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변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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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여쁜 토플리스의 그녀. 찍어놓고 보니 할머니같다. 으악. (나이양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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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T팬티형 수영복 작렬. 저게 편할까 모르겠다. (스린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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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누를 타고 탐험에 나서는 노부부와 그보다 더 늙은 그녀. 너무 날씬해서 부러질 것 같다. (나이양비치)

 

 

 

2. 수영장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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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 벌써 틀이 잡힌 몸매의 여자아이. 아, 저 긴 다리를 보아요.

그녀는 자라서 엄마같은 몸매가 될까, 아니면 아래사진의 각선미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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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꽤 나이가 있어 보였던 그녀.

 

 

 

3. 팀버헛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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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바로 앞의 그녀.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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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모드로 찍어서 고양이같지만 어쨌건 눈에 띄던 그녀. 얼굴만 찍은 것도 있지만 여기까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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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밑에 서있고 앉아있는 저 남녀는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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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메롱~

 

 

 

 

1월의 푸켓은 겉보기에 평온했다.

아주 짧은 일정, 아주 작은 곳만 보고 와서 그런지

쓰나미의 아픔과 상처가 벌써 치유되어가고 있는건지 나도 모른다.

어쨌건 사람들은 살아간다.

 

돌아오면서 앞으로는 새로운 곳을 가려고 안간힘쓰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기회가 된다면 또 여행을 가겠지만

그땐 전에 갔던 곳에 다시 가서, 두번째 눈을 열어볼까 한다.

처음 낯선 곳을 두드리는 호기심의 눈 대신

조금 더 깊은 곳을 들여다보는 애정의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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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지구온난화를 생각하면 비행기가 덜 날아다니는 게 옳은데,

비행기는 대중교통이라 생각하고 계속 탈 것인가

안 타고 내 무게만큼 연료가 덜 들길,

아니면 나같은 사람이 많아져 운항이 취소되길 바랄 것인가.

 

자가용은 살 것인가 말 것인가.

이제는 차 빌려쓸 데도 만만치않고

당분간 해외여행이 힘드니 국내라도 다닐 것만 같고

애도 생기거나 하면... 음...

 

아아 환경이냐 개인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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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아직은 1월 14일(일)

 

방콕에서 몇시간을 보낸 뒤 밤비행기를 타야합니다.

여기저기 많이 다닌 것 같지만 방콕에 들른 것은 겨우 두번째입니다.

99년엔 씨얌과 차이나타운, 왕궁 등지만 다녀왔습니다.

현지인과 함께 머물렀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한 적도 드물었습니다.

 

이번엔 반나절밖에 시간이 없기 때문에 한곳에서 이것저것 해결하기로 합니다.

카오산은 좀 멀고, 스쿰윗이냐 실롬이냐 고민하다가 실롬으로 정합니다.

해산물요리, 팟퐁 근처 마사지와 야시장, 시로코 등을 생각했습니다.

 

 

14시 30분. 방콕공항에 도착합니다. 현금서비스로 돈을 찾고 짐을 맡기러 갑니다.

푸켓을 떠나올 때 방콕까지 보딩을 받고 짐을 부쳐버릴 걸 그랬나 봅니다.

영어 울렁증 때메 못 물어봤다고 하니 김군이 매우 아쉬워합니다.

공항 1층의 짐 맡아주는 곳, 그리 비싸지는 않습니다. B100

 

15시 20분. 택시를 타고 실롬의 솜분 시푸드로 갑니다.

미터를 켜달라고 하니 알았다고는 하지만 수건으로 가려놓고 안보여줍니다.

아저씨는 미터로 B250바트에 톨비B60, 공항fee B50 정도라고 말합니다.

혹시나 돌아가지 않는가 하여 주변 높은 건물만 나오면 지도에서 찾아봅니다.

수완나품 공항이 꽤 동쪽이어서 30분쯤 걸려서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아저씨는 아까 말한 가격을 달라고 합니다.

미터를 확인시켜달라 하니 당황하며 수건을 치웁니다.

숫자가 좀 이상하다고 하니 자기를 믿으라고 합니다.

미리 알고간 가격과 차이나지 않으니 그냥 지불합니다. (B360)

아마도 미터기가 고장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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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분 시푸드에서 푸팟퐁커리(사진)와 오징어구이, 맥주를 시켜먹고

팟퐁쪽으로 슬슬 걸어가다 보니

타이마사지업소가 줄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가격은 대충 1시간에 B300, 2시간에 B400.

한군데 선택해서 들어가니 발을 깨끗이 씻겨주고 커텐이 쳐진 2인실로 안내합니다.

