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110-2****** 박효리. 나의 동거인 중 한명. 비틀비틀 걷는 모습을 본 지가 엊그제 같은데 최근 동네친구에게 채인 실연의 아픔을 극복하고 유치원 얼짱(자칭인듯) ㅂ군과 결혼을 선언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그녀와 뽀뽀를 나눈다는 ㅂ군. 왠만하면 조금 더 생각하라고 세상에 여자는 많다고 권하고 싶은 마음, 굴뚝이다.

허나 다큰 처녀가 조카의 화려한 앞날을 막는다면 지가 시집못가 그런다는둥 원래 성격파탄이라는둥... 그녀의 부모에게서 퍼져나왔음직한 이런저런 비방들이 나의 앞날마저 먹칠할 것은 자명한 일.

하여 이제 나는 화곡동 ㅇ유치원생들 뿐만 아니라 미래에 초중고, 대학에서 그녀를 만나야할 남자들을 위해, 그녀와 먼저 동거해본 사람으로써 겪어야만했던 그 두렵고 떨리던 순간들 중 일부를 폭로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혹시라도 그녀를 만난다면, 내가 알려준 사실에 대해 입도 뻥긋 말아달라. 부탁이다.

(거창하게 시작했으나 두토막밖에 안되는군요. 싸이월드에 올렸었던 짧은글들입니다.)


2002년 1월. 하늘이 노래지는 노래

20대 중반의 나로써는 감당할 수 없을만큼 전위적인 그녀의 정신세계.
그녀는 만3세가 되던 당시 이런 노래들을 불렀다.

1.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나라 멍멍이로 두드리면 무엇이 될까..."
- 멍멍이를 도구로 사용. 동물학대 치고도 정도가 세다.

2. "삐약삐약 병아리 음매음매 송아지 따당따당 사냥꾼 뒤뚱뒤뚱 물오리 우와 개구리 집게집게 가재......핫둘센네 쪄라"
- 병아리고 송아지고 사냥꾼이고 가재고 다 쪄달라고 요구. 식인종 수준의 식성. (단, 날것은 즐기지 않는듯.)

3.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저기가는 저사람 조심하세요 춤을 추다가는  큰일납니다"
- 자전거 앞에서 춤추다간 큰일난다는 경고. 이때부터 그녀 앞에서 움직임을 조심하게 됐다.


이쯤에서 공개하는 당시의 일기.
.................
어제 꿈에 조카가 나왔다.
만세살짜리가 하는 말이
"이모, 나 어린이집이 체질이 아니야.
나 찜질방 등록하고 어린이집 그만둘래."
였다. 거 참... 꿈에 생각해도 어찌나 유창하던지...

 

 

2002년 8월. 기막한 4살...

밥먹던 효리 - 엄마, 왜 이렇게 뜨겁게 끓였어?
옆에서 놀던 소정 - 끓이면 다 뜨거워.
밥먹이던 언니 - 맞어. 끓이면 100도야.

다시 밥먹던 효리 - 아니야. 백도는 복숭아야.
옆에서 놀란 소정 - 어떻게 그걸 아냐?
여전히 밥먹던 언니 - 것두 맞네. 근데 끓이면 100도씨야.

계속 밥먹던 효리 - 백도씨? 수박씨도 있어...
옆에서 뒹굴던 소정 - 띠용~ (*_@)

 (사진은 2003년 겨울. 잠들때마다 인형들이 밤늦게 혼자 놀 권리를 박탈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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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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