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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지 모노가타리 해설서를 읽었다.

스마해변은 히카루 겐지가 귀양 갔던 곳,

히에이잔은 가오루가 좋아했던 여인이 길을 잃은 곳,

교토야 뭐 당연하게도 겐지가 태어난 후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곳.

 

만약 간사이 2차 원정 전에 읽었더라면

우지랑 아카시도 들러봤을 지 알겠는가.

어찌됐건 바람둥이의 허망한 일생은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을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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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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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내일 오전에 막을 기사가 있는데, 회사 가서 쓰자고 젖혀두고 김군을 기다렸다.

퇴근길에 시어머님께 받은 전화 때문이었다.

마음은 급하고 가슴은 뛰고,

하지만 혼자서 뭔가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에.

 

그러나 저녁만 간단히 먹고 오겠다는 남편은

11시 25분에 "이제가"라고 문자를 보내놓고

12시 15분에도 지하철이 아닌 술집에 있고

듣보잡 후배는 전화를 빼앗아 들고

형수님 보고싶어요 여의도로 오세요,,,

 

남자들은 왜 모르는 것일까.

화 났을 때 다른 사람 바꿔주면 더 열받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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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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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진 줄 알았다.

석 달 전, 병원에서 "이제는 아이 가지셔도 돼요"라고 했었다.

한방 갑상선 약도 같이 먹고 있었기 때문에, 괜찮아져가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가끔 호르몬제를 빼먹은 적도 있었다. 그래 내 잘못이다.

 

처음 발견했을 때보다 훨씬 안 좋다고 했다.

조르고 졸라서 알아낸 TSH(갑상선 자극호르몬) 수치는 10.38

3월에 7.94였고 4월엔 2.89였다. 5 언저리를 넘으면 갑상선호르몬 분비가 적어 자극호르몬이 오바하고 있다는 뜻이다.

아이는 생각도 말라고 했다. 생기기도 힘들고 생기면 더 힘들다고 했다. 기형아가 나온다고.

 

휴가를 다녀온 직후부터 몸무게가 늘어날 때 알아봤어야 했다.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삐걱거릴 때,

가끔 오후에 쓰러지고 싶을 정도로 몸을 지탱하기 힘들었을 때 알아봤어야 했다.

울컥하려는 걸 참으면서 출근했는데, 이건 뭐. 휴직사유도 안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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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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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엔 비질, 밤엔 걸레질. 집을 청소한 이유는 여행가방을 내려놓기 위해서였다.

여행을 5일이나 남기고 짐싸기 시작하는 초절정 설렘모드.

한편으론 여행을 파토낼 뭔가가 다가오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던 어제밤.

결국 일은 터졌다.

 

1시반에 통화한 김군의 목소리는, 이미 정신줄 놓기 일보직전인 듯 했다.

어여 집으로 튀어오라고 하고 일단 잠을 청했는데, 2시 20분에 전화가 왔다.

어린 여자의 목소리.

"저,,, 전화기 주인과 어떤 관계이신가요?"

 

분명 최근통화 버튼을 눌렀으리라.

가족이라고 했더니 들려온 이야기는

김군이 집앞에서 자고 있다는 것.

소리가 자기집까지 들려서 나와봤다는 것.

 

황급히 문을 열었는데, 이럴수가. 아무도 없다.

다시 전화를 걸어 물었다.

그곳은 어디인가요?

402호 앞인데요,,,,

 

 

 

 

 

우리집은 502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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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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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기념일과 결혼기념일과 시조카 생일이 겹치는,,, 실로 경사스러운 날이었으나

별로 할 일도 없고

마침 회사에서 '크로싱' 시사회 표를 준다기에 덥석.

 

그러나 전날 호기롭게 마신 알코올과

아침 댓바람부터 잠설쳐가며 책 읽고 마감한 기사 덕분에

저녁 9시 영화시작 시간까지 버틸 수가 없었다.

 

덕분에 일이 끝난 8시부터 휴게실로 직행...

신임 총각캡(절대 지진희를 생각하면 안된다) 김모선배와 ㄱㅎ의 젊은 지성 손모씨가 3차 토론회 정리에 여념이 없을 때 나는

건넛방에서 쿨쿨

 

극장에 내려가서 보니 우산은 휴게실에 두고왔고 혹시나 울까봐 화장지는 사야겠고 화장실도 들러야겠고 야단법석.

이때 김군의 한마디는

"한꺼번에 좀 하지, 정신없다"

 

니가 좀 해주세요, 나는 더 정신없어요.

어찌됐건 크로싱은 맘아프게 끝나고

추위와 배앓이로 인하여 김군 양복자켓을 뺏어입고 노약자석에 앉아 집에 왔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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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을 마치고 참가한 현충일 밤 촛불집회는

상당히 나이브해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오늘 새벽, 결국 사람들이 다쳐 실려나갔다.

 

연휴를 탈탈 털어 72시간 집회에 참가한 가족들...

일개 국민인 나는 피흘리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며 울고 있는데

대통령은 어제 고명하신 대형교회 목사님들의 충고를 듣고 뭘 결심했으려나. 

 

목사님들을 만나려거든,

고루고루 만나라.

환경운동 하는 목사님들도 만나고

삼보일배 하는 목사님도 만나라.

 

그대가 좋아하는 이야기만 해주는 목사님들의 말씀은

이제까지도 충분하지 않나.

사람 살리는 복음을 들었으면,

제발 고통의 소리를 외면하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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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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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후면 이 바닥 만 7년이다.

벌써 8년차라고 하면 나도 놀라고 남들도 놀란다.

(내공이라도 좀 있었어봐, 다들 더된 줄 알지.)

 

재능이 없는 건 알았지만 재미라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출근시간은 느려지고 일 하는 건 느려 터지고

도대체가 열정이라곤 없다.

 

다른 일에 침흘리고 있는 것도 아니면서, 뭐냐 이게.

슬럼프라 치면 좀 올라가다 내려오는 거지

평지에서 웬 말이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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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시청 앞에 촛불켜러 나오는 바람에 (역시 아줌마들이 최고얏!)

덩달아 촛불을 들고 놀다가 촛농을 바지에 쏟고 (흐헉! 음악 따라 흔들다가 --;)

꼬맹이 조카랑 놀아주면서 집에 왔다. (녀석아, 좀 걸어라 걸어!)

 

요새 인기 급상승중인 (실은, 그동안 일반인의 관심에서 너어무우 멀었던) 언론사에 다니는 고로

게다가 2면을 담당하고 하고 있는 관계로 (그렇다고 2인자는 아니라는거! 꼴찌에서 몇번째정도?)

쇠고기, 지진, 싸이클론, 외교, 경제지표 뉴스 앞에서 헤매고 있다.

 

그러나그러나,

여가시간의 주제는 (어김없이!) 휴가와 (어랍쇼!) 쇼핑.

일본홈피 번역기 돌리고, 소형쇼핑몰을 누비며 장바구니를 채웠다 비우다

모델들 몸매에 침 질질...

 

역시나 결혼하고 3년이 지나서도

나는 미인이 됴아횻~

결국 미녀에 미쳐 멍때리고 있었다는 말도 안되는 근황.

 

 

 

p.s. 촛농은 신문 덮고 다리면 녹아서 신문에 흡수.

같이 간 '아줌마'의 충고로 정말 쉽게 뺐사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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