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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밤
어깨가 아파서 잠을 못 잤다.
자다 일어나
요가도 해보고 주물러도 보고
난리부르스였다.

하루 못 자고나니 어제는
어쩔 수 없이 뻗었다.
그리고 오늘도
"몰핀을 다오"
외치고 다녔다.

그런데
몸살감기약 포장을 보니
"오한/발열/두통/관절통/근육통/어깨결림"
제대로
다 써졌다.

잠을 못 잘 정도의
어깨결림을 동반하는
이번 몸살감기,
조심들 하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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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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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군이 그의 절친한 친구 몸살군과 함께 잔치를 벌이는 바람에
퇴근길 급작스럽게 뜨거운 물을 찾아갔다.

아다시피 여자들은 목욕가방이란 게 없이 욕탕을 찾지않는 법이나
출근가방 속에 '이태리타올'을 매일 갖고다니는 준비성은 없었으니

불현듯 얼마전 후배가 극찬했던
목욕관리사 아줌마의 '파워' 마사지가 떠올랐다.

평소 내 손 놔두고 왜 남의 손을 빌리나 생각해왔지만
기운도 없고 하여 난생 처음 돈내고 때를 밀어보기로 했다.

1만3천원, 지갑을 탈탈 털어야 나오는 돈.
사물함 속에서 꺼냈다 뺐다를 두어번 반복하고서 용기를 냈다.



"몸은 불렸어?"
대뜸 반말로 나오시는 아주마이1.

"좀더 불리고 올게요"
기왕 돈 들이는 거 대량생산이 최고 아닌가 싶어 다시 온탕을 찾았다.

"아가씨~" 성질 급한 아주마이1, 다시 나를 부르고
의식은 시작되었다.

옆손님은 마무리 중.
이윽고 아주마이2가 말했다. "수고하셨어요, 고마워요~"

드디어 아주마이1,2의 협공.
뭐라뭐라 중얼중얼 하시는데 잘 들리지 않았다.

얼굴 마사지와 비누칠을 끝낸 뒤
이윽고 아주마이2가 말했다. "아이고 아가씨, 시원하겠네~"

어째 이전 손님과 말투가 다르지않은가.
"우동 한 그릇 나왔어, 우동 한 그릇"

그렇다. 사실은 나도
내 옆을 스쳐 날아가는 직경 0.5cm의 원통형 물체들을 보았더랬다.



혹시 돈이 아까울만큼 생산량이 적으면 어쩌나 고민했는데
그것은 기우였다.

때만 밀었을 뿐인데 피로가 확 풀리는 느낌.
내가 밀면 피로가 확 쌓이던 것과는 정반대였다.

그런데 문득
밖에서 먹는 라면이 맛있는 이유는 돈주고 먹기 때문 아니겠냐며
동생한테 돈주고 라면끓여달라 했다는 누군가가 떠오른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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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이보다 더 게으를 순 없다'는 생각에
덜컥 외국어시험을 등록한 것은
세 달 전이었다.

욕심껏 세 권의 책을 사고
한 권의 책을 들고만 다니는 동안
시간은 졸졸 잘도 흘렀다.

어느덧 12월,
집들이와 감기몸살 협공 직후
그날은 찾아왔다.

전날 하루종일 드러누운 관계로
시험시간에 꾸벅꾸벅 조는 사태는 없었으나
문제도 안보고 답을 찍는 것은 참으로 못할 짓이었다.

그런데 말이다.
"맨 뒷사람 시험지 좀 걷어오세요" 하니
솜털이 보송한 중학생 사내아이가 걸어나왔다.

문앞에 기다리던 엄마는
"시험 어려웠어?"라고 자꾸 되묻고
아이는 조용히 고개를 흔들었다.

아아, 16년 차이?
내가 깨끗한 이 책들을 헌책방에 팔아버릴까 고민하는 동안,
너는 쉬지않고 공부하였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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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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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가 하룻밤 머물고 가셨다.
출가 후 첫 방문인지라 여러가지로 신경쓰였다.
출근할 때보다 일찍 일어나
가스렌지까지 닦고
뭘 만들어 놓아야 하나
요리책을 들고 고민했다.

지난 5개월동안 
"밥은 베테랑이다"
"벌써 다섯가지 국을 마스터했다"
"수차례 나물 제조에 성공했다"
"남피온이 마구 느낀다"
과장광고를 일삼았던 쏘뒝.

그러나 기아 직전의 냉장고에 기형적인 손구조까지
또다시 가정식 백반이라는 마지막 카드 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냥 요리책을 덮고
시금치 무침과 미역국으로 급선회하고 만다.

대신 점심을 밖에서 뽀지게 대접하기로 했다.
화곡동에서 언니와 엄마를 픽업,
밀리는 올림픽대로를 뚫고
ㅇ동 ㅇ모 크랩요리집으로 이동
배를 두드리며 귀가.

