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맞고 깨어나보니 지뢰 위에 누워 있네...

똥 싸고 깔고 앉은 모습을 전 세계가 생중계로 지켜보고 있다니...

(이 표현이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제목으로 기사가 나왔어요)



기사를 보자마자 정말 보고싶었던 영화.

그러나 글쓰기는 망설였던 영화.

껄껄 웃음이 나오지만 사실적인 영화.

조금은 지루했지만 

일련의 상황을 보면서 세상의 비정함을 가슴깊이 느끼게되는 영화.




그들의 다툼은 어쩔수없이 민족을 대변했고, 총에 의해 정답이 바뀌었으며





신의 장난같던 그의 운명은 결국은 인간의 장난에서 비롯해서

그 누구도 끝낼수없는 고통이 되어버렸으며




유엔도 언론도 너무나 적나라하게 남일 보듯 했던 보스니아 내전.




마지막에 높으신 분의 마지막 한마디가 뒷통수를 쳤다.

"양쪽 모두에게 상대방이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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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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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뒝: 저... 저기요~

하나, 앨리스: 네? 누구세요?






<하나와 앨리스>

이 영화를 보려고 2주를 별렀습니다.

간판 내릴까봐 조마조마 했지요.




흐뭇한 우정,

산뜻한 3각관계,

그리고 가슴떨리는 교복 작렬~ (끄아아~ 만인의 로망이어라)





그녀들 사이에 잠시 한 남자가 끼어듭니다.

(잠시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어요. 누가 아나요, 어찌될지)



줄거리에는 꽃미남이라고 나오지만 글쎄요.

전형적인 일본남자 키에 (작아요, 작아)

체구도 왜소하고 (나같은 '어깨'에겐 안돼)

만담을 줄줄 외고 다니질 않나

책에 한눈 팔다가 어디 부딛히질 않나

다른사람에게 끌려다니질 않나... 맹~한 남자에요. 







셋이 바닷가에 피크닉가서 먹는 음식이 아주 독특하더군요.

우유와 미소시루(된장국)가 한꺼번에 생각난다니

한번쯤 만들어보고 싶네요.

그런데 누가 먹어줄까 몰라... 안그래도 기형적인 손구조...





앨리스 (아리스가와)역 아오이 유우.

특별히 일본인스러운 마스크는 아닌 것 같아요.

긴머리 때문인지 <인도차이나>의 린당팜도 생각나고

길거리에서 보면 그냥 한국사람이라고 생각할것도 같아요.




속없는 엄마 다독이며 어른스러운 척해도

속으로는 아버지가 그리운 아이.

영화를 보면서 점점

그녀를 보면 가슴이 뛴다는 미야모토와 공감하고

'하나'를 미워하게 되더군요.

(그러나 실은...앨리스가 더 예뻐서일지도 모름.)




인터넷용 단편들을 찍었다가 장편으로 묶었다죠.

단편에선 한사람의 시선만 나온다던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처럼 단편 네조각으로 쪼갤 수는 없지만

그래도 신기하다고 생각했어요. 




보면서 왠지 마음이 가벼워지고,

극장문을 나서면 산뜻한 봄날일것만 같은 영화.

마음도 춥고 몸도 춥다면 한번 보셔도 좋겠네요.




p.s.

특히 스트레스 푸는 독특한 방법이 필요하시다면 꼭 보세요.

무지 황당하지만 한번 해보고 싶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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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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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저녁 친구에게서 문자메시지가 왔습니다.

"내일 기타노 다케시 영화 안볼래?"

영화 이름이 뭔지도 모르고 오늘 약속장소에 나갔습니다. 






새로 개봉하는 영화의 시사회인가 생각했는데 영화가 너무 옛스러운 거에요.

찾아보니 91년에 만들었군요. 초기작 중 하나랍니다.

8월에 개봉도 했다고 나오는데 어디서 했나 모르겠어요.




주인공이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다보니 참 느리고 조용한 영화입니다.

영화음악이 <히사이시 조>라는데 상당히 반복적이고 튀지않는 음악입니다.

어딘가 보니 '미니멀'하다는 표현을 썼더군요.




충격적 결말마저 조용합니다.

