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이모를 찾아서'에 해당하는 글 30건

제 동갑내기 사촌이 결혼했습니다. 신랑측 하객이 신부측 세배나 되었다는데, 저희 가족만 해도 아홉명이나 갔으니 할말 없지요. 예식이 끝나고 화곡동 큰언니집에 모여 수박먹고 놀다가 평소 취침시간이 9시반이신 부모님은 11시쯤 꿈나라로, 작은언니네 식구는 12시쯤 저멀리 거여동으로 떠났습니다.


왼쪽이 큰언니, 오른쪽이 작은언니입니다. 어느쪽이 더 저랑 닮았나요? 없다구요?
효리는 큰언니네, 다음 글에 등장하는 사내아이들은 작은언니네 아이들이죠.



조카 효리는 오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유치원 캠프가 있었습니다.

아침에 유치원에 데려다주는데 빗방울이 조금 떨어졌습니다. 갑자기 비가 왜 오는지 아느냐고 물어옵니다. 태풍이 오나보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모, 내가 결혼식도 가고싶어서 비오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거든. 그래서 오는거야... 이모, 삼촌 결혼식 또 언제해? 나 결혼식 꼭 보고싶어"

이럽니다. 오늘 결혼한 삼촌이 또 결혼하길 바라는 건 좀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알아먹었을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이모도 결혼할테니까 그때 오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래. 그날 캠프 없으면 갈게" 랍니다.






캠프보다 밀리는 이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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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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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가 인삼냄새가 물씬 풍기는 물통을 들고와 자랑합니다.

"이모 이게 뭔줄 알아? 인삼 맹물이야"

심드렁하게 "어 그래?"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인삼에 '맥문동' 등등의 한약재를 넣어 끓인 여름나기용 음료라는군요.

크흑~ 맥문동이 맹물이 되어도 의심하나 없던 저였습니다.


고려삼계탕에서 옆옆자리 선배와 함께 찍힌 사진입니다. 동남아 여인과 중국 청년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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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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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생 조카의 등원시간은 저의 출근시간과 비슷합니다. 신문사의 특성상 남 노는날 일하고 남 일하는날 노는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만 이 경우 빈둥거리다가 욕먹기 십상입니다.

"이모는 왜 안가"

"응, 오늘 회사 쉬어"

"왜에에~!!!!(아주 화난 목소리로)"

당연히 같이 갈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배신감을 느끼나 봅니다. 이럴때나 스스로의 가치를 느껴버리는 비굴한 이모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금새 엄마랑 간다고 좋아라해버립니다. 흥~ 배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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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어제 산 가방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쁘지" 자랑했더니 무늬가 공룡같다는둥 심드렁합니다. 그래서 비장의 무기. 가방 속을 보여줍니다. "이거봐라, 이거 양면이다"

갑자기 동요하는 그녀. "이모, 나도 양면가방 사줘"

저번에 사준 5천원짜리 가방을 빌미로 달래봅니다. 너는 유치원 가방에 피아노 가방에 주일학교 가방에 이모가 준 가방까지 있지 않느냐...

그러자 그녀가 한발 물러서서 말합니다. "이모, 그럼 그 가방 같이써"

무서운 집념이라고 생각하며 도망치듯 출근했습니다. 가방이 뭐 비싼 것도 아니었습니다. 홍대앞 팬시점에서(!) 만오천원주고 샀는데 오늘 들고와서 보니 이미 바느질이 뜯어지려 하는 정도입니다. 그나마도 스트레스를 이유로 속칭 '돈지랄'성 행위를 시도하는 와중에 구입한 것이었습니다. 지갑에 3단 패스워드가 걸리는 '임씨집안내력짠돌이씀씀이' 덕에 쓰려고 해도 잘 안되는 저로서는 최선이었으나 역시나, 오래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뜯어진 부분을 보여주면 조카는 단념할까요? 괜히 자랑했습니다. '없는 살림'과 '못난 씀씀이'가 조카에게 참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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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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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취학 효리


효리가 세살땐가, 아무리봐도 절 닮은 것 같은거에요. 
그래서 식구들에게 말했어요. 나 어릴때랑 똑같지 않냐고.
근데 다들 코웃음을 치는 거에요. 무슨 소리냐, 질투하냐는둥

그런데 만 다섯살이 넘어선 지금은 다들 절 닮았대요.
심지어 머리속도 닮으면 좋겠다는둥.
방금 사진을 스캔하고 있는데 언니가 와서는 충격받은 듯한 얼굴로 말했어요.

"야, 정말 똑같네. 그럼 효리가 커서 너처럼 되는거야? 실망이다..."



이쯤에서 공개하는 이모 임씨의 어릴적 퍼레이드


/빨간내복 (통춤은 출줄 몰랐다)


/미인계 (오빠의 눈빛은 항상 먹을 것을 향한다. 엄마는 인도사람같다. 근데 왜 나는 베트남일까)


/쥐포의 추억(오빠가 쥐포를 노려보고 있는 이 다음컷의 사진은 친척들에게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친구와 함께(이시절의 나는 이친구의 꼬붕에 가까웠다. 쥐어터지다가도 엄마한테 이르면 안놀아준다고 해서 꾹 참았다. 이친구가 서울로 이사가면서 많이 울었다. 그녀가 3장짜리 편지를 보내오면 나는 겨우 1장을 채웠다. 고등학교때부터 소원해졌고 대학이후에 딱 한번, 그녀의 언니 결혼식에서 얼굴을 봤다)


/유치원 때. 화려한 샌들이 작은언니와 세트다.


