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단풍놀이나 살랑살랑 다녀와야지 했는데

잡일을 큰일처럼 하는 통에 일복은 터지고

급기야 어제 저녁부터는 몸살

오늘은 기어서 출근

 

이 와중에 전세계약한 부동산에서

집주인네 다른 곳 집이 팔려서 자기집에 들어오고 싶어하는데

같은 값에 다른 집으로 옮기면 안되겠냐고.

내가 양해를 해주지 않으면 같은 단지에 다른 집 전세를 얻겠단다.

 

시댁에 여쭈니 같은 값의 매물이 있을 경우, 이사비 정도 받고 그렇게 해주던지 하라고.

만약 새로 계약하게 되면 주인이 해주기로 한 입주청소도 날아가고,

안 부르려 했던 사다리차도 불러야하고,

일부러 시간내서 다시 계약하러 가는 것도 일이고.

 

주인 입장에서도 이사 두번할 거 한번만 하면 되고, 전세계약 두번할 거 한번도 안해도 되는 거니까

어느 정도 추가부담은 생각하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부동산에선 집주인이 복비만 내주겠다며 버틴다고 했다. 

그럼 우리는 원래 계약대로 살겠다고 한 게 오전 상황.

 

 

 

그러나 점심시간, 집주인 할머니의 전화

"그렇게 안 봤는데 젊은 사람이 왜 그러냐, 이러면 잘 살 줄 아느냐, 이 백발 할머니가 이렇게 부탁을 하는데 어쩌고 저쩌고"

부탁은 부동산에 하셨고, 나에게는 화만 내면서.

내내 듣다가 "이게 부탁하시는 건가요?" 했더니

갑자기 누그러지며 목소리가 원래 그렇다는 둥, 복비에 조금 얹어주겠다고 달랜다.

 

입주하면 얼굴보고 살 입장에 나도 돈벌겠다고 이러는 게 아닌데

졸지에 웃기는 사람 됐다.

하필 몸살나서 휘청거리는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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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늘리지 않기로 했는데,

맘이 자꾸 들썩이는 것이었다.

 

책장이 넘친다고 책 버릴 생각은 않고

무지주선반과 파티션용 책장을 검색하고

 

대자리, 카페트 위에서 잘도 데굴거려왔건만

좌식스툴, 좌식소파를 검색하고

 

테이블이 없어 공부 못한다는 듯

2인용 책상을 검색하고

 

최모씨가 사고싶어하는 침대커버 세트를 찾아주다가

수입 이불세트에 눈이 멀어 주시고...

 

그러나 복병은 돈.

이사비용, 부동산 복비, 그리고 잔금을 계산해보니

남한테 빌려준 돈까지 탈탈 털어야 맞네.

 

흑, 가난하다 쏘뎅.

저멀리 소식도 없는 보너스를 기다리며,

찜리스트를 눈앞에서 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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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전세 만기를 앞두고, 한달 반 동안 고민을 거듭했다.

빚을 좀 내서라도 집을 샀으면 하시는 시부모님의 영향으로

뉴타운 지역의 20년된 빌라를 조물락조물락.

그러나 계약 직전에 틀어졌다.

 

다시 셋집살이 운명.

살던 집은 이미 다른 사람이 입주하기로 계약이 되어있어

또 죙일 집을 보러 다니다

근처 새로 입주하는 단지를 찍었다.

 

지하철역까지 마을버스, 출근이 20분은 더 걸릴 것 같다.

식구가 없어 방이 하나 남을 듯.

새집증후군 예방법도 필요하다.

화요일에 도장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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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전,

교회 가는 대신 그냥 출근하자고 뭉갤 때 보게 되는

환상의 짝궁.

 

호른을 들고 등장해서는

엄마가 재미있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속은 것 같다,고 말하는

2대8 가르마의 8살 남자아이.

 

자기소개를 하랬더니

아빠는 이렇고 엄마는 이렇고 여자친구는 나를 귀찮게 하여

요즘 '사는 재미'가 없다네 세상에.

 

아이고 어린 친구야,

아줌마랑 친구나 먹자꾸나.

이몸은 '사는(buying) 재미'라도 찾으려는 중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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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거랑 약국 제품을 빼고 나니 기념품은 얼마 안된다.

사슴 모녀는 나라에서, 벗은 애들은 마린피아 고베에서, 귀파는 입큰 애는 히코네에서, 스시세트는 아라시야마에서 건졌다.

 

바닥에 깔린 건 유가타 만들고 남은 천인데 다섯장 묶음에 200엔.