 

그런 주문을 한 적이 없는데

내 마사지사는 남자, 김군 마사지사는 여자입니다.

둘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마사지를 시작합니다.

꽤 은밀한 부위 근처까지 손을 대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는데

김군은 코를 곱니다. 아아 이런.

 

 

 

19시 15분. 팟퐁 거리의 야시장이 반짝거립니다.

정체불명 물건들에 눈이 팔리던 김군, 아유타야 사진이 프린트된 나무액자에서 눈을 못 뗍니다.

그러나 물건의 가격이 B1500에서 B300까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에 질린 나는

바가지가 무서워 아에 지갑을 못 열고 맙니다.

 

근처에 진짜 야시장이 있는데 거길 가겠느냐 하니 김군은 고개를 젓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계속 운을 띄워 놓았던 아시아 최고의 옥상 바, 시로코에 가자고 합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전망좋은 곳에 별로 관심이 없다던 김군이지만 오케이합니다.

사진 액자를 못내 아쉬워하며 BTS를 타고 사판탁신역으로 갑니다. B20*2

 

 

20시 15분. BTS역에서 한참이나 걸어서 목적지에 도착.

1층에서 각각의 레스토랑 사람들이 다른 유니폼을 입고 명함을 나눠줍니다.

시로코에 가겠다고 하니 담당직원들이 나와 배낭은 들고들어갈 수 없다고 합니다.

경비원은 오늘 하루만 맡아준다면서, 다음부터는 가져오지 말라고 합니다.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은 못 들어간다기에 김군에게 긴바지를 입으라 했었는데

배낭까지 안되는 줄은 몰랐습니다. 테러 때문이라는둥.

 

엘리베이터로 도착한 옥상.

돔형의 건물 앞으로 좌측으로는 재즈 밴드가,

계단 아래 저너머로는 방콕시내가 한눈에 보입니다.

 

둥그런 바에는 이미 사람이 가득합니다.

맥주가 대충 B300 언저리. 역시 다른 데에 비해서는 좀 비쌉니다.

어디 전망이 더 좋은가 하여 뒤로 좀 가보려하지만 외국인들이 너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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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오프라야강이 흐르는 방콕 시내입니다. 네네, 흔들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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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서있는 여인의 의상이 너무나 독특하여 한장.
등은 훌러덩, 아래는 바지인데 원피스입니다.
키가 적당해야만 딱 맞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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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시 50분. 시간은 화살같이 흘러 마음이 콩닥콩닥합니다.
공항가는 택시를 잡으려는데 어떤 사람이 와서 B500을 부릅니다.
누굴 바보로 아는지... 무시하고 지나가는 다른 택시를 탑니다.
시간이 없다고 했더니 갓길까지 타고 무지빨리 달립니다.
미터로 B223에 톨비 B40. 팁은 매우 조금 줬는데 지금도 미안해집니다.
 
짐을 찾고 수속을 하려고 보니 줄이 엄청 깁니다.
한국인이 무지무지 많아서 벌써부터 한국같은 생각이 듭니다.
방콕에 올 때 스크린 바로 앞좌석이라 편했다 싶어서 그쪽으로 달라고 합니다.
공항이용료를 내고 (B500*2)
면세점에서 로레알 폼클린싱(B95)과 똠양꿍(B110), 말린과일(B140)을 삽니다.
 
비행기에 타보니 좌석은 내가 요구한 대로인데
갑자기 어느 할아버지가 와서 우리 옆에 앉는 바람에 그리 편치않습니다.
불편해서 뒤척이다가 뻑뻑한 아침을 먹고
깊은 밤을 날아날아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1월 15일(월) 아침 6시.
 
김군은 바로 출근하고 나는 집에 들러 짐을 풀고 출근했습니다.
리조트 2박을 외엔 비행기와 공항에서 2박이나 한 셈입니다.
누가 이렇게 고생스러운 걸 여행이라고 하겠나 싶지만
벌써,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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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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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월 14일(일)

 

7시. 푸켓의 마지막 날이자 방콕과 재회하는 날입니다.

일어나자마자 방콕에서 갈 곳들을 체크합니다.

김군을 깨워 여느날처럼 해변에서 밥을 먹고 수영장으로 갑니다.

 

"하루라도 온전히 수영장에서 개겼어야 했어."

김군은 엄청난 아쉬움을 토해냅니다.

마치 내가 여기저기 끌고다녀서 원망스럽다는 투로 들립니다.

