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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스위스전을 보다가 문득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

 

앙리는 방송사 PD에게 "당신은 X맨이... 맞습니다." 전화를 받고

 

'골을 계속 쏘되 골대에 넣지 않는다'는 지령에 충실했던 것이다.

 

19일 게임 때도 전화 한통만 하면 된다.

 

"당신은 2회 연속 X맨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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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 획득을 위해 씨티카드로 전환한지 3개월.

 

한도 증액을 위해 가입할 때 보냈던 근로소득원천징수증명서를 서너번 더 팩스로 넣고

그래도 한도가 모자라 은행 영업일로 하루가 필요한 가상계좌 선결제까지 해봤지만

홈페이지는 다른 신용카드사에 비해 특히나 더 불편.

 

그런데 '콜센터 24시간 상담'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가만있을 수 있나.

밤 12시반에 전화기를 들고 1566-1000.

웬 남자가 전화를 받았다.

 

"선결제 하고싶은데 계좌번호를 알려주세요"

그랬더니 그남자.

"은행 영업시간에 전화주시죠."

 

"24시간 상담이라더니 그게 무슨 귀신 씨나락인가요?" 했더니

"다른 카드사는 ARS라서 고객님들이 답답하시지 않습니까, 저희는 사람이 받습니다."라고...

 

"받아놓고 대답을 안해주는 이유가 뭐에요?" 물으니

"회사 방침이라고 밖에는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란다.

 

이사람아, 받아놓고 대답 안하니 더 짜증난다.

 

 

 

 

p.s. 씨티로 합병된 한미은행 직원에게 물으니 "모든 것이 씨티 팔러시(citi policy)"란다.

그녀는 거래처 직원에게 카드 판촉을 할 때 이렇게 말한다.

"카드 필요하세요? 안 필요하시면 하나 만드세요. 만드는데 한달은 걸리구요. 이것저것 불편하거든요. 만들면 안 쓰실 거죠? 그러니까 하나 만드세요."

 

씨티 팔러시에 따르면 마이너스 통장(회전대출)은 어떻게 발뻗고 자는지 이해가 안가는 행동이고

결제금액을 최소화하여 나머지에 모로지 이자를 때리는 리볼빙 카드는 당연한 일이랜다.

 

오오, 글로벌 스탠다드여, 제발 나를 이해시켜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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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남미 문화원

 

미술관 안에 길이 50cm정도의 콧대높은 여인네가 있었다.

집은 마굿간 같아도 저거 하나 놓아두면 뽀다구 나겠다 싶었다.

 

한 30만원만 되면 업어가주마 침을 흘렸는데

언뜻 물어보니 가격이 천몇백만원이라나. *__*!!

 

밖에 나와보니 곳곳에 그녀가 있었다.

그냥, 찍어만 왔다.

 

 

p.s. 그나저나 중남미는 결혼 10주년에 가기로 했는데, 그때라고 천만원짜리를 사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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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이사할 예정이라 하니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그래, 너도 하산할 때가 됐지."

 

산기슭에 살고 있다는 증거.

가끔 날아드는 이런 불청객이다.

하루종일 우르릉 쾅쾅 비오는데 오늘은 어디서 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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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날밤 집을 한바퀴 청소했건만, 다음날도 다음날도 새똥은 곳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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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과 술자리 끝에 후배 차를 얻어타고 집으로 향했다.

예의상 김군에게 문자를 남겼더니 "같이 5분".5분 기다리면 같이 갈 수 있다는 뜻이다.

 

독립문 근처에서 후배차를 보내고 버스 정류장쪽으로 두 정거장을 되돌아갔다.

정류장에 도착해서 쓰윽 둘러보니 아직 없다.

 

김군의 경로로 추정되는 골목 앞까지 갔다가 주변을 돌아보니 웬 키작은 정장맨과 눈이 마주친다.

다시 정류장 쪽으로 와서 돌아보니 다시 키작은 정장맨이 커다란 종이백을 들고 서있다.

