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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사람 치고는 혀가 매우 둔한 임양.

수년전 위가 아파 쩔쩔 매던 시절은 잊고 다시 커피를 탐하고 있었는데

우리 회사 1.5층 홀**보다 자꾸 박양네 회사 1층 별다방을 선호했던 이유는

커피를 마구 태운 듯한, 간이 맞는 느낌 때문이었다.

 

며칠전 박양은 "별다방에서 스탬프를 다 찍어 다이어리를 받고 말겠어요"라고 중얼거렸고

임양은 피해의식에 젖어 외쳤더랬다.

"뭬야, 별다방에 스탬프가 있었냐? 그동안 나만 동남아노동자라고 안준겨?"

그러자 박양, 메신저로 손사래를 치며 "아니에요 연말이벤트라고 갑자기 주기 시작했어요"

 

그날 저녁, 평소 대낮에나 마시던 커피를 호기롭게 주문한 임양.

뻘쭘하게도 아무것도 받지 못하고

급기야 커피를 손에 든 채 "저기, 스탬프를 찍어주지 않나요??" 되물었는데

"저희는 스탬프를 찍어드리지 않습니다"라는 차가운 대답.

 

"다이어리 준다던데..." 비굴한 중얼거림에

그녀는 말했다. "7일부터에요"

슬프게 저녁커피를 마시면서 박양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헉, 저는 왜 받았죠?"

 

다이어리따위 필요없어!

라며 퉤 침한번 뱉고 가지 않아야하는데 오늘 다시 커피를 사고 만 임양.

매우 친절하게도 "스탬프 있으신가요"라며 묻지 않아도 찍어준다.

2009년용 다이어리는 매우 미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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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이사하면 잘 산다는 말, 아마도 앞으로는 운이 좋을 거라고 위로하는 말일 게다.

쿨쿨 자고 있는데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비 온다, 오후에 그친다던데..."

그야말로 청천벽력.

 

아침 댓바람부터 전화통화만 수차례 끝에 다음 세입자 이사시간을 겨우겨우 1시간반 미뤘다.

이삿짐 아저씨는 예정대로 8시반에 와서 짐을 싸기 시작.

"사다리차로 내리다간 물건 다 젖겠는데요?"

엘리베이터로 짐을 내린다치고 입구 앞에 트럭을 바짝 대려했더니 주인 모를 차가 주차되어 있고.

 

그러다 관리비 정산과 엘리베이터 사용 허락을 받으러 관리사무소에 가는 길,

빗줄기가 잦아들기 시작했다.

"20분만 두고보고 사다리차 부릅시다"

마침 집주인은 내 문자를 못 보고 원래 약속한 시간에 맞춰 부동산에 오고 있다고 했다.

 

결국 예정대로 10시반에 돈과 열쇠를 주고받고,

11시반 쯤 새 집으로 출발,

오후 3시가 조금 못 되어 이사 끝.

어쨌건 비가 오긴 했으니 잘 사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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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가 이틀 전으로 다가왔다.

 

 

부동산에 입주청소업체 부탁했더니 이사 하루 전으로 날짜를 잡고

이틀 당겨놨더니 결국 반나절씩 두번을 미루며 오늘 오후에 하겠다고.

7시까지 와서 확인하라는데, 나는 퇴근하고 날아가도 그 시간이 안된다.

*********** 부장께 허락받고 7시반까지 가기로. 몇년 만에 귀국하는 친구 보기로 한 날인데 우쒸.

 

새로 갈 단지에 초고속인터넷 대박할인 행사가 있어서

3년 약정한 파**를 해지하려고 전화했더니

24개월에서 며칠 모자라다고 위약금이 몇만원 더 나온다네.

********************* 이전 신청도 2만원이 든다네. 그냥 살던 집에 며칠 냅뒀다가 해지하기로.

 

귀찮다. 다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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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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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단풍놀이나 살랑살랑 다녀와야지 했는데

잡일을 큰일처럼 하는 통에 일복은 터지고

급기야 어제 저녁부터는 몸살

오늘은 기어서 출근

 

이 와중에 전세계약한 부동산에서

집주인네 다른 곳 집이 팔려서 자기집에 들어오고 싶어하는데

같은 값에 다른 집으로 옮기면 안되겠냐고.

내가 양해를 해주지 않으면 같은 단지에 다른 집 전세를 얻겠단다.

 

시댁에 여쭈니 같은 값의 매물이 있을 경우, 이사비 정도 받고 그렇게 해주던지 하라고.

만약 새로 계약하게 되면 주인이 해주기로 한 입주청소도 날아가고,

안 부르려 했던 사다리차도 불러야하고,

일부러 시간내서 다시 계약하러 가는 것도 일이고.

