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아니 실은 지난달 말부터) 술자리가 잦았다.

어제보다는 숙취가 덜한 아침,

김군의 설겆이에 대한 언급이 마음에 걸려서 일단 고무장갑1을 꼈다.

 

그릇을 닦고보니 가스렌지 주변에 튄 돼지기름이 눈에 보였다.

내손으로 돼지보쌈을 삶았다는 증거.

아깝지만 과감히 닦기 시작했다.

 

베란다 문을 여니 물에 담가놓은 손빨랫감도 보인다.

무시하지 못하고 고무장갑2를 꼈다.

간단히 박박 문지르고 나니 어젯밤 비젖은 흙길에서 만신창이가 된 새신발이 마음에 걸렸다.

 

물티슈로 워셔블 가죽을 닦고 바닥에 박힌 흙까지 파내가며

흙탕으로 변한 목욕탕까지 살짝 청소하고 나니

아침에 남편이 솔로 자기신발만 털고나간 자리에 흙무더기가 놓여있다.

 

이놈의 빗자루는 어딜 갔는지 휴지로 겨우 쓸어내고 나니

재활용쓰레기가 한가득.

그러고보니 오늘은 수요일이고 변동된 재활용 쓰레기 마감시간을 갓 넘겼나 싶었다.

 

10분쯤 지날수도 있지 생각하면서 출근준비를 하고 내려갔더니 경비아저씨가 버럭.

묶어져있는 봉다리를 하나 푸시더니

"여기다 쳐넣어버려욧"

 

시키시는대로 쳐... 아니 밀어넣고 내빼는데

회사는 늦을대로 늦었고

그 와중에 서평쓸 책에 눈팔려서 서대문역을 지나쳤다.

'짐만 싸는 여자 > 뎅,뎅,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가 딸이긴 한데요...  (0) 2009.01.18
누가 그랬을까  (0) 2008.12.30
심드렁, 드르렁, 으르렁  (0) 2008.12.09
넉달 먹은 휴대폰도...  (0) 2008.12.03
"내가 몇번째야?"  (0) 2008.12.02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