 

슬쩍 겁이 나서 다시 전화를 하면서 김군이 나타날 골목 앞으로 갔는데 갑자기 커다란 목소리.

"같이 한잔 하실래요?"

 

무서워서 쳐다보지도 않고 서서 "저 기다리는 사람 있는데요?" 했더니

예의 커다란 목소리로 "미안합니다".

 

택시를 잡으려는 듯 차도로 내려서는 키작은 정장맨과 골목 끝에서 나타난 키큰 정장맨.

(김군도 부서가 막 바뀌어서 인사 다녀야한다고 정장입고 출근했다.)

 

버스가 금새 왔고 얼결에 뛰어야했기 망정이지 무서워서 혼났다.

이제 생각하니 그 정장맨, 혹시 종이백 속에 든 물건을 팔려고 했을까?

 

 

 

 

+++

헌팅의 역사는 사실 지난해에 시작됐다.

"저... 어디까지 가세요?"

지하철에서 옆자리에 앉은 젊은 청년이 물었다.

드디어 왔구나 헌팅. 그치만 난 결혼을 앞두고 있단 말야.

당황한척 매우 기뻐하려는 찰나,

내 손에 뜨끈뜨끈한 열혈강호 최신판이 들려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국 친절하게도 책만 빌려줬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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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털은 죄다 허옇고 머리가슴배에 팔다리까지 비쩍 골아 철지난 곤색 양복이 헐렁거리던 윗학년 수학선생님은 말했다. "공부엔 마스터 플랜이 있어야지, 마스터 플랜."

 

고등학교 1학년이었지만 철도 없고 예의도 없고 마스터가 뭔지도 모르던 시절이었다. 

만화영화에서 악당3 따위가 "예스, 마스터"하는 것은 본 것 같아서 주인님의 계획인가보다 생각했다. 웃지마라, 나름 열심히 머리굴린 결과다.

 

master plan. 사전이 알려주기로는 '기본 계획/종합 계획'.

그래 그 영어의 뜻은 그렇다치고 공부에 무슨 계획을 세우란 말이냐. 당시 며칠은 샤프 들고 밥숫가락 들고 베개 끌어안고 고민했지만 그놈의 기본 계획이라는 놈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시간은 흘러가고 대학은 들어가고 기차는 서울로 가고... 그러면 됐지 뭘 고민하고 자시고 하느냐는 결론에 이르렀고 나는 외쳤다. "노, 마스터"

 

 

 

2001년 취직을 했다. 졸업하고 한 9개월 놀았나, 원래 하려던 일은 아니지만 계속 놀기도 망신스럽고 대략 재미있을 듯도 해서 다녀보자 생각했다. 당시 ㅁ사 5년차였던 선배는 계속 시험이나 보라고 말렸지만 오래 놀고앉아있는 것도, 실패하는 것도 익숙지 않아서 그냥 고맙게 직장인이 됐다.

 

입사 첫해엔 휴가가 2박3일. 고향에 다녀오니 끝이었다. 일은 제대로 할 줄도 모르면서 휴가라는 녀석은 일주일 꼬박 채워 받아야 마땅한 줄 알았다. 멀쩡하게 회사다니는 날수를 채워야 하루씩 휴가가 생긴다는 것을 그땐 몰랐다. 선배들은 나름 생색을 냈지만 나를 포함한 부서 여동기 셋은 매우 배가 고팠다. 

 

이후 따로 모의한 적은 없지만 우리의 한해 목표는 휴가가 됐다. 2002년 여름휴가부터 우린 경쟁적으로 해외여행을 떠났다. 처음엔 A는 러시아, B는 싱가포르, 나는 일본 도쿄. 다음해엔 A 스웨덴, B 일본 홋카이도, 나 싱가포르...

