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3부작> 일단 추천.

우화처럼 시작하는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에 비해

초반 장악력은 약하지만

뒤로 갈수록 빠져드는 맛은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결론.





시간순서로 이어지는 3부작도 아니고

이야기끼리 서로를 뒤집는 반전도 아니고

차라리 같은 이야기의 변주곡이라 함이 옳다.





거의 동일하게 작가와 그를 쫓는 인물이 등장하고

거의 동일하게 둘의 역할과 심리가 전도되면서

거의 동일하게 뉴욕의 잿빛 긴장과 불안이

뒷머리를 짓누르는 세 이야기.





마지막 장을 넘기고서 나도 모르게

자꾸 앞 이야기를 헤집어

같은 번짓수과 같은 주먹다짐과 같은 대화를 찾는 것은

이미 내가 쫓는 사람이 되었다는 증거이며

곧이어 내가 쫓길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동반한다.





좀 쫓아와주세요... 응?





*3부 다이아, 3부 다이아... 는 영화 <시실리 2km>에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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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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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세도시 이야기-2편밖에 안읽었지만>에 이어

폴 오스터의 <뉴욕 3부작>을 읽고 있다.




유리의 도시, 유령들, 잠겨 있는 방...

첫번째 이야기를 펼쳤을 땐

액자구성처럼 담겨있는 책내용에서 헤매면서

다른 책을 넘보며 책장을 더디 넘겼지만

두번째 이야기는 숨을 멈춘 채

왠지 모를 예감이 맞아들어가는 것에 전율했고

세번째 이야기를 읽고있는 지금은,

이러다 다시 뒷통수 맞는 거 아닌가 매우 불안한 심정.




추천인지 비추인지, 자세한 이야기는

목구멍을 간질이는 궁금증부터 털어낸 후에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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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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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피렌체>는 시오노 나나미의 '세 도시 이야기' 중 두번째다.

마르코 단돌로라는 베네치아 귀족과

로마의 창녀 올림피아가

르네상스 쇠퇴기의

베네치아, 피렌체, 로마에 차례로 머물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





그러나 나는 <은빛 피렌체>를

<내친구 마키아벨리>의 후속편으로 생각하며 읽었다.

마키아벨리는 이미 세상에 없는 시기지만

그의 사상에 전도받은 인물들과

그의 사상에 동조하지만 실천하지 못한 친구들이

마키아벨리를, 그리고 나라의 앞날을 논하므로.





오로지 피렌체에 놀러가겠다는 일념으로

<내친구 마키아벨리>를 나름대로 열심히 읽었건만

그 유명한 로렌초 일 마니피코가 어떻게 죽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

이놈의 골통같은 머리로는

본의아닌 복습이 그아니 반가울소냐.





게다가 <은빛 피렌체>는 원래 나의 목적에 아주 부합하는 책이다.

가상의 주인공들인 마르코와 올림피아

혹은 둘을 제외한 그 시대의 실존인물들이 이동하는 경로를 통해

피렌체 중심가의 건물과 거리를 수도 없이 되짚게 하면서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으니.





엄청난 자료수집력과 막힘없는 글솜씨를 자랑하는

시오노 나나미는

앞으로 수십년은 먹고살 수 있겠다.

역사서 쓰는 중간중간

방대한 자료를 요리한 소설 몇편까지 쓸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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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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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휴일

큰형부가 낮잠을 자다 언니에게 말했습니다.

"등 좀 긁어봐. 거기, 아니 더 위..."

여기까지는 정상같죠? 그러나...

"그래 거기. 긁으면 열쇠가 나올거야. 일곱개의 열쇠를 지켜야해..."

Helloween의 '
Keeper of the seven keys'

형부의 애창곡입니다.

참고로 형부는 일렉기타를 들고 설치는 취미를 갖고 있습니다.




<7SEEDS>라는 만화가 있더군요.

<바사라>의 작가 타무라 유미의 작품이라는데

설정이 꽤 흥미로워요.




어느날 눈을 뜨니 바다 한복판.

바로 전날밤 집에서 침대에 누운 기억이 끝이구요.

구명보트로 어느 섬에 상륙했는데

그곳엔 살인벌레와 살인식물과 살인동물만 가득합니다.

