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신문기사만 골라 스크랩하는 남자가 있다.
그는 나름대로 이름난 영화감독 엔리케.




어느날 한 남자가 찾아와 자신을 엔리케의 옛친구 이냐시오라면서
자신이 쓴 글을 선물한다.



이냐시오가 남기고 간 글을 읽고 영화화를 결심한 엔리케.
픽션과 논픽션을 오가는 영화를 찍으면서
엔리케와 이냐시오, 마뇰로 신부, 그리고 한 남자의 진실이 밝혀진다. 





친구따라 강남가는 게 아니라 친구 대신 극장에 갔다.
'나쁜 교육' 앵콜상영.


어린 이냐시오역 남자아이의 노랫소리가 너무 고와서 놀랐고
네 남자 모두 이기적이어서 놀랐고
네 남자 모두 동성애적 감성을 지녀서 놀랐고
아저씨같은 게이에 놀랐고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에서 에르네스토 게바라를 맡았던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의 변신에 놀랐다.





영화 속 영화가 끝나는 순간 밝혀지는 진실을
왠지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은
배우에 대한 나의 애정이었을 듯.


왠지 도발적인 영화.
어쩌면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이름 마지막 세글자가
빨리 발음하면 '도발'이라서는 아닐까.


(마지막 말투는 '서프라이즈'의 진실 혹은 거짓 멘트스럽군... 크하하)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나이트 메어', '스크림'의 웨스 크레이븐이 만든 신작
'나이트 플라이트'의 시사회에 다녀왔다.




미모의 여성에게 우연히 다가온 남자.
같은 비행기인줄만 알았는데 옆자리에까지 앉았다.
남자가 물었다. "너 나 스토킹했니?"




그런데 이남자, 조금 있으니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을 줄줄 늘어놓으며
한통의 전화를 강요한다.



 
냉혈한 그러나 깔끔한 테러리스트.
하지만 뒤로 갈수록 스크림의 살인마처럼,
여자가 치면 맞고 발걸면 넘어지고 뭔가 어설프다.


이남자 어디서 봤을까 했는데
<28일 후>에서 떡진 머리로 휘청거리던 녀석,
이여자 어디서 봤을까 했는데
<킹카로 살아남는 법>에서 여왕이었다가 살쪘다 하는 소녀.


그럭저럭 긴장감이 유지되는 중반부가 하이라이트.
결론은 오히려, 예상하기 쉽다고들.
개인적으론 피칠갑 스릴러보다 깔끔한 느낌이었다.
90분이 채 되지않는 러닝타임은 아쉽지만 저예산영화라 그렇다나.


모 호텔에서 고객을 초청해 마련한 행사라서
여성관객이 90% 이상이었던 까닭에
단체로 놀라기, 멀쩡한 장면에 혼자 소리지르기 등에 당했지만
그럭저럭 즐거웠다.


근데 원제가 왜 <Red Eye>인지 모르겠네.
술먹은 다음날 눈에서 빨간 광선 나올 때 말하나?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박수칠때 떠들라, 수박칠때 떠나라,..
등등의 제목으로 글을 쓰려고
발을 동동 구르며 극장만 쳐다봤던 것 같다.
이러다 놓치면 비디오 나올 때까지 어떻게 참나, 뭐 그런 조바심.


기대만은 못했다.
화장실갔다 들어가느라 첫장면을 놓친 탓인지
귀신의 목소리는 알아듣지 못한 탓인지
영화 중간쯤 막판 반전을 짐작해버린 탓인지
아님 너무 묵혀둔 탓인지.


용의자가 범인이 아닌 경우,
알려진 그의 얼굴에 대한 후유증은 누가 책임질 것인지,
'누가 그녀를 죽였는가'라는 프로그램에 나온 패널 중 하나는 왜
진행자가 할말을 빼앗아 오버하는지,
미디어의 속보이는 행보에 대한 냉소가 오히려 뻔하지는 않았나.


장진감독 영화를 좋아하지만 아쉬움을 표하게 되는 이유는
뻔뻔한 것은 좋지만 뻔한 것은 싫기 때문인듯 하다.

'폐기 > movie以樂'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쁜 교육, 나쁜 남자들  (5) 2005.10.03
밤뱅기 무서워? '나이트 플라이트'  (7) 2005.09.09
The weight of water, 가벼워 가벼워.  (2) 2005.09.04
"너나 자라세요"  (7) 2005.08.01
댄서의 피눈물?  (5) 2005.05.11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DVD방 혹은 비디오 대여점에 가면 짐꾼은 항상 투정을 한다.
다이얼로그로 구성해보자.

짐꾼 "난 이거 안봤는데"
쏘뎅 "난 봤어"

짐꾼 "난 이거 안봤는데"
쏘뎅 "난 봤는데"

짐꾼 "난 이거 안봤는데"
쏘뎅 "난 봤거든"
...



어제도 이런 대화를 거쳐 고른 DVD가 있었으니
The weight of Water(2000).
실제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을 영화화했단다.

19세기 후반 어느 외딴섬.
파도가 세서 남자들이 돌아오지 않은 밤,
올케와 시누이인 아넷과 카렌이 살해된다.
동틀때까지 바위 밑에 숨어있었다던 유일한 목격자 마렌은
관절염으로 섬에 남아있었던 루이스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불공평하게 진행된 재판은
부족한 증거에도 루이스에게 사형판결을 선물한다.

