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호모루덴스'의 연극 <프랑크 앤 슈타인>을 보러갔습니다. 어제가 마지막 공연이었는데 공연장 위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사는, 그리고 공연장으로 들어오는, 썬글라스로 얼굴가린 김혜수씨를 볼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 중 하나가 그녀의 남자친구라고 소문났던 '와이킷 탕'이었거든요.


그녀는 시종일관 웃어댔습니다. 그 걸걸하고 독특한 웃음소리. 남들이 안 웃는 부분에서 자꾸 드러나서 그녀가 김혜수라는 걸 모르는 제 뒷사람은 "저여자 왜저러냐"하더군요. 주로 와이킷 탕의 연기를 보며 참지 못하고 웃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아~ 좋은 사이 맞구나'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왜, 친한 누군가가 멀쩡한 무언가를 해도 내눈엔 살짝 우스우면서 귀여운 그런 것 있잖아요.


마임극은 지루하다...고 생각했는데 <프랑크 앤 슈타인>은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을 둘로 나눠서 프랑크는 괴물, 슈타인은 박사 이런 설정인데요, 마임이스트 남긍호씨의 괴물연기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슬로모션으로 달아나는 연기는 필름으로 찍어서 돌리는 듯한 리얼한 움직임에 탄성이 절로 나오더군요. 근육을 잘근잘근 찢어서 가꿔놓은듯한 작고 탄탄한 몸과 일그러진 얼굴... 나중에 멀쩡한 얼굴로 인사할 때는 다른사람처럼 보일 정도였어요.


극단에 있는 고등학교 선배가 초대권을 줬는데요. 사실 제가 힘써준 일이 있어서 받아도 된다고 생각했지만 가서 보니 미안하더군요. 연극하는 사람들이 무슨 돈이 있다고... 같이 간 사돈처녀와 친구는 제 선배가 참 멋있다고 하더군요. 카이스트 나와서 연극판에 뛰어든 사람이니 특이하긴 하지요. 오아시스에 단역으로 나왔었는데 이번 연극에선 음향을 담당하고 있었어요. 그녀의 연기인생이 대성하기를 바랍니다. 연극인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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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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