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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가족여행은 방콕이라고 했었다.

친정부모님, 큰언니와 두조카, 작은언니와 두조카, 그리고 우리 부부.

"뭘좀 마이 봬줘야지요"라던 아버지와

"뭘좀 마이 무겨야지요"라던 어머니와

"물좀 마이 드가야지요"라던 언니들...

 

만사 젖혀두고 세운 4박6일 여행계획이었다.

우여곡절끝에 비행편을 마련했고 (타이항공 Tax포함 어른 60, 어린이 48만원-신한카드 여행사이트)

꽤 괜찮은 위치에 레지던스형 아파트를 예약하고 (2bedroom/1bedroom 3박 54만원-타이호텔)

첫날은 왕궁/왓포/왓아룬과 수영놀이와 야시장,

둘째날 픽업 포함한 수상시장/로즈가든/악어농장 일일투어(27만원-해피타이)와

마지막날 수영놀이 후 씨암 니라밋쑈 관람, 공항까지 픽업(26만원-만남의광장)까지

모두 입금하고 일정표와 금액내역까지 각자의 이메일로 보낸 게 지난 금요일이다.

 

그리고 토요일 오전

전화기 하나는 자동로밍, 하나는 한국에 45분, 태국내 88분 렌털폰(abys, 할인받으면 1만9천원)으로,

차는 인천공항에 실내주차 (1일 8천원)로 하자고 결정했다.

오후엔 시댁식구들과 목동 차이나 팩토리에서 만찬을 한 후

기왕 나온 김에 영화표를 사고

잠시 남는 시간에 집집마다 환전할 돈을 계산했다.

그리고 '내셔널 트레져'를 보고 있는데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꺼도, 또 오는 전화.

"극장"이라고 문자를 보내자

다시 날아온 것은

작은 언니네가 못 가게 됐다는 소식이었다.

큰언니는 저녁밥을 같이 뜨면서

한집만 다녀오면 아이들끼리 위화감이 생길 것 같다고,

같이 포기해야하는가 싶다고 했다.

 

그래서 이날 밤, 또 계산기를 붙들었다.

이미 여행은 4일 전으로 다가왔고

언니네들 두집 식구가 여정을 취소하는 댓가는

최소 30만원이 넘을 것으로 보였다.

 

어차피 우리는 가야한다. 휴가는 이미 냈고, 다른 계획도 세울 시간이 없다.

하필 여정 중간에 낀 시어머니 생신도 미리 치렀다.

(봉투에 식사비에 케이크에... 미안한 마음에 우리가 다 치렀다.)

친정부모님은 다같이가 아니라 서운하시겠지만, 우리라도 믿고 가시겠다면 그게 최선이다.

1년전에 다녀와놓고 식구들때문에 또 가기로 결정한 태국이지만,

다 취소하느니, 우리는 간다.

 

그리하여 드는 생각은

역시, 여행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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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올리고 30분 후.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기로 했다. 이번 아니면 언제 가겠니..."

 

휴우~ 다행스런 반전.

이젠 계산기 좀 그만 두드리고 싶다.

제발 다녀올 때까지 또다른 반전은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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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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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결제승인은 안 난 상태.

수수료가 나오건 말건, 다 취소했다.

전전긍긍 기다리느니

새 판을 짜자며...

 

이와중에 내린 결론,

"내 성격은 아버지만큼 급하구나"라는 것.

평소 일하는 건 왜그리 더딜까,

그건 며느리도 모르는 비밀.

 

내 성격이 어찌 되었건 간에

쏘뎅투어는 건재할 것인가

이대로 끝날 것인가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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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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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이틀 앞둔 마당에, 회사가 살지 죽을지 알 수 없는 판국에

나는 또 '짐만 싸는 여자'에 글을 올리고 있다.

불행히도 직속 상관께서 이 글을 보고야 말 터인데

자꾸 이럴거면 짐 싸서 나가라고나 하시지 않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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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와 격조했다면 뭔가 이유가 있기 마련.

친정식구들과의 여행계획이 날이 갈수록 여물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어른 일곱, 어린이 셋, 꼬맹이 하나.

아버지가게를 대신 지킬 오빠와, 이미 휴가를 써버린 둘째형부를 제외한

모두가 움직이는 대 프로젝트의 준비팀은 오직 나 하나였다.

 

여행지 1차 후보는 싱가포르.

친구가 있는 동안 꼭 한번 가야한다는 나의 염원에 온식구를 희생(?)시키는 좋은 계획이었다.

이미 한차례 다녀왔으며, 또 가려고 준비도 했었으니 가이드로도 손색이 없다.

그런~데, 저렴하다고 생각했던 sia holidays(싱가폴항공 에어텔)가 1~2월에는 15만원씩 인상.

나의 꿈은 아버지의 예산을 훌쩍 넘고야 만다.

 

2차 후보는 괌.

지난해 봄에 다녀온 큰언니가 온가족의 휴양/쇼핑을 위해 추천.