 

일이 힘겨울 때마다 우리는 서로를 위로했다. "우리에겐 휴가가 있잖아!" 중간에 B가 결혼하면서 삼각경쟁체제가 붕괴되고 A의 부서는 몇번이고 바뀌었지만 어쨌건 우리는 휴가를 위해 살았다. 한해 휴가를 다녀오면 다음 휴가를 준비하면서 한해를 보냈다.

 

 

 

2006년 5월 24일. 대규모 인사이동이 있었다. 차장들이 모조리 부장이 되고 기존 부장들은 평소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던 구석구석 자리로 찾아들어가게 됐다. 회사의 앞날을 위해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지만 한편으론 두 눈에 쌍심지를 켜야할 일인지도 모른다.

 

파격인사로 인해 모든 부서의 인원이 줄었다는 것은 남아있는 아랫것들이 사라진 자들의 몫까지 일해야한다는 뜻이다. 곧 월드컵이 다가오는데 내가 일하는 회사는 월드컵 기간에 '뺑이'치는 곳들 중 하나이니 아랫것 한사람 한사람의 중요성이 무척 커질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하필이면 왜, 남몰래 추진중이던 결혼 1주년기념 남아공 여행 일정은 월드컵 기간 중에 쏘옥 들어있었을까.

 

내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휴가인데, 회사가 나를 고용한 이유는 단지 내게 휴가를 주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은 엄청난 비극이다. 아니 그보다 직장생활 만 5년을 꼬박 채우면서도 이 직업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 하나 없이 휴가만 바라보고 산다는 것은 더 엄청난 비극이다. 그 어느 직장인이 성공이 아닌 휴가만 꿈꾸고 살겠어. 13년전 그 선생님의 말씀처럼 "마스터 플랜이 있어야지"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이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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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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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현지인(?!)의 초대를 받았으니 준비따윈 필요없어 룰루랄라~

...라면 좋겠지만 화장실에 가서 일도 못 보고 화장지만 쓰고 나오는 것마냥 매일 허전하기만 했다.

비행기에서 무려 3일을 보내는 8박9일 휴가를 한달도 채 안 남겨놓고 나는 뭔가를 준비하기도 민망하고 준비하지 않기도 어정쩡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중 오늘 내게 떨어진 미션 하나.

"ㅇ여행사에 잘 말해뒀으니 국내선 예약하시고 PNR을 제게 보내주세요. 이 메시지는 5초 후에 자동으로 폭발합니다." 초대자 겸 여행가이드 1인2역을 준비중인 ㅈ씨의 전언.

 

 

ㅈ씨는 자신이 2년가까이 살고있는 케이프타운으로 김군과 나를 초청하면서 여행 마지막에 비장의 카드를 숨겨놓았다. 이름하여 '크루거 국립공원에서의 하룻밤'

 

국립공원 롯지 숙박의 하이라이트는 해질녘/해뜰녘의 '게임 드라이브'. 덮개하나 없는 랜드로버에서 여차하면 총을 집어들 준비가 된 레인저와 땅바닥을 살피는 눈밝은 안내인이 "뜨끈한 표범 발자국을 발견했으니 방금까지 쫓던 사자 대신 표범보러 가실까요" 한다는 '게임 드라이브'다. 세렝게티 같은 거대한 동물의 세계에 비하면 턱없이 작지만, 넓이가 2만제곱킬로미터(한반도 넓이는 10만제곱킬로미터가 살짝 못된다)에 달하는 크루거 국립공원(http://www.sanparks.org/)은 남아공 최대의 사파리. 마침 어느 외국인이 써놓은 기사의 번역본을 보니 코끼리가 랜드로버를 덮쳤다지.

 

어쨌건 ㅈ씨는 김군과 나의 결혼 1주년 선물로 '동물 종합세트'를 준비하면서 "대신 요하네스버그-호스푸뤼트 구간 국내선은 추가하셔야 해요."라고 덧붙였다. 1달전국내선이 뭐 얼마 하겠나 싶어 ㅇ여행사에 전화했더니 "특가상품에는 구간 추가가 안됩니다"라는 답변. 따로 예약하느니 현지에서 구입하는 게 더 쌀 거라고 했다. 그러나 문제는 ㅈ씨가 우리에게 줄 선물을 예약하려면 이 국내선 항공권의 예약정보가 꼭 필요하다는 데에 있었다.

