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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꿈에 지난해에 결혼한 고등학교 동창 남자아이가 나왔습니다. 처음엔 저희 부모님의 말씀을 통해 등장해요.

"**가 눈물이 그렁그렁해서는 우리랑 같이 내려가면 안되냐고 하더라. 표가 두장밖에 없다고 했는데 여비가 없었던 것 아닌가 몰라."

꿈의 특성상 제 눈엔 그아이의 얼굴이 보이죠. 그 표정은 마치 슈렉에서 그 고양이가 상냥하게 눈을 껌뻑이는 표정이나 경향신문 만화섹션 Fun <습지생태보고서>에 나오는 녹용이가 처량한듯 사기치는 얼굴과 같았어요.


그러던 그아이 제앞에 직접 나타났네요.
"소정아, 참 미안해. 내가 말이야 그러려고 한게 아닌데..."

결혼생활이 힘든가, 왜 나한테 와서 이럴까 하는데 갑자기 걔가 그럽니다.
"너 비밀번호 모두 똑같더구나."

헉~! 그친구가 건네주는 수첩같은 종이뭉치들은 저의 통장이었어요. 통장이 왜 수첩같은지 생각하기 이전에 거기엔 거칠게 깎은 연필로 쓴듯한 글씨들을 발견한 저는 숨이 넘어가려 했어요.


0, 0, 0 ...



놀라서 일어났죠.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꿈을 해석해보았어요.
친구가 몰래 통장 속 돈을 인출해가다... 어째 익숙한 설정이에요. 뭘까, 뭘까, 어디서 봤을까.

그런데 아앗!!!

풀하우스였습니다.
주인공 지은이 친구 동혁(맞나요?)이 부부에게 집과 통장까지 온통 털리는 것이 드라마의 시작이 아니었던가요.

송혜교 이쁘다고, 비 귀엽다고 미쳐서 보더니 이럴 줄 알았습니다.
스스로 풀하우스의 주인공이 되려, 친구를 나쁜놈 만들고 말았습니다.

어헝헝~


<<사진은 풀이 많다는 '풀하우스'의 이미지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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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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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가 남겠는데요?"

집근처 가정의원에서 그렇게 말했습니다. 의사가 싱글싱글 웃었어요. 그래서 저도 생글생글 웃으며 돌아와 언니에게 "흉터가 좀 남는대. 내가 다리로 먹고살 것도 아닌데 뭐 어때. 어허허~" 했었죠.

그런데 어제 저녁. 환부가 간지러워서 퇴근길에 들른 ㅇㅈㅎ피부과의 의사가 잔뜩 찡그리며 말하더군요.

"이런! 흉터가 남겠는데욥!!!"

순간 저의 마음은 무너져내렸습니다. 약국에서마저 다치자마자 항생제를 먹었으면 지금처럼 덧나지 않았을거라 하니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합니다.



"Fire Burn, Fire Burn" 영어가 통하지 않아 대충 "베트남 굿" 하는 소리를 듣고 신비의 약초마냥 이상한 식물이 그려진 약만 사서 발랐던 게 억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베트남도 처방전을 받아야 항생제를 살 수 있다면 조금 덜 억울하겠지만 그것도 아닐듯하고. 서운함이 온몸을 타고 흘러서 도저히 그냥 집으로 갈 수가 없더군요.

여기저기 전화걸어 내 슬픔을 위로해줄 어린양을 찾았습니다. 친한 회사동기는 아직 일이 바쁘다합니다. psyche님은 전화기가 꺼져있다며 음성사서함이 메롱거립니다. 또 누가 있을까... 잠시 고민하다 ㅎ대근처에 사는 고등학교 동창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다행히 신촌에 있습니다. 친구 여럿이 만나고 있다고 해요. 흔치않은 일이지만 일행에 섞여보기로 합니다. 가보니 멤버는 저까지 6명. 제 친구의 친구와 그 친구의 친구, 뭐 좀 복잡한 조합이었습니다. 성별은 남1/여5, 국적은 영국1/한국5. 쉽게 표현하면 영국남자가 한명 있었습니다.



마침 영어로 이어지던 대화를 중단하고 한국어타임을 갖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영국인에게 묻습니다. "왜 한국어를 공부해요?"

그러자 그가 답합니다. "왜? 왜? 아 어 왜냐면 한국어가 힘들어서 열심히 공부해야해요."