비행기값은 50만원대, 숙소는 콘도형으로 검색해놓고 목포에 전화를 걸었다.

"섬 하나에 뭐가 볼거 있다냐, 나는 한 나라를 느끼고 싶다야."

아버지의 꿈은 딸내미들의 기대를 훌쩍 넘고야 만다.

 

그렇게 돌고 돌아온 곳은 최종후보 방콕.

<아바지+오마니+언니+어린이2 / 나+집사람+큰언니+큰형부+어린이1+꼬맹이1>

온라인 예약은 9명이 한계라서 두 팀으로 나눠 검색에 들어갔다.

이집 저집 모두의 윤허를 받고 스케줄을 변경해서야 겨우 OK를 만든 뒤,

4인용 레지던스 몇채와 1일투어 업체를 두고

하루에도 출근길에 한번, 퇴근길에 한번 저울질을 하고 있으려니

갑작스럽게 당겨진 비행기표 결제시한.

 

나도 큰형부도 아직 휴가를 못 냈는데... 하며 결제시한 연장을 신청했다.

그런데 아차, 두건중 한건에만 요청을 해놓은 것이 화근.

시한에 맞춰 아버지팀 결제를 마치고 나서 보니

우리집과 큰언니네 표는 결제시한을 넘긴 게 되어있었다.

 

망설인 자의 최후는 장렬하였다.

나머지 팀은 재예약을 했지만 대기. 결제한 팀을 취소하면 장당 10만원과 여행사 수수료.

만약, 3주내로 대기가 풀리면 다행이지만, 아니라면...

세우자마자 빚더미 속에 주저앉고 마는,,,

재기발랄 쏘뎅투어의 종말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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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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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룩~

까치, 참새, 비둘기도 아닌 어느새...

놀다온 지 네달이나 지났습니다.

(가물치를 고아먹었나, 제주도 다녀온 것도 가물가물~)

 

올해는 친정이고 시댁이고 함께 여행을 가자시는데

겨울 휴가는 저 멀리서 들은 척도 안합니다.

밤은 깊어가고

사진만 뒤적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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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모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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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편지]커피 타임
입력: 2007년 11월 28일 17: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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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집 형님이 퇴원해서 놀러갔더니 커피 한 잔 들고 가랜다. 인스턴트 봉지 커피다. 아버지 목사님도 저 봉지 커피 애호가셨다. 하관식 때 무덤에 평소 읽으시던 성경책과 함께 커피 한봉다리 넣어드렸을 정도. 누나가 땅을 치며 울면서 “커피 쓰다. 프리마도 넣어드려라” 하자, 곁에 있던 조카 왈, “프리마도 같이 들어있는 건데?” 했다.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아무튼 아버지는 돌아가셔서도 커피와 함께….

어떤 할머니는 미국 사는 딸이 깨소금을 보내주어 먹고 계시는데 이후 도통 잠이 안온다고 했다. 한번 가져와 보시랬더니 갈아 만든 원두 커피였다. 할머니 죽을 뻔 보았지. 교회에 처음 부임했을 때 있었던 웃지 못할 일이었다. 교인 목숨까지 살린 기적의 목사가 바로 나였는데, 교인들은 치렁치렁한 옷을 걸치고 요상한 말투로 설교하면서 왕뻥에 구라로 먹고 사는 목사님에게 곁눈질을 자주 했다. 교회에선 좀 쇼를 해야 한다. 쇼를 해라 쇼를! 그러나 나는 체질이 아니어서….

난로 위에서 찰찰 끓은 주전자물이 아까워 커피를 한 잔 더. 그랬더니 잠이 안오네. 깨소금으로 알고 밥에 말아먹은 것도 아닌데….

〈글·그림|임의진 시인·목사〉

 

출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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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랬을 거다. 아랫집 형님한테 놀러갔다가 커피믹스를 보고 아버지 생각이 났더랬던 거다.

먹먹한 가슴으로 마셨던 그 커피 이야기를 요로코롬 풀어내는 4차원 목사.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언제는 노래도 한다면서, 그건 쑈가 아닌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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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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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접촉사고 후 왼쪽 목과 팔이 뻐근.

꼭 몸상태 때문만은 아닐게다.

여행매거진 이메일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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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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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입이 보챈다.

남들은 산에 오르고

내몸엔 살이 오른다.

아아 가을은 상승의 계절이었구나

 

천고마비...마비...마비...

바지가 쪼여서 다리에 마비가 온다.

이미 3벌과 생이별.

아아 가을은 이별의 계절이었구나

 

 

p.s. 신변의 변화 없음. 의심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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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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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짓인건 알지만 저도 모르게 그리고 말았어요.

이곳은 왓킨스 글렌이라는 주립공원.

마을버스를 타고 위쪽으로 올라가서 슬슬 걸어내려오면서

절경을 감상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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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카 숙식제공자들.

그들에 따르면 이곳이 동부의 그랜드캐년이라는데...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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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폭포까지 나름 재미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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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무지개도 가차없이 작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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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무시무시한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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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왓킨스 글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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