곧이어 그들이 알게되는 사실.

이곳은 운석 충돌 후 미래의 지구이며

이들은 인류생존을 위해 선택된 씨앗들.

일본에서는 봄, 여름A/B, 가을, 겨울로 총 5팀이 꾸려졌고

각 팀은 7명이며 거기에 한명의 어른이 리더로 함께 냉동되었다가

컴퓨터가 판단한 적절한 기후조건 하에서 해동되었다는 것이죠.



'큐브'처럼 누가 적인지 어떻게 탈출해야하는지 모르는 환경.

그리고 '배틀 로얄'처럼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하는 고교생들.

총 5권까지 나왔는데

봄팀, 여름B팀, 가을팀, 겨울팀까지 공개되었습니다.

흥미진진하더군요.

`바사라'처럼 길어질까 두렵긴 하지만 기대가 되는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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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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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담컨데 젊은 날 기형도의 시를 읽고

시인을 꿈꿔보지 않았다는 사람은 다 거짓말쟁이다."

- 아시아 여행중인 어느 고향친구 녀석의 미니홈피에서...




고백컨데 나는 기형도의 시를 읽은 적이 없다.

(존칭 생략.

대통령에서 연예인까지 다 막 부르는 게 우리 본성 아닌가)

그래서일까. 시인을 꿈꿔본 적이 없다.

심지어 '글써서 먹고사는 사람들이 신기하다'며

타자화 하는데 맛을 들였다.

(기자도 글써서 먹고살지만,

일단 앞문장의 '글'은 문학인 것으로 믿고 넘어가자)





이참에 무식의 역사와 깊이마저 드러내야겠다. 일단

두어해전까지 '기형도'라는 이름조차 몰랐다는 것으로 시작하자.

여차저차하여 어느 시인의 이름이라고 듣긴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기형도=기형적인 그림'으로 오해했음을 다시 밝혀본다.

(얼쑤~ 점입가경이다.)




이후 어느 자리에선가

언론계에서 가장 글 잘 쓴다는 평가를 듣는 두 사람이 있다면

'김훈'과 '고종석'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역시 존칭생략. 이유는 상동.

이문장에서의 '글'은 기사일 가능성도...)


혹자는 둘 중 한명을 '기형도'와 대체했고

어느 회사선배는 사내의 어느 시인기자를 끼워넣기도 했다.

(그 시인기자의 이름을 우리말화하면 김'점심'. - 선배 죄송합니다 -

선배의 시집 '황금빛 ***'도 시대를 풍미했다는데 역시 읽지못했다.)




이 일을 계기로 '기형도'라는 시인이 언론계 선배라는 사실 하나만

어렴풋이 기억하는 와중에

그의 전집을 사게된 것은 오직 블로그 덕분.

회사 후배의 블로그에서 벌어진 어느 선배와의 대화가 그 발단인데

'입 속의 검은 잎'에 감동했다 -> 나는 전집도 봤지롱

뭐 이런 대화였다.




이리하여 어쨌거나 <기형도 전집>이라는 책이 손에 들어오긴 했는데

막상 눈앞에 두니 책장을 쉬이 넘길 수가 없는 것이다.

일찍이 시와 인연을 끊은 덕분일까.

(거창하게 말했으나, 사실 동시적 감성에서 성장이 멈추는 바람에

그 열등감으로 인해 '시를 그리는 마음'이 죽었을 뿐이다.)





결국 오늘 <기형도 전집>을 꺼내들고 한 짓은 고작

맨 뒤쪽의 산문들 넘겨보기였다.

대구-전주-광주-순천-부산을 잇는

거의 방황에 가까운 3박4일 여름휴가(88년)의 기록과

문장의 수사와 길이에서 최대한 난해하기로 작정한 듯한

군입대 전후의 일기 모음,

그리고 시집에 관한 서평 두개가 전부였다.




쌩뚱맞은게 이런 거다.

시인의 전집에서 시는 빼고 산문만 보는 것.

그런데도 자꾸 밑줄을 그으며 민망해했다.

부담스런 매력을 느꼈다.




써놓고보니 역시나 두서없는 넋두리다.

이따위 고백이라도 해 놓아야

그의 시를 넘겨볼 수 있을 것만 같았던가 보다.