실제 사건은 여기까지.
소설 원작자는 이 실화에
사형판결 2년후 재판관에게 보낸 마렌의 편지와
100여년이 지나 사건 현장을 다니러온
사진작가, 사진작가의 남편인 시인,
시인의 남동생, 시인에게 꽂힌 남동생의 여자친구,
네 남녀간에 벌어지는 사건을 더했다.

교차편집 되는 과거와 현재.
과거 사건의 배경이 차례차례 밝혀지는 가운데
요트 위에서의 평화스러운 한 때에
"우리는 17시간 후에 닥쳐올 일을 알지 못했다."라는
의미심장한 예고.

허나 실제 닥쳐온 일은 의외로 단순했으며
과거 사건의 진범이 밝혀지는 과정 또한 단선적이고
진범과 감정선을 공유하는 듯하던 사진작가가
기대만큼 무너지지 않는 것이...

숀펜, 캐서린 맥코맥, 엘리자베스 헐리 등 화려한 캐스팅에도
두 사건이 따로 놀고 있다는 식의 혹평이 우세했다고 전해진다.
국내 개봉 당시에도 별로 주목을 못 받은 듯.

영국식 악센트와 함께 주로 몸을 도구로 연기하는
엘리자베스 헐리의 착한 몸매에만 감탄.

아참, 한참 폭풍칠 때 헐리가 사진작가에게
"난 당신을 만나러 왔어요"라고 했는데 그건
아넷이 마렌에게 "사랑해요, 아가씨"한 것과 같은 의미일까?
그녀는 정말 시인을 사랑했을까?






p.s. 쓸데없이 미안해서 함께 극장갈 기회를 엿보다가
       찍어둔 영화 여럿 놓치고 있는 쏘뒝.
       과연 잘하고 있는 짓일까.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금자씨를 만났다.
친절하지도 친정가지도 큰절하지도 않는 그녀.

영화로 보는 배우 이영애는 CF에서보다 백배는 예뻤고
차가웠다가 귀여웠다가 무표정했다가 하는 갖가지 표정으로
나를 농락했다.

산소같기만 하던, 금방 사라져버릴 것만 같던 여인이
십수년을 보내며 '차곡차곡' 진짜 배우로 자라났구나,
괜히 뿌듯.

물론 그간의 영화에서 연기가 안좋았다는 건 아니지만,
이건 진짜 변신이거든.
그 나긋한 목소리로 웃으면서 욕하는 거, 전에 본적 없잖아?

영화 중반 이후 단체전이 되면서 왠지 마음에 안 들었지만
중간중간 삐져나오는 박찬욱식 유머도 좋고.

그리고 아쉬움 하나. 너무 많은 까메오는 몰입을 방해한다.
나중에 우정출연 명단을 보니 화면에서 못 본 배우들도 있는데
편집된 것인지 너무나 하찮게 나온 것인지...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지난주 금, 토 연이어 영화를 봤다. <댄서의 순정>과 <혈의누>.

둘 다 여성과 함께 했는데 그녀들의 평을 들어보자면,

첫번째 영화의 평은 "아, 문근영 너무 귀엽다"

두번째 영화의 평은 "아, 잘만들었네"

였다.




그누가 추어도 징그럽고 부담스러울 것만 같던 댄스스포츠가

문근영 때문에 담백해진다는 것이 신기하고

10년을 연기해도 어색할 것 같던 어느 탤런트가

제대로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이 더욱 신기하다.




혹시 <댄서...>를 보시려거든

문근영에 너무 빠지지않도록 마음준비 단단히 하시라.

배우와 배우의 춤 말고는 없는 영화다.

특히 집에서 춤추면서 스토리짜는 장면은 압권.





혹시 <혈의누>를 보시려거든

신문기사고 예고편이고 아무 것도 접하지말고 보시라.

한마디 만으로 범인을 맞춰버릴 수도 있다.

나처럼.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황정민 from <여자 정혜>





황정민 from <달콤한 인생>




배우는 대충 배우는 걸로는 안될 직업 같다.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네이버가 뮤지컬 <Forever Tango>의 ost를 들으라고 권했다.

'La Cumparsita'

아 이거 유명한 거네 하면서

반도네온(아코디언 친척) 소리에 빠져 허우적대다보니

잘생긴 그남자가 떠올랐다.






피가 퐁퐁 새어나오는, '마이 무그따'된 옆구리를 만져보며

화장실 거울에 대고  "어쩌다 이렇게까지 된 거지?" 중얼거리던 남자.

영화 앞부분에서 폼나게 앞머리를 넘기고

달콤한 케이크와 씁쓰름한 에스프레소를 먹던 때보다

얻어맞고 칼에 찔려 피에 젖은 앞머리를 늘어뜨렸던 화장실 씬에서

더 멋있었던 남자.




영화 <달콤한 인생>의 이병헌.

나는 애매한 남자 하나가 여자 하나 살렸다가 죽는 건줄 알았다.

물론 이 말이 틀린 건 아닌데, 난 '복수'의 과정을 아에 몰랐다.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는

'스'토리빈약이라는 불만과 '스'타일리쉬하다는 찬사가

'스스'럼없이 이러쿵저러쿵이지만 별로 할말 없다.




내게 중요한건 눈을 감으면 그가 떠오른다는 거다.

전혀 상관없는 탱고를 들으면서 남자의 최후를 떠올리고

영화 ost에서 흘러나오는 남자의 목소리에 가슴저릴 만큼.

옆자리 아는 남자도 "잘생겼다"고 감탄했고

옆자리 모르는 남자는 생뚱맞게 문정혁(에릭)을 "멋있다" 했지만

어쨌건 난

당분간 이남자를 떨쳐내지 못할게다.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