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피렌체>는 시오노 나나미의 '세 도시 이야기' 중 두번째다.

마르코 단돌로라는 베네치아 귀족과

로마의 창녀 올림피아가

르네상스 쇠퇴기의

베네치아, 피렌체, 로마에 차례로 머물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





그러나 나는 <은빛 피렌체>를

<내친구 마키아벨리>의 후속편으로 생각하며 읽었다.

마키아벨리는 이미 세상에 없는 시기지만

그의 사상에 전도받은 인물들과

그의 사상에 동조하지만 실천하지 못한 친구들이

마키아벨리를, 그리고 나라의 앞날을 논하므로.





오로지 피렌체에 놀러가겠다는 일념으로

<내친구 마키아벨리>를 나름대로 열심히 읽었건만

그 유명한 로렌초 일 마니피코가 어떻게 죽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

이놈의 골통같은 머리로는

본의아닌 복습이 그아니 반가울소냐.





게다가 <은빛 피렌체>는 원래 나의 목적에 아주 부합하는 책이다.

가상의 주인공들인 마르코와 올림피아

혹은 둘을 제외한 그 시대의 실존인물들이 이동하는 경로를 통해

피렌체 중심가의 건물과 거리를 수도 없이 되짚게 하면서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으니.





엄청난 자료수집력과 막힘없는 글솜씨를 자랑하는

시오노 나나미는

앞으로 수십년은 먹고살 수 있겠다.

역사서 쓰는 중간중간

방대한 자료를 요리한 소설 몇편까지 쓸 수 있다니.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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