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생애 첫 미팅에 나갔습니다.

학창시절 무시무시한 과이름 덕분에 아직 경험이 없었다죠.

('공업화학섬유고분자화학공학과군'의 여학생과 누가 미팅을 하겠냐고요...)

점심 무렵 친구에게 전화가 왔는데 저녁에 자기를 위해 시간좀 내달래요.

좋다고 했더니 그게...

자기가 주선한 미팅이 펑크나게 생겼다며 '땜빵' 좀 해달라는 거였어요.




홍대지하철역 앞 8시.

친구는 한명은 늦게 올 거고 한명은 못 구했다면서 

"원래 멤버인척 해줘야해, 그리고 직업같은 건 밝히지 않도록 하자"

고 하더군요.




약속장소는 ㅋㅌㅂ 호프.

가보니 남자 두 분이 계셨고, 조금있으니 한분 또 한분 오셨어요.

그런데 네번째 남자는 나머지 사람들에게 의외였던듯.

다른 사람이 오기로 되어있는데 잘못 불렀다나?

결국 다 모이니 남자 다섯, 여자 셋이더군요.




남자측 주선자는 대화중에 '사회부장'이라는 말이 튀어나와서 짐작했지만

타사 기자였구요.

나중에 제 친구가 제 직업을 불어버리자

동종업계라며 당황하시더군요.

나머지 사람들은 대충 학교 선후배인듯 했는데

네번째남자가 오버하면 나머지 사람이 때려잡는 구도였어요.

(저도 때려잡으면서 놀았죠)




중간에 제 친구가 문제를 냈어요.

"스머프가 어느나라 출신인 줄 알아요?"

제가 "북유럽인 것 같은데" 했더니

추측이 난무하는 와중에

어떤 남자분이

"스위스" 이러는 거에요.




조금 있다가 서유럽이라는 힌트가 나와서

제가 또 "베네룩스 중에 있는 거 아냐?" 이랬더니

아까 그 남자분이

"베네룩스 4국?" 하시더군요.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스위스라고 주장.

고등학교 때 지리 선택했다면서 이런 답변을...

스위스를 아무리 사랑해도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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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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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집안 고무나무가 깜빡거렸다.

1년동안 신발장 서랍 속에서 먼지만 살찌우다가 외출한 전구에

까진 무릎 위로 과산화수소향을 풍기며 얹힐 운명이었던 솜덩어리.

그것만으로 좋았다.

별모양 장난감도, 지팡이모양 사탕도, 선물상자도 없었지만

밤중에 화장실가다 말고 추운 마루에 앉아서

깜빡이는 고무나무를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았다.




크리스마스의 아침이 밝아오면 머리맡을 더듬곤 했다.

뭔가 손에 걸리면 안심.

그렇지만 1년전에도 2년전에도 밀크캬라멜이었다.

왜 산타할아버지는 우리집 아이들에게 밀크캬라멜만 주시는 걸까?

(아참, 작은언니인지 오빠인지는 땅콩캬라멜인 적도 있던가)





그래서 한번 양말을 걸어보기로 했다.

혹시 아나,

선물 놓을 장소가 다르면 다른걸 주실지.

빨간 양말이 없어서 엄마 양말을 걸까 하다가

일부러 큰거 걸어놨다고 오해받을까봐 내양말을 걸었다.




눈이 떠졌다. 아직 아침이 오려면 멀었나본데.

양말 겉을 살짝 만져봤다. 약간 실망이다.




또 눈이 떠졌다. 아직일까?

양말 속까지 더듬어봤다.

없다.

산타할아버지는 우리집부터 좀 왔다 가시면 안되는 걸까?

나는 일찍 일어나는데...




앗, 이런 해가 떠버렸다.

양말, 양말...

없다.

이럴수가.

눈물이 나려는데 머리맡에

또 밀크캬라멜이 있다.




너무해요, 산타할아버지.

왜 양말에 안 넣어줬어!!!

울어버렸다.




다음해부터 양말을 걸지 않았다.

그리고 몇해 지나지않아 캬라멜조차 끊겼다.




나중에 알았는데 밀크캬라멜은 아빠가 좋아하는 과자였다.

우리도 좋아하는 줄 아셨나보다.

나는 나중에 내아이의 양말에 삼겹살을 넣어줘야 하는건가?

음... 난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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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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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토요일, 목포에서 사촌의 결혼식이 있던 날입니다.