 

 

"현지에서 가장 싼 항공권이 1인 28만원인데 전자티켓만 발행되고 자리가 없을지도 모르거든요.

거기 5만원을 더해 33만원을 추가하면 리턴변경도 가능해요" 인천-케이프타운 항공권을 특가요금에 게시했던 ㅇ여행사의 답변.

 

이 어인 날벼락인가. 1인 33만원이면 웬만하 동남아 국제선 항공권 뺨치는 가격. 산타할아범이 선물 준다는데 양말이 3달치 용돈보다 비싸다고 안 걸어둘 수도 없는 노릇. 그렇지만 '이대로 떠나야만 하는가' 그럴 순 없지.

 

검색 첫번째남아공 현지 여행사 '학생항공' (http://www.studentflights.co.za/).

조벅-넬스푸뤼트(크루거 국립공원 인근. 호스푸르트보다 남쪽)를 1인 편도 5만원대 (2인 왕복은 23만원선)에 게시했다. 가능한 스케줄은 어느 것인지, 인터넷 예약이 가능한지 메일을 띄우면서 보니 저가항공사 네이션와이드 항공을 이용하는 듯.

 

그래서검색 두번째는 '네이션와이드 에어' 홈페이지(http://www.flynationwide.co.za).

똑같은 조벅-넬스푸트 구간이 2인 왕복 34만원.

 

혹시나 싶어 헤매다검색 세번째'남아공항공 익스프레스'(http://www.saexpress.co.za/). 

예전에 남아공항공 홈페이지(www.flysaa.com)에서 국내선을 검색했을 땐 날짜에 오류가 나서 포기했었는데 이젠 양쪽이 똑같다. 호스푸트는 2인 최하 52만원, 넬스푸트는 2인 최하 34만원.

 

 

'호' 대신 '넬'이면 십수만원은 절약되는데... 허나ㅈ씨는 남한만큼 길쭉한 크루거국립공원의 특성상 넬스푸트 공항에 내리면 롯지까지 차로 다섯시간은 달려야할 거라 했다. 어쩌겠나. '지대 안습'이지만 눈물 닦고 양말은 걸어야지. 퇴근 직전 2인 52만원의 국내선을 결제하고 이메일로 전자티켓을 받았다.

 

야근 다음날의 오전휴가와 퇴근전 상큼한 휴식을 모조리 투자한 검색전.

겨우 4만원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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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들리던 그남자자 그여잔지 그여자 그남잔지

여튼 남녀가 어쩌는 그 노래의 가사는 그렇게 흘러나왔다.

 

미치도록, 미치도록이라...

그거 어떻게 하는 거지?

나라는 사람은

'미치도록' 무언가를 한 적은 없었는 모양이다.

도저히 정의가 아니되니 말씀이다.

 

 

9회 즈음 되어서야 보기 시작한 그 드라마 '연애시대'.

드라마를 보기전에 원작부터 다 보려다 실패한 그 드라마 '연애시대'.

 

못본 분량을 다운받아 드라마 보던 날마다 하루 한회씩 복용하다가

오늘은 급기야,

6회를 보며 울어버렸다.

 

무려 4년전에도 했던 업무를 반복하고 집에 돌아와

빌어먹을 5/31을 혼자 부르짖으며

맥주 캔 하나, 700ml 큐팩 하나, 500ml 병 하나를 차례로 손에 쥐는데

그저 눈물이 흘렀다.

 

아아 저들 사랑했구나.

아아 된장이로구나.

저들의 사랑.

 

 

아아, 내가 미처 보지못한 책 <연애시대2>에서는

부디 저들이 이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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