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동아리 친구들이 모였다. 모임의 목적은 모임 정례화. 웃기지 않는가, 모임의 목표가 모임이라니... (동아리의 정체? 기독학생동아리다. 그렇다고 모여서 기도회를 벌이거나 하는 상상은 금물.)


장소는 기차 지나가는 소리가 쌩쌩 들리는 독산동. 한친구가 벤처를 하면서 집겸 사무실로 쓰고 있는 아파트였다. 친구 밑에 고용된 동생들도 우르르 있어 유심히 살펴봤지만 결국 모임에 집중하고 말았다.


남자 셋이 월남쌈을 준비해놓고 있었다. 썰어놓은 야채들의 모양새가 익히 알고있는 상태는 아니었지만 어쨌건 감동했다. 저녁먹고간다는 말에 "정성껏 준비하고 있는데, 그냥 오면 안되냐?"고 답하더라니... 아내가 남편에게 할듯한 말같아 왠지 기분 묘했다.


모임의 정체성이 경조사를 위한 계모임으로 바뀌고, 보드게임판이 벌어졌다. 마피아게임과 비슷한 카드게임 <BANG>. 내가 잡은 카드는 보안관. 범죄자를 잡고 레니게이드에게 말리지 말아야하는 역할. 자칫하면 승부욕에 진하게 빠져드는 바, 스스로를 경계하는 사이 옆자리의 outlaw가 커밍아웃. 다른 outlaw를 잡아 카드 세장을 받아가며 결국 나를 쏴죽였다. 으악~




배우는 의미에서 시작한 한판을 끝으로 모임 종료. 집주인은 <늑대인간>을 하자며 계속 가지말라고 졸랐지만 모두 탈출기도. 그중 한명이 나머지를 데려다주면서 두번째 코스인 우리집에 오니 2시다.


아차하면 승부욕에 빠져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자칫하면 어리버리 죽어버린다. 아아~ 보드게임의 세계여...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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