 

처음에 내가 리조트에서 쉬면서 놀자 했더니

돌아다니지 않으면 무슨 재미냐 해놓고,

그래서 나에게 여기저기 갈 곳을 마구 찾게 만들어놓고,

도대체 왜 '여행가이드에 불만늘어놓기 놀이'를 하는 건지...

 

게다가 바로 이틀 전, 푸켓에 오자마자

침대에서 서너시간, 수영장에서 두세시간 늘어져지낸 것은 기억도 안 나는 모양입니다.

 

인터넷도 좀 하고 리조트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오는 중에도

김군은 여전히 수영장 썬베드에 철썩 달라붙어있습니다.

30분쯤 누워서 생각합니다. 이번 여행, 정말 빡세구나...

 

11시50분. 체크아웃을 합니다.

방에서 건 전화비를 꽤 비싸게 받습니다.

콜택시 회사와 리조트앞 렌터카사무실에 걸었을 뿐인데...

 

리조트 앞에서 공항까지 택시를 탑니다.

고작 5분 걸리고 역시 B150.

비행기가 출발합니다.

비상구앞 머리올린 아저씨에게서 시선이 멈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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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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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1월 13일(토)

 

16시 30분.

다음 목표는 팬시비치였습니다. 푸켓 해안중 가장 아름답다는...

소문만큼 좋더냐고요? 네, 길을 잘못 들어 못 봤습니다.

고급리조트 두 곳이 독점하고 있다는 팬시비치는 지도에도 없는 나라 환상의 나라인지,

어찌저찌 가다보니 스린비치로 추정되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그곳이 스린인지 카말라비치인지 그것도 잘 모르겠습니다.

여튼 그 둘 중 하나이긴 할 겁니다.

이쯤에서 김군은 바다에 몸을 담굽니다.

네, 저는 부상으로 인하여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바다를 바라만 보았습니다.

 

햇살이 구름을 뚫고 커텐처럼 내려앉거나 말거나,

김군은 허우적대고 내눈은 깜빡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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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서쪽바다를 향해 달음질을 칩니다.

원래 목표대로 빠통까지 내려갔다간

깊은 밤을 (오토바이로) 날아야한다는 압박.

아쉽지만 더이상 남쪽으로 가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을 내립니다.

 

 

17시 5분. 오늘의 마지막 비치를 뒤로 하고, 호텔을 향해 출발합니다.

돌아가는 길은 고속도로로.

가는 길에 기름넣을 주유소를 체크하고 부르릉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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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 남짓.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예상외로 기름이 줄지 않아서 그대로 반납합니다.
바이크를 빌려준 여인이 묻습니다. "훌륭한 운전사더냐?"
 
솔직하게 대답합니다.
"결국에는."
 
 
 
바다에 못 들어간 아쉬움을 달래러 호텔 수영장에 갔다가
한시간쯤 지나자 모기에 쫓겨 방으로 돌아옵니다.
저녁먹으러 가기 전에 잠시 눈을 붙였는데
어이쿠,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실망한 김군은 컵라면을 사러 나갔다가 그만,
혼자 확 맛있는 것을 먹고 싶었지만
참고 돌아와 라면과 과자를 먹었습니다.
나는 자다 말고 라면을 먹다가 과자를 물고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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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1월 13일(토)

 

14시. 쉐라톤 전망대에 가봐야지 합니다.

라구나의 고급 리조트들은 셔틀보트로 옮겨다닐 수 있다던데

영어울렁증 때문에 물어보기 귀찮습니다.

타는 곳을 제맘대로 추측하고 헤매다보니 어느새

현지인 어린이들이 우르르 모여 축제를 하는 곳에 와있습니다.

우와, 코끼리다... 사진이나 찍어볼까 하다가

보트 타는 어린이들 뒤에 줄을 섰더니

이건 그 보트가 아니라고 합니다.

 

결국 다시 커낼빌리지 앞으로 돌아가 셔틀버스를 탑니다.

쉐라톤에 가겠다 하니 기냥 우리만 태우고 갑니다.

내려서 또 엘리베이터를 찾아 헤매려하니

김군이 이제는 좀 물어보고 다니자고 합니다.

"전망대가 뭐지? view point는 관점아냐?"

 

어쨌건 결국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갑니다.

나름 감동하려 했지만 김군은 별로 감흥이 없습니다.

한 30초쯤 지났나, 내려가자 합니다.

슬프지만 따라내려갑니다.

 

커낼빌리지까지는 셔틀보트를 타야지 합니다.

또 맘대로 걸어가려 하니 김군이 짜증을 내며 물어보고 옵니다.

왼쪽으로 가라고 해서 갔더니 그쪽에선 다들 반대편으로 가라합니다.

