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계획은 무시하기로 했다. 댄디호텔에 짐을 던져놓은 뒤 과감히 딘타이펑을 포기했다.
그러다보니 이날의 일정은위허산(훠궈부페)/이케아/똥취 청핀서점/용산사/화시지에야시장.
무리없이 잘 다니다 야시장에서 발마사지까지 받은 김군. 아프다 아프다 하더니 방에 가서 몸져 누웠다.
하루 전날도 회사 안가고 집에서 놀았던 그의 '몸살 미스터리'.
1. 그렇게나 열심히 돌아다녔나?
(저 마스크가 너무 꼈던 게 문제였을까? **** 이케아에서)
좀 걷긴 했다. 이케아를 어슬렁대다 꼴랑 깔대기 두개, 변기솔, '사과 단칼에 자르기' 뭐 이런것만 사고
난징동루역에서 충효돈화역까지 지하철 한 구간 치고는 꽤 먼길을 걸었다. 다리아파서 청핀서점은 거의 겉핥기.
정신차리고 요요카(이지카드. MRT/버스 20%할인. NT$100 보증금을 포함해 NT$500. NT$20 제하고 환불해준다.) 2매를 산 뒤
용산사까지는 편하게 슝슝~
2. 뭘 잘못 먹었나
난징동루역 근처 중화항공 옆골목에 있는 훠궈부페 위허산은 가운데 갈라진 빨갛고 흰국물의 샤브샤브는 아니었다.
고기용/해물야채용 냄비가 따로. 1인 NT$299 + 10%tax (점심)
소고기 3종, 돼지고기 2종, 양고기 등등에 갖은 해물과 야채를 시켰는데 양도 많이씩 줬다. NT$99에 2시간동안 맥주 무한리필도. (세캔씩 먹었다.)
돈 더내라고 하면 어떡하나 고민할 정도로 배가 터졌고, 후식도 과일 달랬더니 왕창 줬고, 이러고 과연 남는 장사일까 고민했을 뿐이고.
그러다 결국 저녁 먹을 엄두가 안 나서 소중한 한끼를 굶었다.
3. 뭘 잘못 봤나
MRT 용산사 역에서 가르쳐주는 대로 출구로 나갔을 뿐인데, 바로 앞에 휘양찬란한 절.
불교와 도교의 짬뽕이라더니 수염기른 동상들이 꽤 여럿 모셔져 있었다. 관우상도 있다던데 못찾았다. 관우만 모신 절이 또 있다던 듯도.
용산사의 향냄새는 우리나라 것보다 강했고 다소 내 비위에 맞지 않았다. 매케하기만 한 게 아니라 뭔가 속을 뒤집어 놓을 줄 아는...
과식의 여운이 남아서였을까, 어쨌건 꽤 많은 사람들의 신심에도 나는 어여 나가고 싶기만 했다.
그런데 한 할머니의 뒷모습이 눈을 잡아 끌었다. 손가락 하나하나, 눈빛 한번한번에 담긴 소망.
4. 뭘 잘못 받았나
화시지에 야시장에서 발/목마사지 40분에 NT$400. 우리나라보다는 싸지만 동남아랑 비교하면 또 싸진 않다.
다들 같은 가격이고 하여, 한블럭이 끝날 즈음 한국말 메뉴가 써진 곳으로 들어갔다.
의자 앞에 바로 물을 틀고 뺄 수 있는 시설이 되어있어 신기했는데 문제는 나이 지긋하신 마사지사.
내가 뭘 해도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한마디 않고 인상을 쓰면서 바디랭귀지만 했다.
조용히 열이 나는 쏘뎅.
김군을 마사지한 사람은 산적같은 몸매였는데 "아파요?" 등 약간의 한국어를 구사했다. 문제는 손힘이 너무 셌다는 것.
아플만 하면 다른곳을 만져서 말도 못꺼냈다는 김군은, 발이 멍들거 같다며 걱정을 했다. 설마 발마사지 때문에 몸살이 난 걸까?
용산사역에 있는 야외마사지집. 10분에 NT$100. 시간당 가격은 같고 시설은 다소 삐리하지만 왠지 전문가들처럼 보이는 저 흰까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