코믹한 캐릭터가 많아서 하품나올만큼 지루한 것도 아닌데

끝나고 나면 생각보다 러닝타임이 짧구나 하며 놀랍니다.




그 여름, 그의 인생은 조용히 빛났구나... 생각하면서

이 겨울을 빛낼 수 있을까 다짐합니다.

(빚이나 안내면 다행입니다만...)




그나저나 오늘 함께 간 친구를 소개해야지요.

고등학교/대학교 친구이며,

예전에 삼계탕 때문에 

서로 인내심테스트를 해버렸던 사건의 주인공입니다.

(관련글 원본 참조)




오늘도 역시나 "피카디리 앞에서 보자"고 해놓고

지하에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한참 밖에 있다가 그나마 통화를 시도한게 다행이죠.





p.s.

지지난주에 그녀의 생일이 있었는데

그날 저는 '문어발식 친구관리'의 진수를 맛보았습니다.

멤버가 아주 다채로웠는데

일단 저는 고등학교/대학교 친구, 다른 한명은 대학 과동기,

두명은 암참(미상공회의소) 인턴시절 동기와 선배,

한명은 암참 동기의 지인, 또 한명은 그 지인의 친구,

다른 한명은 영국문화원에서 같이 수업들었다는 중국인유학생...



그런데 대화의 불똥이 혈액형으로 톡 튀더니

그녀가 마구 열변을 토했어요.

그래서 "너는 무슨 형인데?" 했더니

아니 10년넘게 알고지내면서 자기 혈액형을 모르냐며

"소정이 너는 A형이잖아" 하더군요.



저의 진짜 혈액형은 나중에 그친구가 다른 언니에게

"AB형이 진짜 이상하잖아요" 할 때

그언니와 내가 동시에 분개하면서 밝혀졌는데

그녀는 계속 "아닌데, 니가 AB형일리가 없는데..." 하더랍니다.



왜 안 믿을까요, 내 피를... 나의 초록색 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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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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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큐브에서 <비포 선셋>보려는데 두 청년이 말을 걸어왔어요.

"누구세요?"

순간 "펑~ "하고 폭죽을 터뜨리며 달리는 오토바이가

먼지나는 벌판을 달려

제 가슴 속으로 들어왔어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체 게바라'가 아직 '에르네스토 게바라'이던 시절에

남미대륙 종단여행을 떠났던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그의 여행을 따라가면서 순서대로 찍었다고 해요.

마치 그대로 따라오라는듯.

순박한 사람들이 흑백사진처럼 가만히 서서

(ㅍ탈취제 선전처럼 사람들은 멈춰있고 말과 케이블카는 움직여요.)

그의 눈 속에 새겨질 때

우리 기억 속에도 아주 깊이 자리를 잡나봐요.

남미는 직항도 없고 참 먼 곳인데,

그 힘들다는 쿠스코~마추픽추 트래킹을 

'여행 소망상자'에 넣어두게 하는군요.



아들을 걱정하면서 계속 여행을 말리다가

떠나는 날엔 "나도 꿈꾸었던 여행이다"라며

아들을 껴안아주던 아버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망가진 오토바이를 떠나보내던 서른살 청년의 눈물도 기억에 남구요.




영화는 도입부에서

영웅이 아닌 평범한 두 청년의 이야기라고 설명하지만

사실 이 사진의 구도처럼 잘생긴 청년의 변화에 무게가 쏠립니다.

저 뒷청년은 이 역할을 위해서 8킬로그램인가를 찌웠는데

실제로 체 게바라의 친척이라지요.



잘은 모르겠지만

그의 비극적 최후를 알기에

그의 너무 솔직한 품성이, 빛나는 젊음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오는 듯합니다.



그의 얼굴을 새긴 티셔츠와 책이 잘 팔린다고들 할 때 전,

쓸데없는 반감으로 거부해왔는데

영화를 보고나선 이젠 도저히 참을 수 없군요.

다늦게지만 빠알간 <체 게바라 평전>이라도 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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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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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다음 내용이 설명하는 영화는?



흥행 보증수표였다가 시나리오 열심히 튕기면서 너무 오래 놀아버렸던 한석규와

단편영화 <호모 비디오쿠스>로 천재 소리를 듣던 변혁감독의 만남.

부산영화제 폐막작.