다시 누군가 물어요. "어려우니까 공부할 필요 없잖아요. 스패니쉬, 프렌취까지 할수 있는데"

그러자 그가 답해요. "힘드니까 한국어 공부해요. 스패니쉬는 나한테 너무 쉬우니까 공부안해요."



나중에 영어로 설명한 "힘드니까 공부한다"의 의미는 이런 것이더군요.

'영어권 사람들이 어느 나라에 가도 남들이 영어를 써줄거다라고 생각한다, 사실 그렇게 되는 곳이 많다, 하지만 나는 그게 옳지않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왔으면 어렵지만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해야한다. 물론 중국에 가게되는 일은 걱정이다. 중국어는 한국어보다 더 어려울 것 같으니까'



저는 영어가 통하지않아서 흉터가 생기게 되었다고 베트남을 원망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사실 제가 베트남 말로 물어봐야 정상인 것이더군요. 물론 제가 갖고있던 가이드의 베트남어 안내엔 '항생제'는 커녕 '약국'조차 없었지만, 어쨌건 영어 못하는 약사를 원망할 일이 아니었어요. 베트남어를 잘 몰랐던 어느 관광객의 잘못일뿐.


* 표정 웃기죠? 원래는 왼쪽이 땅이고 오른쪽이 하늘인 사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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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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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미각기행의 장소로 부족함이 없다고들 하죠.


일단 값이 쌉니다.
우리나라에서는 7,000원쯤 줘야하는 쌀국수 '포'를 보통 $1이면 먹을 수 있어요.
싼 현지인식당에서는 3,000동(250원), 6,000동(500원)부터 있구요. 제가 먹은 음식도 3,000동에서 48,000동(3,500원)짜리에 이릅니다.


두번째로 웬만하면 입맛에 맞습니다.
동남아 음식에 거북한 향신료들이 끼기 마련인데 베트남은 무난한 편입니다. 매끼니마다 배가 터져라 먹으면서 처음 입고간 옷이 나중에 어색해지는 결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맛있었던 음식. 호치민 통일궁 앞 Quan An Ngon의 매콤한 소고기 바베큐입니다.

 


보기엔 그저 그런가요? 이거 먹다가 저 눈물 흘렸습니다. 일단 맵기도 했지만 무지 배가 고팠었거든요.

타기로 했던 비행기가 취소되고 무려 한시간 이상이나 늦게 밥을 먹어야했으니까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지만 제가 밥을 못먹으면 차라리 죽겠다고 하는 성격이 아닙니까?






이렇게 비워버렸어요. 근데 접시가 이빠졌네요. 베트남은 호텔이고 괜찮은 식당이고 노점이고 간에 이빠진 식기를 그냥 씁니다. 절약정신인지 무덤덤한건지...



다음은 먹고있는 모습 셀프입니다.

 


캡션: 아이 메워~



부탁해서 한장 찍힌 사진도 있습니다. 그런데 눈빛이 오묘합니다. 동공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고양이눈처럼 찍혔어요.



무섭죠?




메뉴판도 찍어왔어요. 제가 먹은 게 제일 위에 있네요. 가격은 3,000원 조금 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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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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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은 아니지만 지금 제다리 상태가 이렇습니다.

 *분홍 숟가락은 언니의 찬조출연.


마치 부러지기라도 한 것 같죠. 데인 상처 치고는 과대포장입니다만 병원가서 둘둘 감아놓으니 가려운 걸 참을 수가 있네요. 



사실 이정도였는데 말이죠.




물론 엄지발가락들도 구멍난 상태였지만...




어떻게 놀았기에 이렇게 되었을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잠시 놀았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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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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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떤션넛공항에 내렸을 때 어떤 아자씨가 시내까지 $10를 부르더군요. 보통 $5이며 요즘은 $4로 흥정 가능하고 미터기로 가면 $3이 조금 넘는다고 알고있었는데...

결국 $4에 타고가긴 했지만 이때부터 저는 모든 택시기사를 아니 모든 베트남사람을 사기꾼으로 의심하게 되었어요.

푹푹 찌는 날씨에 허리에는 어머니가 유럽여행갈때 만들어주신 빨간 하트가 박힌 복대를 하고 말이죠. 크로스백과 배낭 하나를 매고 제 낮은 코를 베어갈지도 모를 베트남과의 전투를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가방을 열때도 부들부들, 지갑을 꺼낼 때도 부들부들. 사실 하루가 지나고서야 바가지 쓰는 것도 쉽지않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택시 안에서 본 호치민 거리입니다. 이 사진을 통해 이택시의 기본료는 12,000동이며 차내는 금연이라는 것과 차보다 오토바이가 많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인민위원회 앞입니다. 호아저씨가 호호호 하고 있습니다. 시내 중심가는 유럽풍 건물이 많아서 멋집니다. 사이공강변으로 가는 중심도로는 흡사 마르세이유의 거리를 보는듯 했어요.