어쨌건 셔틀보트 정류장을 찾았습니다.

썬베드에 잠시 앉았습니다.

다리는 쓰려오고 몸은 벌써 피곤하고,

뭔가 하루를 공치고야 말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커낼빌리지로 돌아왔습니다.

다음 목표는 '타통카'라는 식당입니다.

라구나 입구에 모여있는 식당 중 하나라는데

여기저기 물어도 다들 잘 모른다고 합니다.

일단 주차되어있던 오토바이를 꺼내는데 앞뒤로 꽉꽉 막혀서 꽤 힘이 듭니다.

또한번 버리고 가고픈 생각을 합니다.

 

일단 출발. 지도를 보고 가다가 한번 길을 잘못 듭니다.

다시 출발. 이번에는 길에서 한번 더 물어보지만 다들 모른다고 합니다.

배가 고픈 나머지 짜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굳이 책에 나온 식당을 찾아가야 할까요.

그러나 다시 출발. 왼편으로 언뜻 간판이 보입니다.

빙고. 드디어 맛있는 식사...

를 할 줄 알았지만 이 집은 아직 준비중이라고 밥을 안줍니다.

책을 다시 보니 6시에 문을 여는 집이었습니다.

 

길건너에 있는 태국음식 식당에 그냥 들어갑니다.

아무거나 시켰지만 꽤 먹을만합니다.

썬크림과 전자계산기가 든 노란 비닐봉투를 꺼내놓고 아무생각 없이 일어납니다.

지금도 거기 뭐가 더 들어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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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1월 13일 (토)

 

낮 12시를 갓 넘긴 시간.

'햇빛은 쨍쨍 바이크는 무서워' 입니다.

언덕을 걸어올라가겠다고 주장해보지만 김군은 한사코 올라타라고 합니다.

다신 그런 일 없을 거라고 합니다.

넘어진 이유를 알았다고,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로 저속기어로 바꾸려하다 그랬다고 합니다.

나도 뒷바퀴 속력이 확 줄어서 앞바퀴가 히히힝~한 거 같다고 말해봅니다.

 

올라타기가 너무너무 싫습니다. 도리질이 쳐집니다.

혹시 반대편 차선으로 넘어졌다면 나는

크게 다치거나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지금 내가 타지않으면 김군이 무척 미안할 것이 분명합니다.

어쩌면 다시는 바이크를 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이대로 내내 걸어갈 수도 없습니다.

오늘의 목표는 아직도 멀고 멉니다.

 

 

 

덜덜덜... 금새 언덕을 넘었습니다.

나이통 비치를 따라 해안도로를 달리다 금새 언덕으로 접어듭니다.

이정표가 나오긴 하는데 제대로 가고는 있는지 의심이 듭니다.

길까지 잘못 들었다면 어떡하지,

계속 바이크를 타야한다는 게 너무너무 무섭습니다.

 

잠시 길을 멈춥니다.

길을 묻습니다.

그리고 선크림을 꺼내 바르며 전열을 정비합니다.

매고있던 가방을 앞쪽 바구니로 옮깁니다.

쇼핑백을 김군과 나 사이에 끼웁니다.

한손은 의자 손잡이, 한손은 쇼핑백을 붙듭니다.

그리고 다시,

출발합니다.

 

3거리에 도착했습니다.

길을 건너 라구나를 물으니 우회전이라고 합니다.

달립니다.

금새 이정표들이 나옵니다.

 

커널 빌리지.

그렇습니다. 나는 라구나단지 커널 빌리지에 있는 짐톰슨 아울렛에 가고 싶어서

라구나에 오자고 했습니다.

만약 라구나를 일정에서 뺐다면 빠통왕복 택시를 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사고도 상처도 생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상황입니다.

더이상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짐톰슨 아울렛에서 선물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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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사진은 없습니다. 사고 이후 머릿속이 하얗게 되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 메롱탈은 인디고 펄 리조트 내 상점에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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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1월 13일 (토)

 

오전 11시 40분.

작은 가방은 바이크 손잡이 앞 바구니에 놓고

카메라가 두개가 든 가방은 김군과 나 사이에 끼워놓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백팩으로 가져오는 건데,

한쪽으로 매는 짐백이라 영 불안합니다.

 

한손은 의자 손잡이를, 한손은 그리 자세하지도 않은 지도를 쥡니다.

덜덜덜... 드디어 출발입니다.

길 끝에서 우회전 하고 3거리를 만나면 또 우회전해서 언덕을 넘으라고 했습니다.

그냥 고속도로로 가도 되지만 이 길이 "나이스 뷰"라고 했습니다.