평소 줄줄줄 '썰'을 풀어재끼는

나와 다른 인종에 대한 열등감의 발현인가.

어쨌건 말은 길고 밑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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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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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빨강>을 읽다보니

이슬람교와 유대교와 기독교(천주교 포함)의 뿌리가 같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더군요.




소설에서 자주 인용되는 세밀화 중 하나, '유수프의 유혹'의 유수프는

성경에 등장하는 '요셉'이구요,

그외 구약성경 속 인물들도 여럿 나오는 데다

신과 천사, 악마에 대한 개념도 비슷하더군요.




흔히 아랍사람들을

아브라함의 아들 중 하나인 이스마엘의 자손이라고 하구요,

예수는 단지 여러 선지자 중 한명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소설에서도

예수를 신으로 믿는 기독교인들을 비웃는 부분도 나오구요.




갑자기 코란과 구약성경 사이에 어느정도 공통점이 있나 궁금해져

<성경과 대비해서 읽는 코란>을 wish list에 올려놓습니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니, 성경조차 잘 안 읽고 있어요.

엄마는 맨날 잠언을 읽고 지혜를 구하라 하시고

언니는 여호수아서를 다룬 QT집을 떠안겨주는데도

아아, 왜 남의 떡만 커보이는지 원...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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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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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말 이스탄불 어드메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집니다.

그런데 이 사건을 맨처음 알려주는 사람은

강요에 의해 불경한 그림을 그렸노라고 주장하는,

뽑힌 이빨과 핏덩어리를 입안에 잔뜩 머금고있는
시체.


























<다 빈치 코드>의 회오리가 보글보글 솟아오를 무렵

동료 최모씨는 <내 이름은 빨강>을 추천했습니다.

둘 다 해를 넘기고서야 읽었으니 참으로 게으르기도 하죠.




미술작품과 관련된 살인사건이라고만 요약해 놓으면

둘이 비슷한 이야기일것처럼 상상하게 되지만

단순히 비교하려고만 해도 왠지

오르한 파묵에게 미안할 일 같습니다.

(어딘지 무게가 다른 것 같거든요.)




전통화풍과 서양화풍의 접경에서 갈등하는 세밀화가들.

살인, 그리고 사랑...

<내이름은 빨강>의 짜임새있는 이야기는

12년간 한여자만을 그리다 고향에 돌아온 카라와

절세미녀 세큐레와 그녀의 아버지 에니시테,

화원장 오스만과 세밀화가1,2,3 등...

각종 등장인물 입을 빌어 전해집니다.

심지어 그림 속의 개, 나무, 빨간색마저 한마디씩 합니다.

(물론 커피숍의 이야기꾼이 대신 입을 엽니다만)





살인자가 누구였는지 추적하는 동안

16세기말 이스탄불의 곳곳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어 묘사되는 세밀화들은

마치 눈앞에 그려져 손에 만져질듯하고

애증의 불꽃이 튀는 인물들의 갈등에는

손끝이 지릿지릿 저려오지요.





쓰다보니 두서도 없고 하여

책 머릿글과 표지 세밀화 그리고

관련기사가 잘 정리된 포스트를 링크합니다.

http://blog.naver.com/lyleen/140008634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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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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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코드>...

종교적으로 논쟁적이다, 기독교인에게 충격적이다...

그런 느낌은 별로 없다.

물론 내가 '반인반신' 예수에 관한 이견에 익숙하고,

실은 비주류라 폄하되는 쪽으로 자주 기울었으며

(예수가 단지 '인간 예수'라 해도 여전히 매력적이지 않은가)

기독교(혹은 카톨릭)가 역사에 저질러온 만행을 알고 있으며

태생적 비논리에도 불구하고

성서는 의미있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일 게다.




문제는 어디서 어디까지가 사실인가 하는 것이었다.

'시온 수도회'나 '오푸스 데이'의 실존에 대해 서술한 첫장에는

예술품에 대한 서술도 정확하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말이다.

미술작품에 대한 그의 해석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물론 해석하는 사람의 주관이 강하겠지만)

그 유명한 다 빈치에 왜 나는 이토록 무지했는가 한탄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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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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