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적으로 우리가 본 얼음은 이게 다였다.

유람선일 때도 운 좋으면 유빙을 볼 수도 있다던데, 그것도 남들 이야기였다.

하루 뒤에 탔으면 어땠을까 고민했지만, 다음날은 바람이 높아 아예 배가 뜨질 않았다.

나와 이틀 차이로 유빙선을 탄 분은 새끼유빙들을 봤다고 했다.

복불복 까나리액젓이란 이런 거였다.

 

 

출발할 때 봤던 눈사람은 웃고 있었다. 그래도 웃으란 건지...

어쨌건 내가 본 중에는 가장 큰 눈사람. 자세히 보니 사면에 눈코입이 있는 형태였다.

사실 눈사람 한쪽에만 눈코입이 있으면 나머지 면들이 좀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이걸 만든 사람도 그 생각을 했는 모양.

 


 

갈매기와 바다는 원없이 봤다. GIF로 만들까 하다 귀차니즘에 굴복했다.

새우깡도 에비센도 없다며 울던 남편이 줌 땡기고 연사작렬해서 겨우 형태만 잡아왔다.

과자 하나 사줄 걸... 항상 여행 초반에 너무 짜게 굴고나서 나중에 후회한다.

 

 

나이든 일본분들도 많았다. 저분들도 큰맘먹고 오셨을 텐데,, 까나리액젓 건배~.



배에서 내려 다음 행선지로 찍은 곳은 아칸온천이었다.

3월까지 축제가 있다고 했으니, 뭔가 있겠지 하는 기대로 출발.

이 때만 해도 차가 정말 깨끗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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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만베츠공항 앞에 있는 스카이렌터카에서 경차 Colt를 빌렸다.

호기롭게 네비게이션의 목적지 버튼을 눌렀지만, 50음도로 목적지를 검색하기는 쉽지 않았다.

내가 알고있는 발음이 틀린 건지, 네비가 옛날식인 건지... 찍어보면 멀고 먼 곳만 나왔다.

추운데 우리가 출발하기만 기다리며 서있는 렌터카회사 직원에게 미안할 지경이어서

일단 한국에서 챙겨간 드라이빙 지도에서 가까운 전망대를 찍었다. 메르헨의 언덕이 그 이름이었다.

 

길을 가다 확 트인 곳이 나오더니, 목적지에 다 왔다고 했다. 저 나무들 뒤는 바다. 

들어가서 눈밭에 누워보고 싶었지만, 기념사진만 찍고 유빙선터미널로 가야했다.

그런데 오로라호터미널이 검색이 안되는 것이었다. 필시 이름을 정확히 알고있지 않아서 그런 듯. 

몇년 전 가이드북에 나온 전화번호를 누르고 갔더니, 폐쇄한 옛 터미널이 나왔다. 어쩐지, 네비가 시키는 길이 없더라니...

 

아바시리 관광안내소로 가서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시내로 돌아가는 길.

우측에 오로라호터미널이 있었다. 미치노에키(휴게소)를 겸한 곳이었다.

알고보니 아까도 지나간 길이었다. 우리가 그럼 그렇지.

 

유빙선 11시꺼 탈게요, 라고 하니 옆에 있는 표지판을 보여줬다.

본체만체 일단 표를 두장 끊었다. 이상하게 인당 800엔이 쌌다.

다시 표지판을 보니 유빙이 없어서 유람선으로 대체한다는 내용. 어쩐지... 그냥 깎아줄 리가 없다.

유빙 없으면 내일 시레토코 유빙워크는 어쩌지?

일련의 유빙스케줄이 모두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일단 먹고 생각하기로 했다. 위층에 가니 식당이 있었는데, 영업 전이었다.

아래층에서 김군이 모양만 보고 찍은 오징어 구이를 게눈 감추듯 해치우고 나니 윗층 영업시간이 됐다.

라면을 하나 시키고, 유람선 대신 호수 3종세트 돌아다닐까 고민했지만

언제 또 여기와서 배를 타겠느냐는 결론에 도달, 유빙으로 만들었다는 유빙맥주를 하나 사들고 오로라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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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별보기 운동이 시작됐다.

하네다에서 홋카이도 동부 메만베츠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 시간은 6시 55분.

