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방 혹은 비디오 대여점에 가면 짐꾼은 항상 투정을 한다.
다이얼로그로 구성해보자.

짐꾼 "난 이거 안봤는데"
쏘뎅 "난 봤어"

짐꾼 "난 이거 안봤는데"
쏘뎅 "난 봤는데"

짐꾼 "난 이거 안봤는데"
쏘뎅 "난 봤거든"
...



어제도 이런 대화를 거쳐 고른 DVD가 있었으니
The weight of Water(2000).
실제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을 영화화했단다.

19세기 후반 어느 외딴섬.
파도가 세서 남자들이 돌아오지 않은 밤,
올케와 시누이인 아넷과 카렌이 살해된다.
동틀때까지 바위 밑에 숨어있었다던 유일한 목격자 마렌은
관절염으로 섬에 남아있었던 루이스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불공평하게 진행된 재판은
부족한 증거에도 루이스에게 사형판결을 선물한다.

실제 사건은 여기까지.
소설 원작자는 이 실화에
사형판결 2년후 재판관에게 보낸 마렌의 편지와
100여년이 지나 사건 현장을 다니러온
사진작가, 사진작가의 남편인 시인,
시인의 남동생, 시인에게 꽂힌 남동생의 여자친구,
네 남녀간에 벌어지는 사건을 더했다.

교차편집 되는 과거와 현재.
과거 사건의 배경이 차례차례 밝혀지는 가운데
요트 위에서의 평화스러운 한 때에
"우리는 17시간 후에 닥쳐올 일을 알지 못했다."라는
의미심장한 예고.

허나 실제 닥쳐온 일은 의외로 단순했으며
과거 사건의 진범이 밝혀지는 과정 또한 단선적이고
진범과 감정선을 공유하는 듯하던 사진작가가
기대만큼 무너지지 않는 것이...

숀펜, 캐서린 맥코맥, 엘리자베스 헐리 등 화려한 캐스팅에도
두 사건이 따로 놀고 있다는 식의 혹평이 우세했다고 전해진다.
국내 개봉 당시에도 별로 주목을 못 받은 듯.

영국식 악센트와 함께 주로 몸을 도구로 연기하는
엘리자베스 헐리의 착한 몸매에만 감탄.

아참, 한참 폭풍칠 때 헐리가 사진작가에게
"난 당신을 만나러 왔어요"라고 했는데 그건
아넷이 마렌에게 "사랑해요, 아가씨"한 것과 같은 의미일까?
그녀는 정말 시인을 사랑했을까?






p.s. 쓸데없이 미안해서 함께 극장갈 기회를 엿보다가
       찍어둔 영화 여럿 놓치고 있는 쏘뒝.
       과연 잘하고 있는 짓일까.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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