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었군요. 椎名林檎(시이나 링고)의 앨범 <加爾基精液栗ノ花>를 만났습니다. 링고는 사과고, 나머진 뭘까... 도저히 모르겠더군요. 일본 화과자와 고풍스런 찻잔 사진. 좌우가 뒤집힌 앨범 껍데기... 망설이다가 CDP에 집어넣은 순간. 헉! 숨막히게 놀라서 마음을 진정시켜야만 했습니다.

시이나 링고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유명한 '시부야케'를 본따 스스로를 '신주쿠계'라고 부른다지요. 본명은 椎名裕美子 (시이나 유미코)라는군요. 어렸을 때 볼이 사과처럼 빨개지곤 해서 링고라는 이름을 지었다나요.

독특하지 않은 곡이 없습니다. 이러저러한 동양악기의 사용부터 곡의 다이나믹한 진행과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목소리 변형까지... 무슨 한편의 스펙타클 대서사시를 보는 것 같아요. '음을 그릴 수 없는' 저의 표현력이 안타깝군요. 

한번보다 두번, 두번보다 세번 들을 때 좋고, 며칠밤을 계속 틀어놓아서 가족들에게 "저 이상한 음악은 뭐냐"는 소리를 들을만큼... 좋습니다. 들으면 들을수록 쏙 빠지게 만드는 곡들. 노래 제목부터 평범하지 않죠? (가사는 더 심상치않습니다)

1. 宗敎 (종교)
2. ドッペルゲンガ- (도플갱어)
3. 迷彩 (위장)
4. おだいじに (소중하게)
5. やつつけ仕事 (해치울 일)
6. 莖 (줄기)
7. とりこし苦勞 (쓸데없는 걱정)
8. おこのみで (취향대로)
9. 意識 (의식)
10. ポルタ-ガイスト (폴터가이스트)
11. 葬列 (장례)

음악만큼 스타일도 튑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글쎄요... 김윤아씨와 비교할 수 있지 않을까요? 분위기가 다르긴 하지만요.

야무진 자기만의 세계가 있고, 괴짜같지만 멋있는 사람. 시이나 링고입니다.





사진은 http://lovelyringo.lil.to/에서 퍼왔습니다.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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