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 몬스터>에 관해 쓰려다 말고 극장에 다녀왔습니다.

지난해말 개봉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

히사이시 조의 ost에 전율하며 눈물 찔끔거리다 

성질 급하게 어둠의 채널을 통해 미리 한번 봤었지요.




다시 보아도 역시 느낌은 좋아요.

자욱했던 안개가 걷히면 

뽕뽕 김을 내뱉으며 씰룩씰룩 언덕을 오르는 성,






왈츠풍 음악에 맞춰 하늘을 날으는 하울과 소피.

게다가 프라하나 하이델베르크가 떠오르는 풍경도 멋지구요.






총천연색 장난감들로 꾸며진 하울의 방도 좋았습니다.






물론 모자쓰면 난장이 수염노인이 되는 귀여운 꼬마 마르크르와

잘 짖지도 못하고 기침만 하는 늙은 개 힌 등

캐릭터 들도 귀여웠지요.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지켜야할 것이 생겼으니까. 바로 너야" 라던지

"마음은 원래 무거운거야" 같은 대사도 멋지구요.

키무라 타쿠야의 목소리도 좋았지요. (싫어하는 분들도 있다지만)




그러나...

처음에 이해 안간 스토리, 다시 보아도 이해가 갈똥말똥...

특히 소피가 이대로 있을 수 없다며 식구들 다 챙겨 집나가서

멀쩡한 성 무너뜨린 장면부터 꼬이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그랬다가 다시 들어가는 건 뭔지...




영화는 하울의 비밀에 대해서도, 전쟁에 대해서도,

소피에게 걸린 저주는 어떻게 풀리는 지에 대해서도

거의 설명이 없는데요.




원작에 대해 누군가 적어놓은 글을 보니

원래는 설리만이 황야의 마녀에게 당해서 죽게되고

이웃나라 왕자는 설리만을 구하러 갔다가 마법에 걸리는 거였대요.




게다가 하울과 가르슈파의 관계는

하울이 우연히

하늘에서 떨어진 별똥별 같은 가르슈파를 받았는데

그대로 두면 사라질 운명이어서

자신의 심장을 주고 계약을 맺었는데

악마의 계약인지라 서로 점점 사악해진 것이었다나 어쨌다나...




그러니까 열심히 이해하자면

소피는 하울을 구할 힘을 가지고 태어난 구원자인가봐요.

생뚱맞은 문을 통해 하울의 과거를 만나 "기다려" 했더니

현재의 하울이 문밖에 기다리고 있는 게 이상했는데

<해리포터>나 <백 투더 퓨처> 식으로 말하면 

하울과 가르슈파는 과거에 소피를 본 적이 있는 거고,

가르슈파가 소피의 명령을 듣고 요리를 하고

물을 끼얹어도 사라지지 않았으며

하울과의 계약관계를 끝내도 살아있었던 이유도

그렇게 설명할 수 있는가 모르겠어요.

그래서 소피는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해 하울을 구하고

별빛 머리로 남아버린 것인지도...




원작과 달리

매우 무서운 줄 알았던 황야의 마녀는 허수였고,

하울을 압박하는 존재는 설리만인데요,

뭐때메 한 전쟁인지 설명도 없이 심술만 부리다

바보같은 전쟁을 끝낼 때가 왔다고 하는 것도 좀 꺼림칙하죠.




원작에는 전쟁이 안나온다는데요.

전쟁의 원인은 혹시

키스 남발로 인해 마법이 풀려

서커스하던 사람인양 나뭇대기를 타고 뛰어가는 

이웃나라 왕자의 실종 때문이었을까요?

그럼 이웃나라 왕자에게 저주를 건 것은 누구였을까요?

혹시 '전쟁광' 설리만?




여기저기 설명이 모자란 것은

원작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는 데에서 오는 한계겠지만

완성도 면에서는 <센과 치히로>보다 못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묘하게 가슴은 더 떨리거든요.

역시...

로맨스 때문일까요?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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