도쿄 1박을 케이큐가마타역으로 잡은 이유다. 케이큐쿠코센으로 10분이면 하네다공항에 도착하지만

이래저래 걷는 시간 수속시간을 생각해 5시 50분이 못되어 숙소를 나섰다.

 이 지경인 남편을 찍고 있으니 옆에 할머니들이 좋아했다.

 

 

아나항공 국내선은 7년 만이었다.

2시간이 채 못되는 메만베츠까지는 음료만 제공됐다. 웬 스프같은 게 있어서 먹었는데 오뎅국 맛이었다.

잠시 자다 정신차려보니 쓰가루해협을 넘는 중이었다. 

가는 도중에 혹시나 대설산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창밖을 훑다가 기내지에 있는 지도를 보니 어림도 없어 보였다.

 

 

대설산은 아니라도 눈 쌓인 봉우리는 보였다. 아칸호도 꽤 가깝게 보였다.

이날 오후 실수로(?) 아칸호에 가게 된 것도 다 인연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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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모습보다 더 헐벗은 뒷모습이 난감한 온천대전! 
카메라맨도 물세례의 대상이 됐군요. 
뒷쪽 방송카메라 조명이 더 좋아합니다.

여기가 야외인지 목욕탕 안인지 구분할 수 없는 수증기 사이로, 젊은 남정네들의 엉덩이가 작렬하는 축제!
2010년 2월 4일 저녁 9시 10분께의 풍경입니다.
내년에 삿포로 눈축제 보러 가시는 분들은 하루 전 꼭 노보리베츠에도 들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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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에서 배타러 가다가 돌아본 홍콩섬. 결코 맑은 날은 아니었다. 결국 소나기도 쏟아졌다.

첫째날 일정: 동네죽집에서 아침 - 란마섬 하이킹 - 레인보우레스토랑에서 점심겸저녁 - 미드레벨 - 모스크스트릿에서 친구만나기

 
홍콩에 대해 아아아무 생각도 없는 남피옹은 여길 가자해도 응? 저길 가자해도 응?

당췌 아는 것도 알고싶은 것도 없는 상태였다.

날씨고 뭐고 무작정 예전에 안갔던 곳을 가야지 하고 결정한 곳은 란마섬.

홍콩섬 센트럴 피어4(맞나?)에서 배를 타고 30분 정도 가서 용슈완에 내리면

길쭉한 섬을 따라 쇼쿠완이라는 반대편 부두까지 '가벼운' 하이킹 코스가 있다고 했다. 

중간에 있다는 해수욕장도 있으니 금상첨화.

게다가 쇼쿠완에서 레인보우레스토랑을 이용하면 공짜배를 타고 홍콩섬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섬은,

더웠다. 더럽게 더웠다.

그리고 하이킹은,

힘들었다. 더럽게 힘들었다.

게다가 해수욕장은,

더러웠다. 더럽다못해 쓰레기더미였다. 

 

길가에서 파는 팥빙수로 목을 축이고 가던 중

양산인 양 쓰던 우산이 정말 우산이 되었지만 (비가 한차례 제대로 왔다)

금새 날은 다시 더워졌고

반대편에서 오는 하이킹족 한명 한명이
'이 더운 날 내가 여기서 뭐하나' 하는 생각을 0.01%씩 덜어주느라 애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후회에 후회를 거듭했다.

 

둘 다 해변과 '가벼운' 산책을 생각하며 슬리퍼를 신고 나왔건만

누가 더 물집이 많은가 내기를 하기에 이르렀고

한나절의 슬리퍼투혼은 결국

같은 호텔 한국인관광객에게 충전기까지 빌려 애써서 만든 친구와의 약속에서

친구의 영국인남편이 말할 때마다 자꾸 안드로메다를 헤매는 결과를 낳았다.



아침먹은 죽집. 말이 한마디도 안 통해서 그냥 벽보고 찍었다. 2000원이면 푸짐하게 먹는다.

멀쩡한 해변같겠지만


 이 정도다!!! 수영복에 쓰레기가 낀다.

 
그래도 다른 의미의 수질은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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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사이 네이버에 올린 글들을 한꺼번에 좀 옮겨와보려고 했는데, 저번에 썻던 이사프로그램이 안된다.
이상도 하지, 그 사이에 누가 막았나?
내 손으로 퍼다놓자니 귀찮고 개발자 블로그에 가봐도 새로 업데이트된 버전은 없고
아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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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가족여행이 1주 남짓 남았으므로, 제주도와 홍콩을 떨이로 팔아치우기로 맘 먹었다.