 

주인 입장에서도 이사 두번할 거 한번만 하면 되고, 전세계약 두번할 거 한번도 안해도 되는 거니까

어느 정도 추가부담은 생각하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부동산에선 집주인이 복비만 내주겠다며 버틴다고 했다. 

그럼 우리는 원래 계약대로 살겠다고 한 게 오전 상황.

 

 

 

그러나 점심시간, 집주인 할머니의 전화

"그렇게 안 봤는데 젊은 사람이 왜 그러냐, 이러면 잘 살 줄 아느냐, 이 백발 할머니가 이렇게 부탁을 하는데 어쩌고 저쩌고"

부탁은 부동산에 하셨고, 나에게는 화만 내면서.

내내 듣다가 "이게 부탁하시는 건가요?" 했더니

갑자기 누그러지며 목소리가 원래 그렇다는 둥, 복비에 조금 얹어주겠다고 달랜다.

 

입주하면 얼굴보고 살 입장에 나도 돈벌겠다고 이러는 게 아닌데

졸지에 웃기는 사람 됐다.

하필 몸살나서 휘청거리는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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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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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늘리지 않기로 했는데,

맘이 자꾸 들썩이는 것이었다.

 

책장이 넘친다고 책 버릴 생각은 않고

무지주선반과 파티션용 책장을 검색하고

 

대자리, 카페트 위에서 잘도 데굴거려왔건만

좌식스툴, 좌식소파를 검색하고

 

테이블이 없어 공부 못한다는 듯

2인용 책상을 검색하고

 

최모씨가 사고싶어하는 침대커버 세트를 찾아주다가

수입 이불세트에 눈이 멀어 주시고...

 

그러나 복병은 돈.

이사비용, 부동산 복비, 그리고 잔금을 계산해보니

남한테 빌려준 돈까지 탈탈 털어야 맞네.

 

흑, 가난하다 쏘뎅.

저멀리 소식도 없는 보너스를 기다리며,

찜리스트를 눈앞에서 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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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전세 만기를 앞두고, 한달 반 동안 고민을 거듭했다.

빚을 좀 내서라도 집을 샀으면 하시는 시부모님의 영향으로

뉴타운 지역의 20년된 빌라를 조물락조물락.

그러나 계약 직전에 틀어졌다.

 

다시 셋집살이 운명.

살던 집은 이미 다른 사람이 입주하기로 계약이 되어있어

또 죙일 집을 보러 다니다

근처 새로 입주하는 단지를 찍었다.

 

지하철역까지 마을버스, 출근이 20분은 더 걸릴 것 같다.

식구가 없어 방이 하나 남을 듯.

새집증후군 예방법도 필요하다.

화요일에 도장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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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전,

교회 가는 대신 그냥 출근하자고 뭉갤 때 보게 되는

환상의 짝궁.

 

호른을 들고 등장해서는

엄마가 재미있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속은 것 같다,고 말하는

2대8 가르마의 8살 남자아이.

 

자기소개를 하랬더니

아빠는 이렇고 엄마는 이렇고 여자친구는 나를 귀찮게 하여

요즘 '사는 재미'가 없다네 세상에.

 

아이고 어린 친구야,

아줌마랑 친구나 먹자꾸나.

이몸은 '사는(buying) 재미'라도 찾으려는 중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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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추석연휴, 시댁에 가질 않았다.

시댁 근처로 집을 사네 마네 하면서 4주 연속 들락거린 것도 있고

함께 버스 전용차선을 타고 내려가자는 언니의 꼬드김도 있고 하여

친정에만 다녀오겠다는 허락을 받았다.

 

이틀 전부터 부풀어 오르던 마음. 집에 간다는 설렘.

내 집은 가짜, 고향집이 진짜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집에 도착한지 하루가 지나자

머물던 방이 마치 민박집인 듯 느껴지기 시작했다.

 

방구석의 먼지, 빛바랜 베개와 이불.

왠지 남이 쓰던 것처럼 꺼림칙하여 편하지가 않았다.

죄책감이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있었지만

'이틀만 참자' 생각하며 잠을 청했다.

 

음식준비와 설겆이를 거들다가는

꾀를 부리기도 했다.

엄마에 대한 미안함이 가슴께를 맴돌았지만

시댁에서 했던 일들을 친정에서도 해야한다는 억울함으로 덮었다.

 

아무 것도 들고올 필요없다, 너희가 오는 게 선물이다 라시던 부모님은

어느새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버리셨는데...

나는

남이 되어가는 걸까.

나만 알게 되어버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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