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인가 '불*친구' 결혼식에 갔더랬다.
일요일이라 월차도 냈더랬다.
(이날을 비우기위해 한주 전이었던 내 생일엔 근무했다.)
품앗이의 원칙에 의하면 우리집도 세 명은 가야하는데
가능한 성원은 나와 김군 정도.
회사 가있는 김군을 불러내 함께 화정으로 향하는데
바보같이 왜 버스를 고집했을까.
기다려도 기다려도 녀석은 오질않고
일단 연신내역까지 가려고 다른 녀석을 잡아탔으나
이녀석은 방향이 달라서 두어정거장만에 내려야했다.
다시 원래 타려던 녀석을 타서 보니 정거장 수가 무려 20개가 넘네.
아차, 지하철로는 몇구간 안되는데...
급격한 후회로 몇정거장 후 또 구파발역에 내렸으나
당역종착의 압박.
전철 밖으로 우르릉 쾅쾅 비는 쏟아지고
화정역에 도착하니 이미 15분남짓 늦었다.
"컨**웨딩홀 어디로 가요?"
10분은 걸어야한다는 분식집 아저씨.
비맞고 50m쯤 걷다 울며겨자먹기로 우산을 사고 보니
바로 근처다.
10분은 무슨... 5분이라고 할 것이지.
도착해서보니 식이 끝났다며 입구를 닫아버리고
신부측 부조금 받는 곳도 이미 철수.
닫아진 입구를 밀고 들어가니 이내 친구들 사진찍는 순서.
철철 비맞은 주제에 사진은 무슨,
친구와 새신랑에게 눈인사만 하고 서 있다가
십수년만에 그녀의 부모님과 인사를 하고
식당으로 내려갔더니
신부측 식권주는 사람과 식권받는 예식장 직원이 나란히.
"식권 두장요, 근데 부조금 받는 사람은 지금 안 계신가요?"
봉투 안내고 밥먹으면 벌 받을 것 같은 마음에
"저를 주시면 됩니다"를 믿으려니 왠지 꺼림칙.
신부의 절친한 친구에게 "어머 저도 친구에요"하며
가방 들어줬다가 사라졌다는 결혼식 사기꾼 생각도 불현듯.
그래도 급한 마음에 에라 모르겠다,
아버지 이름이 적힌 봉투를 꺼내주고
들어가서 밥을 먹고 나오면서
"엄마, 봉투 잘 전했어. 엄마가 전화 한통 하세요."
그랬건만...
신혼여행 잘 다녀왔냐고, 선물(유무선 전화기) 전달을 위한 약속을 잡다보니
내가 전해준 봉투의 행방이 묘연.
식당앞 식권보이에게 줬다, 직원은 아니고 친척쯤 돼보였다,
인상착의를 설명해도
그녀는 받은 사람이 없다고.
아뿔싸 당했구나 나 왜이리 모자라나 실망하고 보니
그날따라 곱배기로 일하는 날.
심신이 괴로운 하루를 보내고
일요일 아버지 생신 때문에
어린이날 퇴근 후 고향에 내려갔는데
엄마가 내 말을 기억하며 그친구네 전화번호를 찾으시네.
얼른 수습하느라 "엄마, 내가 번호 물어봐줄게 천천히 전화하세요. 헤헤헤~"
그런데 하필 아버지와 어머니가 우연한 사건으로 서로의 책임을 묻는 사태.
이러다 큰 싸움 되겠다 싶어
급한 불 끈다 생각하고 부조사건을 낱낱이 고백.
나의 주장은 "이미 벌어진 사건은 잊고 주무시는 게 덜 손해다."였는데
결국 부조금전달의 원칙에 대해 설교만 듣고 올라왔다.
그런데...
아침 KTX로 상경하자마자 출근해 몽롱한 상태에서
혹시나하여 친구에게 물으니
명단에서 울아버지 이름 찾았단다.
으으, 괜히 나만 걱정하고 야단맞고...
'무능'도원에 빠졌더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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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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