 

같은 장소인데 밤이 더 멋진가요? 굳이 그러려고 한 건 아닌데 호치민 시내가 좁다보니 꽤 어러번 지나가게 되더군요.


[NIKON] SQ (1/4)s iso133 F3.5

사이공강의 유람선입니다. 고래인지 다른 물고기인지 모르겠어요. 강가에 가면 가난한 연인들이 유람선 안에서 들려오는 노래를 들으며 오손도손 모여앉아있어요. 옆을 봤는데 음~ 진하더군요.

사실 유람선 안에서 들려오는 노래는 아주 꽝이었어요. 들어가서 마이크를 빼앗고 싶었지만 그걸 듣겠다고 바깥에 앉아 모기에게 헌혈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차마 그럴수가 없더군요.


[NIKON] SQ (1/4)s iso122 F3.5


길건너엔 이렇게 광고판들이 죽 늘어서 있어요. 상하이보다는 못하지만 앞으로는 더 심해지겠죠. 이게 자본주의의 물결인가 싶더군요.



디카로 찍은 거나 필름사진기로 찍은 거나 다 엉망이라서 쪽팔리네요. 아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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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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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출발 18:10. 남부해변도시 나짱에는 다음날 오전 04:10 도착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작은 다리 하나만 만나도 다른 열차가 지나가길 기다리면서 밤새 서다 가다 서다 가다 하더니 10시간만에 도착하기로 해놓고 12시간동안 가더군요.

앞자리 여자 밑에선 두리안이 큼큼 냄새를 풍기구요, 자리는 무궁화호 정도 되는데 좌석간격이 통일호라서 돌아가실 지경이었어요.




대롱대롱 저것도 과일인가보죠? 창문 밖엔 동이 터오고 있네요.




너무 귀여운 아이. 엄마는 전통 베트남여자 같은데 아빠는 아무래도 혼혈같죠? 베트남남자 대부분 못생겼다고들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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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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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짱 필수코스' 단돈 $6에 즐기는 보트투어

너무 싸고 재미나서 한달 내내 이 투어만 하는 사람도 있다는 소문을 접수. 달려갔습니다. 원래 마마한이라는 아줌마가 시작했다는데 지금은 여러 여행사에서 투어상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제가 간 곳은 TM 브러더스. 투어는 스노클링, 점심식사, 보이밴드 공연, FLOATING BAR 등으로 진행됩니다.




최고의 보이밴드라면서 사실 boy는 하나도 안 보입니다. 어쨌건 가이드의 설명으로는 백스트리트 보이스보다 낫고 웨스트라이프보다 낫다며, 곧 Mtv에라도 나오지 않겠느냐는데요. 사실 악기는 엉망이지만 기타와 드럼 실력이 수준급이었어요. 하긴 날마다 저러고 노는데 오죽하겠습니까.





옆에 베트남사람들이 탄 배가 있었는데 다들 와서 동참. 바글바글합니다. 베트남 사람들이 자꾸 와서 말시키는데 조금은 당황.


  


바구니배를 탄다는 이야기는 들었으나 고무다라이도 타더랍니다. 거 참... 세상은 넓고 탈것은 많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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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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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 Trang. 영어로는 나트랑. 현지인들 발음으로는 나짱입니다. 베트남전때 한국군이 주둔했던 곳이 바로 근처라고 해요. 지금도 그때를 추억하시는 분들은 이곳에 가보고싶어 하시죠.




지금은 해가 뜨기 전입니다. 베트남사람들, 새벽별보기 운동을 하나봐요.




으쌰으쌰 체조도 하구요.




[NIKON] SQ (1/1111)s iso70 F6.0


이러다 동이 틉니다. 대략 5시반. 벌써 물에서 놀고있는 사람들도 있네요. 현지인들은 해뜰녘과 해질녘에만 물놀이를 하는 것 같아요. 지금은 비수기라서 현지인이 많은데 오전 7시 이전과 오후 4시 이후에 해변이 바글바글 합니다.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히야~ 물 좋네요.




엽서처럼 찍어보려고 한건데요. 어때요?




3일동안 해변의 일출을 찍어댔는데 건질 게 없군요. 으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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