/유치원 졸업식날. 6살때 다니느라 실수가 많았지만(원장샘 아들 팬티를 빌려입고 오줌싼 팬티를 비닐에 넣어 달랑달랑 들고온 기억이 많다)
 나름대로 우등상도 받았다. 당시에 최우수상 받은 아이가 샘도 났고 우등상 상품보다 다른애들 졸업상품이 더 좋아보여서 배도 아팠다.


/1학년 소풍. 앞머리는 당시 유행이던 핑클파마. 가수 핑클 멤버들도 그때 핑클파마를 했을까?


/전남 목포의 눈이 많이 왔던 어느 날. 지금은 내가 동남아사람이지만 이때는 잠시 러시아사람 노릇을 했다. 오른쪽은 언제봐도 날씬한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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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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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저녁마다 일을 합니다. 과외선생이거든요.
그래서 조카는 "심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요.
그리고 제가 일찍 퇴근하는 날이면 "왜 이모는 맨날 공부만 해"합니다.

거짓말하지 말라구요? 그게 아니라 제가 음악들으면서 만화책이나 여행잡지나 소설책을 읽고있는 건데 효리가 보기엔 공부거든요.

"너도 책봐라, 내가 너만할 땐 그랬다"는 거짓말을 해보지만 전혀 솔깃하지 않은가봐요. 옆에서 퉁퉁 거리면서 "이모 내가 뭐하는지 알아?"하며 방해공작을 펴곤해요.

맨날 튕기다가 간만에 함께 놀았던 밤입니다. 휴대폰 카메라가 갖고 놀기는 좋더군요. 참 인디언같은 제머리는 조카가 묶어준 거에요. 나름대로 이런 디자인으로 하겠다고 미리 설명을 하죠. 나중에 자기도 머리 기르면 그렇게 해달라고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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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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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0110-2****** 박효리. 나의 동거인 중 한명. 비틀비틀 걷는 모습을 본 지가 엊그제 같은데 최근 동네친구에게 채인 실연의 아픔을 극복하고 유치원 얼짱(자칭인듯) ㅂ군과 결혼을 선언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그녀와 뽀뽀를 나눈다는 ㅂ군. 왠만하면 조금 더 생각하라고 세상에 여자는 많다고 권하고 싶은 마음, 굴뚝이다.

허나 다큰 처녀가 조카의 화려한 앞날을 막는다면 지가 시집못가 그런다는둥 원래 성격파탄이라는둥... 그녀의 부모에게서 퍼져나왔음직한 이런저런 비방들이 나의 앞날마저 먹칠할 것은 자명한 일.

하여 이제 나는 화곡동 ㅇ유치원생들 뿐만 아니라 미래에 초중고, 대학에서 그녀를 만나야할 남자들을 위해, 그녀와 먼저 동거해본 사람으로써 겪어야만했던 그 두렵고 떨리던 순간들 중 일부를 폭로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혹시라도 그녀를 만난다면, 내가 알려준 사실에 대해 입도 뻥긋 말아달라. 부탁이다.

(거창하게 시작했으나 두토막밖에 안되는군요. 싸이월드에 올렸었던 짧은글들입니다.)


2002년 1월. 하늘이 노래지는 노래

20대 중반의 나로써는 감당할 수 없을만큼 전위적인 그녀의 정신세계.
그녀는 만3세가 되던 당시 이런 노래들을 불렀다.

1.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나라 멍멍이로 두드리면 무엇이 될까..."
- 멍멍이를 도구로 사용. 동물학대 치고도 정도가 세다.

2. "삐약삐약 병아리 음매음매 송아지 따당따당 사냥꾼 뒤뚱뒤뚱 물오리 우와 개구리 집게집게 가재......핫둘센네 쪄라"
- 병아리고 송아지고 사냥꾼이고 가재고 다 쪄달라고 요구. 식인종 수준의 식성. (단, 날것은 즐기지 않는듯.)

3.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저기가는 저사람 조심하세요 춤을 추다가는  큰일납니다"
- 자전거 앞에서 춤추다간 큰일난다는 경고. 이때부터 그녀 앞에서 움직임을 조심하게 됐다.


이쯤에서 공개하는 당시의 일기.
.................
어제 꿈에 조카가 나왔다.
만세살짜리가 하는 말이
"이모, 나 어린이집이 체질이 아니야.
나 찜질방 등록하고 어린이집 그만둘래."
였다. 거 참... 꿈에 생각해도 어찌나 유창하던지...

 

 

2002년 8월. 기막한 4살...

밥먹던 효리 - 엄마, 왜 이렇게 뜨겁게 끓였어?
옆에서 놀던 소정 - 끓이면 다 뜨거워.
밥먹이던 언니 - 맞어. 끓이면 100도야.

다시 밥먹던 효리 - 아니야. 백도는 복숭아야.
옆에서 놀란 소정 - 어떻게 그걸 아냐?
여전히 밥먹던 언니 - 것두 맞네. 근데 끓이면 100도씨야.

계속 밥먹던 효리 - 백도씨? 수박씨도 있어...
옆에서 뒹굴던 소정 - 띠용~ (*_@)

 (사진은 2003년 겨울. 잠들때마다 인형들이 밤늦게 혼자 놀 권리를 박탈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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