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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풍경은 기괴했다.

분명 매진인데

앞좌석에 사람은 하나도 안 보이고

부스럭과 궁시렁이 오가는 시장바닥 같은 분위기.


화장실에 갔다가 자리 못찾는 아이, (그 아이를 부르는 엄마)

졸린다고 신경질부리는 아이, (그 아이를 달래는 엄마)

옆자리 녀석이랑 장난치는 아이... (그 아이들을 야단치는 엄마)

그리고, 토론하면서 영화를 보는 어른들.


영화를 보겠다고 책을 읽었건만 막상 그리 당기지 않기에

너무 커버린 주연배우들 때문이라 생각했더랬는데,

착각이었던가.

불행히도 해리는 안 컸다.


허마이어니보다, 지니보다 작으면 로맨스가 안 살잖니.

멀대같이 자랐으되 얼굴이 늙어버린 말포이도 민망하긴 하더라만...

어깨에 너무 무거운 짐을 져서 그랬니,

안타깝구나, 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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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세시바람이부나요

다니엘글라타우어|김라합 옮김

문학동네2008.04.14

.

* 소설내용 스포일링 담뿍. 책 읽을거면 글 읽지마삼.

 

구여사가 쏭에게 반납, 내가 다시 대여.

두사람(사실은 세사람)의 이메일로만 이뤄진 신선한 연애소설.

연애 초기의 설렘과 익숙해져버린 관계에 대해

반짝 은빛을 던지고 잿빛으로 스러져가는, 갓 자른 나트륨까지 들먹여가며 공감하였으나

허무한 결말에 대략 털썩.

 

5분전까진 보스턴행은 아직 며칠 남았고 아직 레오는 그 집에 살고 있을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다가

이제는 레오는 보스턴에서 에미보다 좋은 여자 만날 거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그분'은 왜 막판에 변덕을 아니 미련을 부린 걸까 원망도 한다.

아니 그보다 전에 레오는 왜 에미따위에 빠지고 만 걸까, 그 시니컬 이기주의자에게...

헤어짐이 싫어서 옛 여친과 다시 만날 수 없다던 여린 감수성의 레오 넌, 실은 마조였던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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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달 전에 ㅇ모 선배를 통해 입수한 브라운 아이즈 3집.

윤건의 맥아리 없는 목소리가 싫어 멀리하다가

지루한 추석 귀향길에 제대로 듣기 시작했는데

며칠째 듣다보니 이거 점점 의심이 드는 것이다.

 

'Like a Flame'은 설마설마

류이치 사카모토의 'Merry Christmas Mr. lawrence'를 모티브로 만든 곡일까?

 

혹시 샘플링 했다고 써놓기라도 했을까 찾아보니 music by 윤건.

검색해보니 다이시 댄스의 'Home' 혹은 케츠메이시의 '사쿠라'와 비슷하다는 제보가 있었다.

 

다시 네 곡을 비교해 들어보니

다이시 댄스의 곡에서 피아노와 비트를 하드웨어로 빌려와

류이치 사카모토의 곡의 피아노를 변형시켜 소프트웨어로 집어넣으면

브라운 아이즈의 곡이 나올 듯한 상황.

케츠메이시의 곡은 도입부와 코드진행이 살짝 비슷.

 

특히나 현악기가 "도 시솔미"(음이야 맞거나 말거나) 하고 떨어지는 부분은

정말 'Merry christmas...'에서 따왔음에 틀림없는 듯한데...

물론 2소절 이상인가를 베껴야 표절이니 살짝살짝 베끼면 상관없단 말이지. 

 

어쨌건

아~

대실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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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서적처럼 하품 작렬하는 어려운 낱말 비빔밥도 아니고

칙릿처럼 감정이입이 불가한 된장뉴요커들 이야기도 아니고 

김훈처럼 소화불량을 유발하는 유려한 문장의 홍수도 아니고

무라카미 류처럼 속이 울렁거리는 변태적 장면의 연속도 아닌데

 

 

나오키상을 받았다는 '가마타 행진곡'을 놓아버린 건

너무나 무서웠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사람과 너무나 닮은 캐릭터.