1. 다홍치마  2. 주홍치마  3. 다홍글씨  4. 주홍글씨


(힌트: 혹시 정말 모르시겠다면 글 제목이나 아래 포스터를 보셈)







부산영화제에서도 그렇고 개봉전 시사회에서도 평이 좋았던 편이라서 기대가 컸습니다.

(그러고보니 부산영화제 개막작이던 <2046>을 지나쳤군요. 내사랑 기무타쿠를... 잊었네요.)

게다가 주변 선배의 추천도 있었어요.




보고난 느낌은 아쉽게도 '용두사미'.

중간까지는 좋았는데 뒤로 가면서 힘이 달리는 것 같더군요.




욕심의 끝은 파멸... 공감이 가긴 하지만

파멸로 이르는 계기가 너무 우스울만큼 황당하고

그 며칠이 너무 길게 느껴져서 조금 지루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반전이라는 게 있긴 한데 그닥 충격적이지가 않아요.

구성 자체는 빈틈이 없는데도 2% 모자란 느낌.




배우들의 연기는 흠잡을 데 없다고 생각해요.

무대에 서는 재즈싱어라고 하기엔 좀 부족하다 싶지만, 이은주의 노래도 들을만했고

(사견이지만 <누구나 비밀은 있다>에서 김효진의 목소리가 재즈에 더 어울리는듯)

장한나를 흉내낸듯한 엄지원의 첼로 연주도 자연스럽더군요.

성현아의 누드야, 경험자라서 그런지 뭐... 상당히 매끄러웠지요.








전엔 성우출신인 한석규의 목소리가 참 좋았었는데

캐릭터 탓인지 느끼하고 비굴하게 들리더군요.

한석규가 부른 '8월의 크리스마스'를 정말 즐겨 듣는데 말이죠,

이 영화에서 '파체파체...' 할때는 뭐랄까, 거부감이 확 들더군요.

그게 연기를 잘했다는 뜻이 되겠지만

가끔은 오히려 이은주 목소리에 묻힌다는 생각도 들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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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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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이었는지 수요일이었는지 가물가물한데요. 

<조제, 호랑이, 물고기들>을 봤습니다.

영화담당에서 정치부 복귀하신 (줄 알았더니 느닷없이 국제부 야근을 하고계셨던)

ㅇ모선배(지난번에 이름도 써버렸으면서)가 열렬히 추천하셨던 바로 그 영화.







조제는 여주인공의 이름. (본명은 미와꼬였던가... 무슨 꼬였는데... 꼬인다...)

사강의 소설에 나온다는군요.

호랑이는 동물원 철창안에서,

물고기들은 호텔방 안에서 놀고 있었어요.







조제는 "이랬어야~ 저랬어야~" 처럼 들리는 오사카 사투리를 써요.

나이도 어린 것이 목소리도 할머니처럼 쫙 깔아서, 무섭다가 귀엽다가 했어요.

여주인공 이케와키 치즈루는 '귀여운 배우하면 떠올리게 되는 이름'이라고 들은 적이 있는듯.




남주인공 츠마부키 사토시는 <워터 보이즈> 시절에 비해 많이 어른스러워졌어요.

그래서 영화가 생각보다 야하더군요.

세 여자와 베드신. 대단합니다.






남주인공이 바람둥이냐 아니냐를 놓고 고민하게 되는데요.

일단 감정없이 함께 잠자리 날아다니는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자기에게 호감이 있는듯한 이쁜 여자도 마다하지 않았고

또 조제를 만나고...

세다보니 바람둥이로군요. (이런... 얼굴값!)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대학 신입생환영회에서 남주인공이 SM변태청년을 때리던 장면.

(때리는 장면이 좋았다고 써놓으니 저또한 변태같군요.)

술취한 남주인공이 웃으면서 내뱉었던 슬픈 한마디 "힘들게 잊었는데..."

바람둥이에게도 순정은 있는... 거죠?





p.s.1

이 영화 몇군데 밖에 안하는데요. 

두번 세번 보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p.s.2

공식홈피 게시판에 이러저러하게 감상을 써놓은 사람들 중에는

남녀주인공의 베드신이 싫었다고 하신 분들이 있어요.