 

언덕길이 나옵니다. 김군은 한참 엑셀을 밟다가 안되는지 2단기어로 낮춥니다.

그러나... 힘이 달립니다.

언덕 중간에서 멈추고 맙니다.

 

언덕 중간에서 출발하기. 여간 높은 난이도가 아닙니다.

"나는 걸어갈게." 덜컥 겁이 나서 외쳤더니 되돌아오는 말은

"어라, 시동이 안걸려."였습니다.

출발한지 이제 20분도 안 되었는데 벌써 고장낸 걸까.

걱정이 눈앞을 가립니다.

 

언덕 아래로 내려가서 방도를 찾기로 합니다.

시동이 안 걸리는 상태에서 방향을 돌리기조차 힘이 듭니다.

김군과 바이크 뒤로 혼자 터벅터벅 길을 내려갑니다.

바이크 택시가 지나가며 타라고 합니다.

왜 이제서야 나타났느냐고 타박하고 싶지만

문장이 너무 길어서 무리입니다.

 

"이 노란거 누르라고 했는데 벌써 까먹었었네."

언덕 아래서 만난 김군은 김군이 활짝 웃습니다.

나를 태운 바이크는 또 뒤뚱거리며 언덕을 올라갑니다.

또 엑셀을 밟아댑니다. 2단으로 낮췄는데 또 힘이 달립니다.

 

 

 

김군의 왼쪽발이

기어를 밟습니다.

 

바이크는 히히힝~

앞발을 듭니다.

 

아아아, 나는

뒤로 떨어집니다.

 

가방들이 하늘을

훨훨 나릅니다.

 

오토바이와 김군이

옆으로 눕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언덕 중간에 멈췄습니다.

반대차선의 사람들이 모조리 섰습니다.

아유 올롸잇, 아유 오케이...

아임 파인 땡큐, 아임 파인 땡큐...

아참, 이건 하우아유때 쓰는 건데.

 

일어납니다.

엉덩이가 얼얼합니다.

종아리가 까졌습니다.

허벅지가 긁혔습니다.

 

김군이 묻습니다. "마누라 괜찮아?"

다행이었습니다.

이 질문이 "카메라 괜찮아?"였다면

아마 이혼사유가 됐을지 모릅니다.

 

우리는 이 바이크와 함께 언덕을 넘을 수 있을까,

걱정이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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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에 찍은 사진은 없습니다. 밋밋할까봐 파리대왕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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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3일 (토)

 

아침 10시.

해변에서 죽과 볶음밥을 먹으며 생각합니다.

오늘은 라구나를 거쳐 빠통쪽으로 내려가볼까?

택시비를 물어보니 나이양에서 라구나, 라구나에서 빠통, 빠통에서 나이양...

장난이 아닙니다. 대충 B2000는 넘길듯.

렌트를 해도 그보다 싸게 생겼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면허증을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바이크 택시는 없냐고 물었습니다.

없댑니다. 그럼 얘들은 뭐냐고 물으니 렌트용이라고 합니다.

그러자 문득 김군, 바이크 렌트를 하자고 합니다.

 

겁이 납니다.

이곳은 차선이 반대입니다.

그리고 김군은 괌에 출장가서 렌터카를 아작내셨다던 분입니다.

게다가 바이크라니, 타는 걸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김군, 주장합니다.

"여러군데 마음대로 가려면 렌트가 낫지."

그렇습니다. 틀린 말이 아닙니다.

자동차라면 차선을 넘어갈지언정 오토바이는 안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좋은 쪽만 생각해봅니다.

 

해변에서 1일 바이크 대여료는 B300.

오늘도 리조트 입구에 한번 물어봅니다.

B250. 역시 저렴합니다.

 

그런데 그녀, 기어 변속을 가르칩니다.

그렇습니다. 수동기어입니다.

김군은 바이크에 올라 저 앞까지 다녀옵니다.

심히 뒤뚱거립니다.

 

"야 타" 김군 외칩니다.

그러자 그녀, 당부합니다.

"언덕에선 2단기어 이하로 놔야 해. 꼭이야.

돌아올 때 기름은 가득 채워와야 해. 안그럼 풀로 채우는 비용 B90을 받을 거야."

 

역시 김군은 알아듣지 못합니다.

일단 떠나고 봅니다.

출발...

덜덜덜덜...

엔진도 나도 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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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한가로운 나이양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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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슝슝 날아갑니다. 공항에서 5분이니까 내리는 것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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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들 눈이 땡글. 누나는 프라이버시를 아는지 새침하게 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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