퇴근길 내내 우울해지고 말았다.

 

 

차라리 읽지 말자.

내게는 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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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에 덩그러니

노오란 서류봉투

보낸 사람 자리엔

설레는 네 글자 '독자 드림'

 

3번 이어붙인 투명테이프

살며시 뜯어내보니

주루룩 튀어나온

A4크기 복사물들.

 

빨간 볼펜으로 적힌 책 이름,

빨간 동그라미 쳐진 목사님 이름,

"서울의 주인은 예수님이시다!"가 새겨진 교회주보,

카페주소와 '심령천국'이라는 네글자.

 

넘기고 넘기다

맨 뒤에 나타난 것은

빨간 동그라미가 쳐진 세 글자

'에이즈'.

 

 

 

나더러 어쩌란 겁니까.

적어준 참고서적 읽으면

에이즈라도 낫는다는 겁니까.

안 읽을 거면 에이즈 조심하라는 겁니까.

 

솔직히 '기독교 국가에 보내는 편지'라는 책은

그리 쎈 책도 아닌데,

미국에선 이에 반박하는 책이 2권이나 나왔다지만

나로선 크게 충격받을 건덕지도 없는데,

 

날나리라도 기독교에 한쪽 발을 담그고 있는 내가

굳이 이런 책을 읽는 이유는

이들의 주장에 설득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고싶기 때문인데...

 

기사 마지막에 변명성으로 달아둔

내 신앙고백이

원고 길이상 잘리지만 않았더라도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으려나.

 

 

 

어쨌거나

서평 한 꼭지가 던져준 우편물 폭탄.

이렇게나 생각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

 

http://news.khan.co.kr/section/khan_art_view.html?mode=view&artid=200806061725275&code=90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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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민수 여친이 혀를 굴리며 외칠 때 가끔 생각나는 'Hero'의 쿠리우검사.

방안엔 홈쇼핑 충동구매 상품이 넘쳐나고 맨날 똑같은 파카만 입지만

사건현장에 충실하고 누구보다 똘똘하신 그분.

4~5년전쯤, 일드에 살짝(아주 살짝) 빠졌던 시절

가장 유쾌하고 부담없었던 드라마가 'Hero'였다.

 

드디어 영화로 제작되는 모양.

이병헌이 까메오출연한다고 기무타쿠와 악수하는 것을 보니

벌써 기다려진다. 토토토토토토~ (특별편에서 닭잡던 소리)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는 아마도 기무타쿠 팬카페인듯. (오래전에 받아서 까먹었습니다. 죄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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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신형철.

경향신문에 '작가와 문학 사이' 연재중.

쫄깃한 문체로

침이 질질 흐르게 만든 뒤 가버린다.

비슷한 연배에 나름의 경지를 가진 사람에겐

어설픈 경쟁심이라도 느끼기 마련.

헌데 이상도 하지.

손톱만큼의 질투도 아니 일어난다.

가방끈의 길이와 굴러먹던 바닥의 차이에서

이미 무릎 꿇었는가.

(털썩이 한두번이냐. 무릎보호대를 장만할 때가 되었도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받침의 모서리가 닳으면 그것이 사랑일 것이다. 사각이 원이 되는 기적이다."

(시인 손택수편 마즈막단락 도입부. 전문은http://news.khan.co.kr/section/khan_art_view.html?mode=view&artid=200703301519161&code=900308 )

 

 

p.s. 다른 신문 인터뷰사진을 봤더니 회사동기 ㅎ모군과 똑닮았더라.

ㅎ군, 분발하라구! 분바르고 장가라도 가야할 것 아냐!!

(ㅎ군은 아마도 블로그를 안 할 것으로 믿고 맘껏 지껄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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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
 
 
 

회사에서 두번째로 가까운 극장에 한참이고 걸려있던 그 포스터.

항상 마음에 걸렸더랬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남일 같지만은 않아서, 몇번이고 한숨을 쉬고

잘 알지도 못하는 그들과 우리,

각각의 역사를 떠올리며 울었다.

 

영화는 그저 오락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켄 로치 감독이어라.

조금이라도 진지한 영화는 멀리하게 되는 요즈음의 나를,

반성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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