'일요일은 일하는 날' 이어서 KTX 왕복을 마음먹었지요.

아침 8시 35분,

큰언니, 작은언니, 조카, 그리고 저. 4명의 여성은

순방향 좌석에 나란히 한줄로 앉았습니다.



한참 졸거니 수다떨거니 하며 가고있는데

저 앞쪽 테이블 좌석 사람들이 무지 떠들어요.

게다가 과자수레가 지나갈 때마다 붙잡고는

과자에 오징어에 맥주에...

자꾸 사대는 거에요.

"돈 많네"...

부러웠습니다.



결혼식을 마치고

아버지가 장만하신 접시 맛을 좀 본뒤 (스**라잎)

엄마가 장만하신 저녁밥 맛을 만끽하고 (아 또먹고싶다)

다시 8시 40분 KTX를 타러 목포역에 갔습니다.



그런데 두둥...

"10월 15일부터 KTX 4인좌석 37.5% 할인"

이런 플래카드가 걸려있더군요.

그러자 아까 내려가는 길에 작은언니가

"네명이면 할인이라던데" 했던 말이 떠올랐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물어봤더니

가운데 순방향과 역방향이 마주보는 테이블좌석을

한세트로 10만원가량에 판매하더군요.

1명이 앉건 4명이 앉건 마찬가지래요.

(참고로 정방향 4좌석은 16만원이 넘습니다)



아까 그 군것질 패밀리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

6만원이나 아꼈으니 자꾸자꾸 사먹어도 남는 장사.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몹시 속이 쓰렸습니다.

하지만 올라가는 차비에서 아낀 것만이라도 다행이라며

우리도 이것저것 사먹었습니다.

그리고 텅텅 비어있던 역방향 좌석에서 뻗어자면서 올라왔어요.



다음날까지 허리가 뻐근하도록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KTX.

기왕이면 싸게 타야겠습니다.

누군가 KTF 어쩌고 저쩌고만 해도 어제의 KTX를 떠올리며

다시한번 되뇌입니다.

"비수기엔 KTX 테이블석. 무려 6만원의 간식비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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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유부녀 동기 한명이 옆자리로 이사왔어요.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집에도 같이 가고

(그녀는 양천구민, 나는 강서구민)

단둘이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영화도 봤지요.




그런데...

그녀의 남편에게 우리의 관계는 불륜이었나봐요.

그녀가 "소정이랑 같이 지하철타고 가고있는데.." 했더니

"흥~ 조형사 아냐?" 하더랍니다.




영화 <주홍글씨>를 보신 분들은 알 거에요.

조형사가 누구인지, 어떤 의미인지...

이미 그녀의 휴대폰에는 제이름이 조형사로 되어있다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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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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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를 많이 탑니다.

겨울이 힘들어서 

따뜻한 나라에서 살고싶다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합니다.

더위도 많이 탑니다.

여름에는 어디 시원한 나라 없냐고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남들 봄타고 가을 탈때는 잠잠할까,

천만에. 새싹보고 한숨쉬고 낙엽보고 눈물짓습니다.

그러고보니 사철 탑니다.

사철탕은 잘 안먹지만... 아, 상관없군요




어쨌건 오늘도 중무장을 하고 출근했습니다.

블로그친구 한분은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 인사를 건내시다가

"앗, 그문제는 걱정 안해도 되겠군요" 하시더랍니다.

하지만 중무장을 아무리 해도 이불속에 있는 것만 못하죠. 오호호~




요즘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쓸데없이 책이나 읽다 다시 잠들곤 하는데

엄마가 보내주신 양털이불 덕분이에요.

추위때문에 애써 다시 잠들어야 했던 시간을 즐길 수가 있군요.

이젠 밤이 두렵지 않아요. 오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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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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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홍대앞을 들르려고 버스를 탔습니다.

맨 앞자리에 앉아 멍하니 가고 있는데 뒤에서 웅성웅성.



"기사양반, 여기 소매치기 잡았소"

"보이소, 아니라예. 내꺼라예"

"어허~ 이양반, 이 분홍지갑이 당신거여? 아가씨것 같은데..."



앞뒤에서 두명이 112에 신고를 했고

버스는 뒷문을 열지않고 합정역까지 직행했습니다.

바쁜사람 몇이 앞문으로 내린 것 빼고는

경찰이 올 때까지 전원 스탠바이.



10분정도 지체하니 상황종료.