기온마쯔리 전야제 날, 지나가던 한국아줌마가 "싸다 싸다 얼른 사"라고 강권.

팔던 일본남자가 그 아줌마에게 고맙다고 했다.

두 묶음 샀는데 아직 쓸 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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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작은 도구야스지에서 산 술잔과 술병.

오른쪽 도쿠리와 잔은 사케용.

투명한 맥주잔은 2종류. 비싼 게 좀 더 얇은데 3천원대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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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비교샷.

왼쪽부터 2가지가 새로 들여온 아이들. 보통 사이다잔(맨 오른쪽)에 비해 살짝 작은 것이 150ml 정도 되지않을까 싶다.

평소 대포잔에 눈독 들이다가 전격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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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 따위, 맛있게 다 먹고 한 개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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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보기 드문 몸매를 가진 전차녀. 주변사람들이 친구가 아니면 조금 눈치가 보일 수도 있다.

 

 

 

바야흐로 마지막 날이므로,

난카이센 난바역에 트렁크를 보관하고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도구야스지에서 남은 돈 긁어 쇼핑을 하고 '지유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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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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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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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놈.

 

 

 

포장용 카레를 파는데 비싸서 안 사왔다.

대신 '511 호라이'에서 공항에서 먹을 만두와 집에서 먹을 냉면을 샀다.

리쿠로 오지상의 치즈케이크를 두개 산 다음 공항으로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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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내 요지야에서 기름종이 샘플 시험중. 작은 언니에게 사다 바쳤는데 쓰는가 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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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7일 아침, 오츠역 앞 수퍼호텔의 로비는 서양인들로 북적거렸다.

8시도 되지않아 길을 나서는 사람들. 부지런도 하다. 이따 보자.

 

9시 즈음. 교토 지하철은 전날 저녁처럼 유가타의 물결이다.

가라스마역에서 내리는 사람도 많지만

수레가 회전하는 '호코마와시'만 보고 뜨기 위해 가와라마치역으로 고고.

 

트렁크를 시조 가와라마치역 보관함에 넣고 올라오니 4거리는 이미 인산인해.

몇십미터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30분가량을 기다리니 저 멀리 피리소리.

시조 가라스마에서 출발한 행렬은 카메라가 뛰어오고 경찰차가 지나간 뒤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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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어른도 땀을 뻘뻘.

 

 

첫번째 수레가 4거리로 향한다. 그 유명한 수레 돌리기 시작. 

까놓고 말해 막노동이다보니 기다리다 지칠 즈음 박수소리와 함께 돌아버린다. 

동영상을 찍다가 팔이 아파 내리고 나면 역시나 휙... 타이밍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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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웬 노랑머리 남녀를 새긴 카페트(?)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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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이 하도 찍어대는 통에, 내가 찍은 사진엔 죄다 김군 팔뚝 아니면 머리통이 걸렸다. 에라, 나는 앉아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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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마쯔리 전야제성 행사가 열리는 7월 16일.

다음날 아침 시가 행진을 할 수레들이 시조 가라스마를 중심으로 늘어서서 등불을 밝히는 '요이야마'가 시작된다.

 

오후 6시가 되면, 가와라마치까지 시조거리 일대가 통제되고,

유가타를 입은 언니들이 쏟아져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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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이야마라고 해서 뭔가 대단한 일이 있는 줄 알았지만

사실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길거리 음식을 사먹는 일에 가까웠다.

가게들을 보면 주로 오코노미야키, 오징어구이, 타코야키, 야키도리 등등이 반복된다.

간간히 튜브인형이나 거북이 건지기 놀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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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을, 아니 인형을 짊어진 소녀. 나도 사고팠는데 흑흑.

 

 

 

 

길에서 나눠주는 부채 뒷면을 보면, 수레들이 전시된 위치와 다음날 행진 순서를 알 수 있다.

시조 거리를 중심으로 골목골목 갖가지 모양의 수레가 등불을 밝힌다.

수레를 옆건물과 임시로 연결해놓기 때문에 들어가볼 수도 있는데

남자만 출입하거나 여자만 출입하는 수레도 있고,

남녀 모두 올라가볼 수 있는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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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히 공연이 이어지기도 한다. 주로 피리소리. 이 피리소리는 다음날 아침에도 원없이 들을 수 있다. 

이 사진을 찍는다고 요란을 떨던 김군은 말도 없이 군중 사이를 뚫고 들어갔고

나는 돈 한푼 없는 김군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걱정하며 헤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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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깊어가고, 가족상봉의 기쁨에 쏘뎅은 술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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