노래가 나오면 테이프 몇개에 녹음하고, 또 녹음하고... DJ는 멋부리느라고 음악이 나오고나서 제목을 소개해댔고 노래 뒷부분은 짤려있기 일쑤였습니다.

중학생이던 어느날 발음도 어려운 제페타 스틸의 'Calling you'를 들었습니다. 가슴이 턱하니 막혀왔습니다. 텐샵의 'You', 샘 브라운의 'Stop', 포넌블론즈의 'What's up', 파이어하우스, 마이클 볼튼... 한참 팝송에 미치던 시절이었습니다.

고등학교때 벼르고 벼르다 <바그다드 카페> ost를 샀습니다. 남자가 부른 'Calling you'도 있었습니다. 느낌이 좀 달랐습니다. 뒷면은 더 특이했습니다. 감독이 스토리를 설명하면 그 부분에서 나온 음악이 잠깐씩 흐릅니다. 노래만 계속 듣고 싶었지만 리와인드를 자꾸 할 수도 없어서 스토리까지 자꾸 들어야만 했습니다.

대학시절 드디어 영화를 봤습니다. 여행가방을 낑낑대며 끌고오는 쟈스민(제 귀엔 '야스민'으로 들렸습니다)의 희고 통통한 몸매와 짜증만 남은듯한 브랜다의 검고 깡마른 몸매. 성격도 외모도 극과 극인 두 사람의 첫만남은 주황색 사막처럼 건조했습니다.

그녀들이 서로 마음을 열게되는 계기는 쟈스민의 마술이었습니다. 카페에서 쟈스민이 묘기를 부리고 브랜다의 아들이 낡은 피아노를 치고 브랜다가 노래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재즈피아노를 배우고싶단 열망 때문에 그 흥겨움이 너무 부러웠던 것도 같습니다만...) 

갑자기 쟈스민에게 대시해오는 화가 노인, 그 노인이 쟈스민을 모델로 그린 판타지적인 그림...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곳에서 잠시 혼란을 느꼈습니다. 나이드신 분이 저러면 안된다는 생각과 저렇게 통통한데 저여자가 좋을까...하는 어린 생각을 했었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좋은 영화입니다. 페미니즘 영화라며 델마와 루이스를 추천들 하시지만 저는 이 영화가 훨씬 마음에 듭니다. 남편들에게서 벗어나 자아를 찾고, 진정한 우정을 통해 삶의 희망을 되찾는 것. 주제는 비슷하지만 절대 친해질 수 없을것만 같던 두 사람이 사막 한가운데서 서로를 통해 오아시스를 발견하는 것이 더 감동적이었어요. 적어도 제 느낌으로는요.

언젠가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하게 되면 근처 사막을 좀 달려보고 싶어요. 혹시 나만의 바그다드 카페를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 그런 상상을 하죠. 좀 위험하긴 하겠지만 Route 66을 타고 여행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혹시 바그다드 카페 외에 테헤란 카페, 예루살렘 카페... 뭐 우루루 나타날지도 모르잖아요...


A desert road from Vegas to nowhere
Some place better than where you've been
A coffee machine that needs some fixing
In a little cafe just around the bend

I am calling you
Can't you hear me
I am calling you


A hot dry wind blows right thru me
The baby's crying and can't sleep
But we both know a change is coming
Coming closer sweet release

I am calling you
I know you hear me
I am calling you Oh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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