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두개의 밴드로 활동했던 12명이 애시드소울(애시드재즈+소울)밴드를 만들었다. 12명이란 숫자도 그렇지만 브라스가 5명이란 점도 '국내유일'을 자랑한다. 각자 세션활동을 많이 해서 기본기가 탄탄하다. 홍대출신인 내 회사동기의 친구의 친구가 베이스주자여서 결국 우리신문에도 기사가 실렸다.

인터뷰를 끝낸 공연팀선배가 내게 물었다. "요즘 애들은 Groove가 뭔지 Funky가 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니?"

평소 그 선배에게 애시드재즈나 jpop 음반이 있으면 달라고 부탁했었던 나. 모른다고 하기도 뻘쭘했던 상황.

Groove를 어깨춤이 덩실 나는 흥겨움이라고, Funky를 톡톡 튀는 리듬감이라고들 하지만 단순히 그렇게 번역할 수 없다. 음악을 듣다가 왠만하면 그루브가 느껴진다는둥(그루비하다는둥), 상당히 펑키하군,.. 어색하지만 이런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말하게 될뿐. 

선배는 결국 "아, 다들 아는구나" 하면서 가셨다. 기사에는 Groove와  Funky가 어떤 뜻인지도 살짝 첨가됐고 우연히 그 기사가 들어간 면을 편집하던 내겐 앨범이 떨어졌다.

잔뜩 기대하면서 <Common Ground>앨범을 들었다. 유학이라도 다녀왔나... 생각할만큼 세련됐다. 그러나 생각보다 흥겹지는 않았다. 곡들마다 비슷비슷한 분위기, 몇번들으니 심드렁해졌다. 보컬도 중저음이라 맘에 들었는데, 브라스가 강해서 Urbano보다 꽉찬 듯도 한데... 뭔가 심심했다. 연주보다 작곡실력이 딸렸나, 생각할만큼.

그리고 역시 그 공연팀선배가 콘서트표를 주셨다. "너, 애시드 좋아한다며..." 퇴근시간보다 약간 일찍 나가는 모험을 감수하며 양재동으로 냅다 달렸다. 그리고 그 공연의 감상은...Groooooovy!

테너색소폰, 바리톤색소, 트럼펫 두명, 트럼본... 5명이 나란히 늘어서서 연주를 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백문이불여일견...이 이래서 나온 말일까? 듣기만 하던 것보다 훨씬 흥겹고 놀라웠다.

특히 그들중 리더라는 테너색소폰주자의 솔로가 중간중간 빛났다. 얼굴도 와타나베 아츠로를 닮은 것이 귀엽기도 하고. 같이간 동기의 친구(베이스주자의 친구)에 의하면 인기가 장난 아니란다.

가장 감동이었던 것은 게스트로 참여했던 하모니카 연주자 전재덕이 Steve Wonder의 노래를 불렀을 때. 눈이 보이지 않는 공통점 때문인지 목소리도 비슷하게 들렸고, 왠지 모를 아픔마저 느껴졌달까.


놀란 일 하나. 여자코러스 한명의 노래가 장난이 아니었다. 알고보니 앤과 박효신과 함께 월드컵주제가를 불렀던 전소영. 말할 때는 여자목소리였다가 노래만 부르면 남자목소리가 나오는 가수다. 박효신과 듀엣곡을 듣고 다들 남자 두명으로 착각할만큼, 음색도 독특하고 가창력도 풍부하지만 앨범은 잘 안되는 가수. 별로 뜨지는 못했지만 앨범을 냈던 가수가 다른 그룹 공연에 코러스겸 게스트로 노래하다니... 

놀란 일 둘.  가운뎃줄 앞에서 6번째자리. 얼굴이 식별된다. (돈주고 표를 샀건, 공짜표를 얻어갔건) 이제껏 본 공연중 가장 좋은 자리였다. 콘서트를 볼 때마다 집에 돌아갈 때는, 공연이 뭐 별건가 생각했었는데 혹시 그것은... 자리탓이었을까?

'폐기 > song song 레코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맘이 바닥긁는 날엔 'D'sound'를...  (2) 2004.07.07
비오는 일요일엔 `시이나 링고'를...  (0) 2004.07.04
Smap 'Shake'  (5) 2004.06.09
하림 '여기보다 어딘가에'  (4) 2004.05.17
My name is not Susan!  (0) 2004.05.17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