이날밤 결국 엄마는
배부르다며 저녁을 거부.
아아, 엄마는
두끼를 준비하기엔 무리였던
나의 음모를 아셨던 걸까.

ㅇ병원에서 디스크 수술 판정이 나온 엄마에게 제공할 것은
따끈한 방바닥 뿐이라며,
초저녁부터 보일러를 너무 빵빵하게 틀어버린 딸내미.
엄마는 어젯밤
두번이나 땀으로 목욕을 했단다.

그리고 오늘 아침 엄마는
잘 익은 고구마와 섞인 설 익은 밥과
간도 안 맞는 미역국과
싱거운 시금치와
직접 들고오신 갈치를 맛있는듯 잡숫고
집을 나서셨다.

다시 언니네 집으로 가시게 될 엄마의 팔짱을 끼고
교회에서 나오는데
눈물이 나려고 했다.
하루만 더 계시면 실수 안하고 잘 해드릴 수 있을까...
출근하는 발걸음이 진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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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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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가 목포에서 결혼했다.
예식은 일요일 오전 11시 40분.
덕분에 하루 휴가도 내고 친정에 내려갔다.

"11시까지만 와"
아니다, 화장하고 있을 때 가겠다, 해놓고
터미널 들러 표 끊고 예식장까지 무식하게 걸었더니 11시 20분.

친구는 벌써 대기실에서 다른 친구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사진 한장 박고 둘러보니
중학교 동창들이 우르르 보였다.

중학교 1학년 때,
성적순으로 반장이 된 나는
섬에서 유학왔다는 소문이 돌았을 만큼 가무잡잡했다.

어느 자습시간,
교실 '정숙'을 위해 내가 마련한 벌칙은
'떠든 사람이 책상들고 앞으로 나오기'였다.

갑자기 뒷쪽에서 누군가의 의자가 넘어지고
까르르 웃음이 터졌다.
"강지선, 책상들고 나와"

"나 안떠들었어!!"
그녀는 반항했지만 나도 지기 싫었다.
"그래도 나왔다 들어가!!"

그녀는 바닥을 쿵쿵 울리며 나왔지만
잠시후 내가 들어가라고 하자
"왜 사람을 오라가라 그러고 난리얏!!" 화를 냈다.

몇시간 뒤 청소시간.
싸우면 먼저 화해하자고 말해야 한다고 배웠던 '도덕녀'는
그녀를 찾아 헤맸다.

"미안해~" "안해에~"
"미안해~" "안해에~"
몇번의 실랑이 끝에 그녀와 눈을 마주칠 수 있었다.

그후 과정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녀와 난 단짝이 됐고
그녀는 내가 다른 친구와 친해보일 때마다 삐져서
'신경성 위장병' 발병의 원인이 되었다.

그랬던 그녀의 결혼식이었다.
몇년전 혼자되신 어머니께 인사 드릴때는
나도 함께 눈물흘리고 말았다.

내 결혼식 때 와서
울었다고 하더니
그 마음 이제야 알겠다.

고등학교도 대학교도 이후 직장생활도 타지에서 하고 있는 나보다는
다른 친구들이 더 가까울 텐데
그래도 나를 챙겨주는 그녀가 나는 항상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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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가서 부산떨다  (6) 200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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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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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쟁이었다.
유니폼을 입은 적군들이 총을 겨눴다.
몸을 피할 곳이 없었다.
아차, 총알이 옆구리를 스쳐 지나갔다.

급박한 순간, 개구멍이 하나 보였다.
입구로 몸을 날리는데
나보다 먼저 식칼 하나가 미끄러져 들어갔다.
굴처럼 긴 통로로 쑥 빠져들면서 안에 누가 있을까 불안 불안.

쿵~ 누군가의 몸에 닿았다.
앗, 회사 선배들이다.
한명은 탐 크루즈와 베트콩을 동시에 닮은 ㄱ모선배(이하 선배1),
한명은 간사마(이하 선배2).

선배1,2와 함께 숨을 죽이고 있는데
갑자기 다른 통로로 누군가 들어왔다.
두근두근... 그런데 그는,
멧돼지였다.

멧돼지가 선배2와 뒤엉키기 시작했다.
내 손에는 아까 나보다 먼저 떨어진 식칼이 있었다.
선배2는 마구 피를 흘리며 말했다.
"나를 통해서 찔러, 난 괜찮아!"

찔러야했다.
그런데 손이 자꾸 엇나갔다.
선배는 앞뒤로 상처를 입고
멧돼지는 마구 날뛰었다.


2.
과 친구들과 만나기로 했다.
학교 근처 지하철역에 갔는데
탤런트 김태희가 무대에 서 있었다.
일본 출신 작곡가에게 배우고 있다며
그녀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시작은 불안했다.
그러나 마무리는 좋았다.
매력적인 목소리였고
작곡가의 일본어를 무리없이 알아들으며
노트에 뭔가를 적었다.

