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큐브에서 <비포 선셋>보려는데 두 청년이 말을 걸어왔어요.
"누구세요?"
순간 "펑~ "하고 폭죽을 터뜨리며 달리는 오토바이가
먼지나는 벌판을 달려
제 가슴 속으로 들어왔어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체 게바라'가 아직 '에르네스토 게바라'이던 시절에
남미대륙 종단여행을 떠났던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그의 여행을 따라가면서 순서대로 찍었다고 해요.
마치 그대로 따라오라는듯.
순박한 사람들이 흑백사진처럼 가만히 서서
(ㅍ탈취제 선전처럼 사람들은 멈춰있고 말과 케이블카는 움직여요.)
그의 눈 속에 새겨질 때
우리 기억 속에도 아주 깊이 자리를 잡나봐요.
남미는 직항도 없고 참 먼 곳인데,
그 힘들다는 쿠스코~마추픽추 트래킹을
'여행 소망상자'에 넣어두게 하는군요.
아들을 걱정하면서 계속 여행을 말리다가
떠나는 날엔 "나도 꿈꾸었던 여행이다"라며
아들을 껴안아주던 아버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망가진 오토바이를 떠나보내던 서른살 청년의 눈물도 기억에 남구요.
영화는 도입부에서
영웅이 아닌 평범한 두 청년의 이야기라고 설명하지만
사실 이 사진의 구도처럼 잘생긴 청년의 변화에 무게가 쏠립니다.
저 뒷청년은 이 역할을 위해서 8킬로그램인가를 찌웠는데
실제로 체 게바라의 친척이라지요.
잘은 모르겠지만
그의 비극적 최후를 알기에
그의 너무 솔직한 품성이, 빛나는 젊음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오는 듯합니다.
그의 얼굴을 새긴 티셔츠와 책이 잘 팔린다고들 할 때 전,
쓸데없는 반감으로 거부해왔는데
영화를 보고나선 이젠 도저히 참을 수 없군요.
다늦게지만 빠알간 <체 게바라 평전>이라도 사야겠습니다.
'폐기 > movie以樂'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귀신집 아이 하나와 토끼를 잃어버린 앨리스 (9) | 2004.12.03 |
---|---|
피카디리의 중심에서 "어디야" 를 외치다 (13) | 2004.11.18 |
아글씨, 주홍글씨~ (13) | 2004.11.07 |
조제합니다, 호랑이고약 그리고 물고기들기름... (11) | 2004.11.06 |
'빈폴' 선셋 (18) | 2004.10.28 |
WRITTEN BY
-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