(편집상 출품작 선정도 해야하는데... 역시 할 일이 있으면 딴짓욕구가 하늘을 찌르는구나.)

기억도 가물가물한 제주이거늘, 일단 털고가자.

 

 

이 날의 일정: 우도 - 오조 해녀의집 점심 - 섭지코지 - 김영갑갤러리 - 조랑말타운 - 죽림횟집

 

서귀포에서 우도까지는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다.

원했던 시간의 배는 놓쳤지만 5월초 황금연휴 기간이라 수시운항이라 금새 다음 배를 탈 수 있었다.

배에서 다들 돌고래를 봤다는데, 나는 선실에 있다가 놓쳤다.

 

10년 전엔 일주버스로 우도봉, 검멀레 해안, 서빈백사 해수욕장만 들렀었다.

이번엔 렌터카로 우도봉, 비양도, 하고수동 해수욕장을 찍고 왔다.

 

형부는 비양도에서 가장 뿌듯해했는데, 이유는 단 한가지. 남들 안 가는 데에 가봤다는 뿌듯함.

협재해수욕장 앞 비양도에 비해 무지무지 작은 크기인데 등대 하나, 건물 두개 쯤 있다.

하나는 해녀의 집이라고 되어있으나 음식같은 건 안팔고, 물질끝내고 잠시 들렀다 가는 정도의 장소로 보였다.

 

하고수동해수욕장은 서빈백사(산호사)해수욕장에 비해 덜 유명하지만 백사장도 부드럽고 물빛도 동남아 바다 뺨쳤다.

예전에 감동했었던 서빈백사는 오히려 실망. 산호가루라서 발바닥도 아픈데 비취색 바다의 너비도 예전만 못했다.

너무 유명해져서 보존이 잘 안되는 느낌. 검멀레 해안도 사람이 넘쳐서 그냥 지나쳐야했다.


 
















13인의 습격.
대두 가이드!




































비양도 등대

 

비양도에서 본 성산



























하고수동 해수욕장.
아이들이 대운하를 파니
내가 펄쩍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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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밝힌 바 있지만, 이번 홍콩행은 순전히 가격에 낚였다.

금요일밤 출발하는 2박4일 자유여행(에어텔)이 34만9천원. (Tax는 8만원)

8월중에도 계속 같은 가격으로 전세기의 한정좌석을 모객하고 있는 듯하다.

휴가를 내기 어려운 중생들에겐, 아쉬운대로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여행사에서 만든 상품으로 어딘가를 다녀오는 건 실로 6년 만이다.

2003년 싱가포르/빈탄 패키지는 사스 직후라는 특수상황으로 평균가에 비해 약 10만~15만원쯤 저렴했다.

대신 가이드는 코치 상표가 찍힌 일수가방을 흔들며, 그동안 굶었다는 티를 팍팍 내곤 했다.

당시엔 국내 여행사들이 심하면 돈 한푼 안주고 현지 랜드사로 손님을 넘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몰랐기에

옵션과 쇼핑을 강요하는 가이드 뒷통수에 슬며시 중지도 몇번 세워주었다.

 

몇년이 지났고 이제는, 비워서 뜨는 것보다는 낫다고 긴급모객하는 땡처리상품들이라고 해도

돈 덜내고 온 승객의 이름이 따로 가이드에게 전해지는 것 정도는 짐작할 수 있다.

패키지상품의 기형적 가격구조를 없애기 위해 패키지를 이용하지 말자는 의견도 맞지만

기왕 가게됐다면 내가 싸게 간 만큼 슬쩍 신경써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런 생각을 실천해본 적은 아직 없다. 

 

그랬거나 저랬거나 나는, 같은 땡처리라도 패키지보다는 에어텔이 나을 것이라고 본다.

가이드가 항상 따라붙는 것이 아니기에 내가 덜 내고 갔더라도 눈치볼 일이 덜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장황하게 땡처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내가 생각과 다른 행동 한번에 한밤중에 좀 고생도 하고 민망도 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다음 포스트에서 시작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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