남자가 바람둥이 같아서인지...


p.s.3

변태청년 외에 또다른 변태가 나오는데요.

일본에 변태가 많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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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폴' 선셋

폐기/movie以樂 2004. 10. 28. 19:39
해질무렵,

일명 '두근두근 체인지'... 

인사이동 발표가 있었습니다.



며칠전부터 (저희가 아빠라고 부르는) 팀장께서

본지편집쪽으로 (저는 섹션편집팀) 이동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되었어요.

그래서 어제 저녁 돈모아서 '빈폴' 남방을 선물했는데

(빈폴 남방에 선이 세게 그어지면 '빈폴 선셋')

인사 방을 봤더니 이름이 없네요. 

어제 농담으로 방 안붙으면 남방 내놓으시라고 했는데...

(밤에 들어보니 편집부는 자체적으로 인사를 내야하는 모양이네요. 결국 아버지는 가시나봐요.)



그보다 가슴철렁한 일은 그녀를 잃었다는 것.

가끔 점심도 또 저녁도 함께 먹고, 별다방이나 콩다방 혹은 이마다방에 가서 책도 보던 친구.

가끔 '동료 최모기자'로 등장했던 나의 그녀를, 사회부에 빼앗겼습니다.



일끝내고 몰래 '비포 선셋'을 보고온 사이.

그녀없는 세상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린, 연락처도 알고 있고 같은 서울에 살고 있지만

막연히 오늘부터 6개월 후 콩다방에서 보자고 해도 엇갈릴지 몰라요.

우연히 경찰서 앞에서 그녀와 마주친다면, 아마 나는 그녀에게 노래를 불러주겠지요.



앗, 아니다. 생각해보니 난,

그녀의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르기로 했어요.





정치부로 떠나가는 이용욱선배는 이영화를 보고 "좀 추해졌어" 라고 했지만

저는 휴우~ 다행이다... 생각했어요.

많이 변했지만, 나이들고 삶에 찌들었지만

그래도 서로를 소중함으로 기억하고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아니 그날밤을 그리워하면서 살아오지 않았더라면 

아마 배신감을 느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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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편집국장 임명동의투표함을 열었던 날이었지요.

(투표관리위원이었답니다. 음으하하~ 역시 '관리'는 체질이 아니었어요. 공무원 안되길 다행.)

당연히 술자리가 있지않을까 생각(혹은 기대)했지만 아무도 저를 부르지 않더군요.

냉큼 혼자 영화표를 끊었습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세중사, 세중사 하기에 잠시 전쟁영화인지 고민했던...

(이건 사실 농담. 전쟁 이야기가 아에 없는 것은 아닙니다.

사진관 아저씨가 전쟁 나갔다 와서 사랑하는 여인을 놓친 이야기를 하죠.)



제가 영화의 이름을 다시 붙인다면, 일본판 <소나기... 그후> 라고 하겠습니다.

이옷 입혀 묻어줘, 나 업어줬던 애랑 같이 묻어줘...에 필적하는

"나, 울룰루에 뿌려줘..."

(물론 대사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기억 못하죠. 당연히.)




윤은혜를 살짝 닮은 여자아이와 어른배우와 상당히 닮은 남자아이.

어린 것들이, 정말 마음깊이도 사랑하더군요.

무균실 벽에 갖다대고 보여주는 종이 한장의 감동이란...

내가 나이를 헛먹었구나 하게 만들었습니다.



29호 태풍이 일본 전역을 강타하는 어느날. 잊었던 십몇년전의 과거와 조우하는 두사람.

남자주인공 오사와 타카오는 무슨 드라마에서 본듯한데 잘 모르겠구요.

여자주인공 시바사키 코우는 사실 주인공이라 하기에 비중이 작더군요.




시바사키 코우는 영화 <Go>에서 처음 봤는데

"아니 이렇게 섹쉬한 여인이..."하며 침을 흘렸습니다.



그러다 <배틀 로얄>을 보고나니

"아니 이렇게 무서운 여인이..." 오오오 사악함 그 자체였습니다.



이후 <환생>이나 드라마들에서 보는 그녀는 왠지 조금 우울하거나 나약한...

얼굴도 예전처럼 예쁘단 생각이 안들더군요.



이번에도 그다지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그녀도 이제 늙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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