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뮤지컬 <Forever Tango>의 ost를 들으라고 권했다.

'La Cumparsita'

아 이거 유명한 거네 하면서

반도네온(아코디언 친척) 소리에 빠져 허우적대다보니

잘생긴 그남자가 떠올랐다.






피가 퐁퐁 새어나오는, '마이 무그따'된 옆구리를 만져보며

화장실 거울에 대고  "어쩌다 이렇게까지 된 거지?" 중얼거리던 남자.

영화 앞부분에서 폼나게 앞머리를 넘기고

달콤한 케이크와 씁쓰름한 에스프레소를 먹던 때보다

얻어맞고 칼에 찔려 피에 젖은 앞머리를 늘어뜨렸던 화장실 씬에서

더 멋있었던 남자.




영화 <달콤한 인생>의 이병헌.

나는 애매한 남자 하나가 여자 하나 살렸다가 죽는 건줄 알았다.

물론 이 말이 틀린 건 아닌데, 난 '복수'의 과정을 아에 몰랐다.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는

'스'토리빈약이라는 불만과 '스'타일리쉬하다는 찬사가

'스스'럼없이 이러쿵저러쿵이지만 별로 할말 없다.




내게 중요한건 눈을 감으면 그가 떠오른다는 거다.

전혀 상관없는 탱고를 들으면서 남자의 최후를 떠올리고

영화 ost에서 흘러나오는 남자의 목소리에 가슴저릴 만큼.

옆자리 아는 남자도 "잘생겼다"고 감탄했고

옆자리 모르는 남자는 생뚱맞게 문정혁(에릭)을 "멋있다" 했지만

어쨌건 난

당분간 이남자를 떨쳐내지 못할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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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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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111개의 문이 있다.

모든 문은 똑같이 생겼다.

문 뒤에 무엇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한 문을 열면, 나머지 문은 잠겨버린다.

당신은 어느 문을 열 것인가...







'자유의 감옥'.

이 모순적인 표현이 가능한 것은 판타지 세계라서 일까.

8개의 단편, 중편이 오밀조밀한 <자유의 감옥>에는

미하일 엔데식 판타지문학의 달콤새콤시금털털한 맛이

오롯이 담겼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두번째부터 네번째에 이르는 '3부작'.

공간을 뒤틀어버린 상상력 속을 헤엄치느라

어릴적 천장 무늬에서 매직아이를 떠올리던 때처럼

정신 어벙벙 상태가 되곤했다.




(비룡소에서 나온) 같은 작가의 <끝없는 이야기>를 책상에 놓아둔 채

우연히 주운 이 책을 먼저 읽은 이유를 공개하자면,

첫째, 가볍고 작아서.

둘째, 껍질을 벗기면 드러나는 레몬색 하드커버가 마음에 들어서다.

항상 껍질을 벗겨서 읽곤 하지만 이렇게 속이 이쁜 책 처음봤다.




<목차>

- 긴 여행의 목표
- 보로메오 콜미의 통로
- 교외의 집
- 조금 작지만 괜찮아
- 미스라임의 동굴
- 여행가 막스 무토의 비망록
- 자유의 감옥
- 길잡이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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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Player'라는 곡의 세련된 여성보컬에 홀려서 구입한 앨범

<Soulciety 1집 - 2colors>.




이름부터 soul을 표방한만큼 흑인음악 냄새를 풍긴다.

전체적으로 여성보컬들이 도드라지는데

특히 'Mr. Player'는 세련된 색소폰소리를 파고드는

여성보컬 박주연의 허스키한 음색이 매력적이다.

그녀가 부른 'Ujust'를 듣고 있으면

"그동안 너 어디 있었니~" 묻고 싶어진다.

다른 여성보컬이 부른 'Tell me'도 산뜻하고...

이 세 곡을 넘어서야 남성보컬의 목소리가 등장하는데

주로 이동네만 빙글빙글 돌리고 있다. (역시, 난 여자가수가 더 좋아)




박화요비, 제이 앨범을 프로듀싱한 윤재경이

객원보컬들을 써서 만든 앨범이란다.

세련되고 깔끔한 편곡이 돋보이지만

외국곡들과 비슷하다는 느낌도 강하다.

처음부터 귀에 쏙쏙 박히는 만큼

일찍 질리는 것이 단점.

clazziqui도 좀 그랬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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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새 CD 몇장을 끼고 살았는데 그중 발군은 <박정현 5집>이다.

너무 가늘어서, 너무 현란해서, 너무 버터스러워서 싫다고?

하지만 그녀의 앨범들엔 "박정현표" 음악만 있는 게 아니다.



특히 내 귀에 박히는 곡은 7번째 '미래'.

"You warm me~ You warm me~" 하는 후렴이 멋들어지다.

(사실 가사를 보기 전엔 You want me인줄 알았다. --;)

이부분만 듣고 박정현의 목소리라고 맞추는 사람이 있을까?

왠지 몽환적이면서 둥둥 뜨는 느낌. 환상적이다.




한때 노래방에서 여자가수 흉내내는 게 취미였는데

(비슷한가 여부는 묻지마시라.)