친구들이 말했다.
어제도 이곳에서 공연을 했는데
맘대로 되지않아 울었다더라.
그러자 갑자기 어제 공연이 눈앞에 펼쳐졌다.
과연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꿈들은 여기까지.
어쨌건 멧돼지는 돼지라 치고 김태희는 미녀라 치고
오늘은 로또를 사야겠다.
근데 웬 김태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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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따 러시아" ("그게 러시아")  (2) 2005.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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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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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뒤에 북한산이 있는데... 하며
괜히 등산화를 넘보던
어느 날이었다.

영화 한 편 때릴까 하고
지하철역 근처 팜모시기 라는 쇼핑몰에 갔는데
ㅌ모 등산화 매장이 눈에 들어왔다.

신어만 보자, 신어만... 생각했으나
20% 할인에 못 이겨
고어텍스 등산화를 낼름 사들고 왔다.

등산양말 하나 끼워준다기에
하나만 더 달라고 뺏어오면서
오만 보람은 다 느꼈더랬다.



의기양양 돌아온 나는,
하면 안될 짓을 하고 말았다.
금지된 단어 'ㅌ모시기 스카이락 고어텍스'를 검색창에 치고 말았다.

짜잔~ 사은품이 줄줄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쿨맥스 등산양말은 기본, 거기에 25ml 등산배낭에 1인용 깔개.
가격 또한 내가 산 가격 이하로 분포해 있었다.



참으려 했다.
혼수 장만할 때 했던 그 짓을 또 하고 말았다며
그까이꺼 피곤한 짓 좀 그만 하자고 스스로를 달랬다.

그러나 어느 순간 나는
신용카드 적립금이 쌓여있는 c모 홈쇼핑을 클릭하면서
1만원 할인 쿠폰과 적립금 1만 몇천원에 감동하고 있었다.

거기다 하이라이트.
다른 곳에서 주는 배낭은 검색가격 9천9백원이나
여기서 주는 배낭은 무려 4만원대.



ㅍ모시기 쇼핑몰 등산복 매장 아가씨는 울상으로 물었다.
"왜 환불하시는 거에요?"
그날 3만원어치 팔았다는 아가씨에게 솔직할 수는 없었다.

"사정이 생겨서요"
사정은 무슨 사정,
그저 사은품에 눈이 멀었다는 거지.



며칠 후, c모 홈쇼핑은 처음 구매한 나에게
단골고객 특가매장을 제시했다.
그렇다고 호락호락 홀릴 내가...

맞다.
또 샀다.
아아, 이러다 나도 '쇼퍼홀릭(소비중독자)'이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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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대자보 전문기자?  (4) 2005.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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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지지난주말, 예고했던 대로 최모기자가 결혼을 했다.
그녀가 빈말로 서른다섯에 서른다섯에 노래부를 때
정말 몇년은 더 남은 줄 알았었다.

실로 축가를 혼자 부르는 것은 처음이었다.
노래패를 하면서 여기저기 결혼식에 다니긴 했지만
그래도 그땐 여럿이라 별로 떨 필요가 없었더랬다.

그러나 이번엔, 달랑 나 혼자.
특히나 나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무대 공포증의 달인 아니었던가.

축가를 뭐할까 3달전부터 고민고민하다
결혼식 5일 앞두고서 고른 곡이
알라딘 주제가 'A Whole New World'.
악보를 준비해와 달라는 부산 현지 반주자의 요청이 있었는데
ㄱ보문고에서 샀다는 악보는 원곡에 비해 음이 높았다.

식전에 반주자에게 음을 좀 낮춰달라 했더니
"별로 안 높은데요? 파, 솔?"
안 높다는데 할말이 있나, 맞춰볼 시간도 없이 그냥 부르기로 해놓고
목이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음료수 한캔을 벌컥벌컥 들이키고
부들부들 떨면서 맨 앞자리에서 결혼예배를 지켜보는데
약 15분만에 나의 순서가 오고 말았다.

내마음은 두근두근, 신랑신부 싱글싱글.
반주가 시작되고 첫음을 잡는 순간,
신부가 웃기 시작했다.

내 생각에도 아차 싶었지만
음악은 계속 흘러나오고
결국 기묘한 가성과 함께 망가지는 쏘뎅...

그러나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제 거의 끝나는구나 하고 마지막부분을 부르는데
반주는 중간쯤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아차 싶어 중간으로 돌아갔는데
갑자기 반주가 끝나버렸다.

그리하여 나는
I can't go back to where I used to be~~ 로 노래를 끝맺고
같이 간 사람들에게 "왜 그랬냐"는 소리를 들었으며
신혼여행 가는 최모씨에게서
"축가 재미있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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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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