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과 술자리 끝에 후배 차를 얻어타고 집으로 향했다.

예의상 김군에게 문자를 남겼더니 "같이 5분".5분 기다리면 같이 갈 수 있다는 뜻이다.

 

독립문 근처에서 후배차를 보내고 버스 정류장쪽으로 두 정거장을 되돌아갔다.

정류장에 도착해서 쓰윽 둘러보니 아직 없다.

 

김군의 경로로 추정되는 골목 앞까지 갔다가 주변을 돌아보니 웬 키작은 정장맨과 눈이 마주친다.

다시 정류장 쪽으로 와서 돌아보니 다시 키작은 정장맨이 커다란 종이백을 들고 서있다.

 

슬쩍 겁이 나서 다시 전화를 하면서 김군이 나타날 골목 앞으로 갔는데 갑자기 커다란 목소리.

"같이 한잔 하실래요?"

 

무서워서 쳐다보지도 않고 서서 "저 기다리는 사람 있는데요?" 했더니

예의 커다란 목소리로 "미안합니다".

 

택시를 잡으려는 듯 차도로 내려서는 키작은 정장맨과 골목 끝에서 나타난 키큰 정장맨.

(김군도 부서가 막 바뀌어서 인사 다녀야한다고 정장입고 출근했다.)

 

버스가 금새 왔고 얼결에 뛰어야했기 망정이지 무서워서 혼났다.

이제 생각하니 그 정장맨, 혹시 종이백 속에 든 물건을 팔려고 했을까?

 

 

 

 

+++

헌팅의 역사는 사실 지난해에 시작됐다.

"저... 어디까지 가세요?"

지하철에서 옆자리에 앉은 젊은 청년이 물었다.

드디어 왔구나 헌팅. 그치만 난 결혼을 앞두고 있단 말야.

당황한척 매우 기뻐하려는 찰나,

내 손에 뜨끈뜨끈한 열혈강호 최신판이 들려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국 친절하게도 책만 빌려줬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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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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