박정현도 종종 나의 도전대상이 되곤 했다.

그러나 주로 실패의 기억만 안겨준 그녀.




특히 난해했던 곡 중 하나는 

하림이 만들어 선물한 그녀의 2집 타이틀곡 '몽중인'.

꽤 열심히 들었지만 최소 세번 연속 K.O.였다.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손동작과 함께

잘잘한 바이브레이션이 작렬하는 박정현표 음악이 아니라

다음 음이 어디 붙어있는지 계속 신경써 쫓아가야하는 곡이었다.




다음으로 내게 시련을 준 곡은 4집 수록곡 '미장원에서'.

2년전 겨울엔가 당시 방송담당이던 동기놈이

선심쓰듯 던져준 티켓을 들고 간 라디오 공개방송에서

라이브로 듣고 충격받았던 곡이었다.

음색의 차이가 극명하기에

고음부분을 흉내내기는 무리인 것이 당연지사지만

특히나 이 곡은 뱃심마저 필요했다.

결국 배만 두드리고 나왔던가, 다시 3연속 K.O.




국내 최고의 R&B가수가 박정현입네, 박화요비입네, 또 누구입네

논쟁하기도 하지만, 죄다 쓸데없는 소리다.

그냥 박정현은 박정현대로, 그녀들은 그녀들대로 멋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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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겉 어린아이가 눈길을 끌면
표지 안쪽 필자의 미소가 아에 눈을 잡아매는 책.
(필자 예쁘다. 맨뒷장에 나오는 남편또한 잘 생겼다. 나쁜사람들.)


<여행보다 오래남는 사진찍기>는
한때 대한항공 스튜어디스였던 강영의씨가
결혼과 함께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과 함께 떠난 1년간의 여행기록이다.


흔한 여행책자처럼 여행 자체에 대해 주워섬기기보다
지중해와 남미에서 카메라와 함께 사투를 벌이며 익힌
여행사진 찍기 노하우를 설명하고자 하는 책이다.
여행이 질릴 때마다
'나는 왜 사진을 찍는가'하는 고민했단다. 그랬음직하다.


마음에 드는 사진과 캡션이 간혹 집히는 것을 보면
찍는 실력도 쓰는 실력도 평균이상은 된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라는 남편은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여행 동화를 출판할 계획이라고.
(이런 나쁜사람. 프리랜서다.
둘이 각자 책내서 잘팔리면 여행경비 3,500도 금방 채울까?)


이들이 다녀온 곳은 총 14개국.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 등 지중해 연안과 남미.
1년동안 세계여행을 하고 왔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365일은 세계를 눈에 담기엔 그닥 긴 시간이 아니어서
이들처럼 한나라에 1달을 머물러도 짧다면 짧은 것.


어쨌건 그들의 눈부신 외모만큼이나 부러운 여행.
특이한 것은 맨 마지막에 우르르 나오는 필자사진 중 첫번째는
어디가서 동료 최모씨가
파란잠바를 빨간색으로 염색해입고 찍었다고 뻥쳐도
열명중 아홉은 믿을법하다는 사실.



- 다리 찢기 연습하는 뱁새쏘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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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3부작> 일단 추천.

우화처럼 시작하는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에 비해

초반 장악력은 약하지만

뒤로 갈수록 빠져드는 맛은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결론.





시간순서로 이어지는 3부작도 아니고

이야기끼리 서로를 뒤집는 반전도 아니고

차라리 같은 이야기의 변주곡이라 함이 옳다.





거의 동일하게 작가와 그를 쫓는 인물이 등장하고

거의 동일하게 둘의 역할과 심리가 전도되면서

거의 동일하게 뉴욕의 잿빛 긴장과 불안이

뒷머리를 짓누르는 세 이야기.





마지막 장을 넘기고서 나도 모르게

자꾸 앞 이야기를 헤집어

같은 번짓수과 같은 주먹다짐과 같은 대화를 찾는 것은

이미 내가 쫓는 사람이 되었다는 증거이며

곧이어 내가 쫓길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동반한다.





좀 쫓아와주세요... 응?





*3부 다이아, 3부 다이아... 는 영화 <시실리 2km>에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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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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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세도시 이야기-2편밖에 안읽었지만>에 이어

폴 오스터의 <뉴욕 3부작>을 읽고 있다.




유리의 도시, 유령들, 잠겨 있는 방...

첫번째 이야기를 펼쳤을 땐

액자구성처럼 담겨있는 책내용에서 헤매면서

다른 책을 넘보며 책장을 더디 넘겼지만

두번째 이야기는 숨을 멈춘 채

왠지 모를 예감이 맞아들어가는 것에 전율했고

세번째 이야기를 읽고있는 지금은,

이러다 다시 뒷통수 맞는 거 아닌가 매우 불안한 심정.




추천인지 비추인지, 자세한 이야기는

목구멍을 간질이는 궁금증부터 털어낸 후에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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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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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였나,

박효리가 말했다.

이모 언제 결혼할꺼야?

왜, 이모 있는 게 싫어? 물었더니

이모 결혼해야 이거 내침대 되잖아...라고

엉엉 울던 때가 어제같은데 초등학교 가더니 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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