소매치기는 40대후반~50대초반의 건장한 아저씨였고

외모나 옷차림도 그럭저럭 갖춘 사람이었습니다.

소매치기를 잡고있던 아저씨와 지갑을 잃었다 되찾은 아주머니는

경찰서로 따라갔다지요.



이때 뒷자리 아주머니 말씀이 재미있었어요.

"어제도 버스에서 도둑 잡는 걸 봤어.

어떤 아가씨가 요전번에 20만원을 도둑맞았나봐

그래서 다음날부터 10원짜리 동전 150개를 지갑에 넣고

지갑을 안 잠그고 가방도 열어둔채로 들고 다녔는데

저런 양반이 그걸 빼가다가 와르르~ 무너진거야..."



연이틀 소매치기 잡는 걸 보신 거죠.

그만큼 세상살기 힘들어 도둑질로 빠져든 사람이 많은 건지,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p.s. 버스 앞문으로 먼저 내리던 분들에게 사람들이 물었지요.

"젊은 놈이여?"

"아니요, 어른이여 어른"

소매치기는 젊다... 이것도 편견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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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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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십니까.

마취하고 칼로 째고 궁예가 되어 나타났던 그 날을...



다음날 안대를 떼어내고 광명을 찾았을 때만 해도 정말 즐거웠습니다.

며칠간 약먹고 주사맞고

눈 밑이 붉으죽죽하게 부어있었어도 마냥 좋았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다래끼의 흔적이 남아있더군요.

아니 흔적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다시 태어났다는 듯 당당한 모습이었죠.



ㅅ안과에 다시 찾아갔더니 원장이

'고름을 싸고 있던 캡슐(막)이 굳어있는 듯하다.

약으로 녹여서 흡수시키는 걸 시도해보고 안되면 한번 더 째자' 하더군요.



그래서 한 3일을 약을 먹고 상황을 두고보는데

아에 예전보다 더 곪더군요.



다시 병원에 다시 찾아갔더니

예전에 칼들었던 그 의사가 "새로 생겼네요" 하네요.

아니, 그자리에 그대로 남아있다가 곪더라...하니

마구 화를 내더군요.

오라는 만큼 병원을 안왔다는둥...



그래서 원장이 한 이야기를 꺼내니

"그럼 내일 와서 원장님한테 째세요" 하며 배째라더군요.



열받아서 다른 병원으로 갔습니다.

또다시 안대할 생각을 하니 아주 마음이 무거웠지요.

그런데...

No 마취, No 안대.

바늘 들고와서 그냥 두번쯤 짜더니 이틀 약먹고 약만 바르래요.



바로 다음날 아침. 확 가라앉은 눈두덩이를 보고 놀랐습니다.

대놓고 짜버리는게 아프긴 무지 아팠습니다만

회복속도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자연분만과 제왕절개의 차이. 

고름을 자연분만해보고서야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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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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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전

"드르륵"  - 요즘은 따르릉이 아님.

오빠였다.

"엄마가 두꺼운 이불 하나 사서 보낸다는데...
 
얇은 이불 두개 덮다가 하나 떨어뜨리면 춥다고."

"됐다고 해.

두개 덮으면 속에 공기층이 있어서 보온메리처럼 따뜻해."



오늘 오후4시

"드르륵"

이번엔 아빠였다.

"엄마가 오리털 파카를 사서 보낸다고... 너 있냐"

"춥다고 그러시나? 원래도 있는데 하나 또 샀어요"

"엥? 샀어?"

"네, 어제도 입었는데"

"아, 파카가 아니라 이불이다."

"이불? 아 됐어요. 언니네도 두꺼운 거 있는데 뭐."



오늘 오후5시

"드르륵"

드디어 엄마.

"소정아, 홈쇼핑에서 오리털이불을 파는데..."

"ㅡㅡ; 엄마, 진짜 안추워요."

"내가 가서 자보니 어깨가 시리던데...

올겨울 기름값이 올라서 너네 언니 난방도 많이 못할거야.

오리털이 싫으면 양털이불이라도 보낼까"

"엄마, 침대 안에 양털 깔려있대요. 바닥보다 안추워."

...



오리털이 빠지면 기분나쁘다는둥,

양털이불 두갠데 하나는 오빠 덮고 하나 보내면 된다는둥,

한참 실랑이 끝에 추우면 전화하기로.



아아, 엄마는

내가 내생각만 하고 있는 이 계절에도

10년도 넘게 밖에서 살아온 딸을 걱정하고 계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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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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