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군이 그의 절친한 친구 몸살군과 함께 잔치를 벌이는 바람에
퇴근길 급작스럽게 뜨거운 물을 찾아갔다.
아다시피 여자들은 목욕가방이란 게 없이 욕탕을 찾지않는 법이나
출근가방 속에 '이태리타올'을 매일 갖고다니는 준비성은 없었으니
불현듯 얼마전 후배가 극찬했던
목욕관리사 아줌마의 '파워' 마사지가 떠올랐다.
평소 내 손 놔두고 왜 남의 손을 빌리나 생각해왔지만
기운도 없고 하여 난생 처음 돈내고 때를 밀어보기로 했다.
1만3천원, 지갑을 탈탈 털어야 나오는 돈.
사물함 속에서 꺼냈다 뺐다를 두어번 반복하고서 용기를 냈다.
"몸은 불렸어?"
대뜸 반말로 나오시는 아주마이1.
"좀더 불리고 올게요"
기왕 돈 들이는 거 대량생산이 최고 아닌가 싶어 다시 온탕을 찾았다.
"아가씨~" 성질 급한 아주마이1, 다시 나를 부르고
의식은 시작되었다.
옆손님은 마무리 중.
이윽고 아주마이2가 말했다. "수고하셨어요, 고마워요~"
드디어 아주마이1,2의 협공.
뭐라뭐라 중얼중얼 하시는데 잘 들리지 않았다.
얼굴 마사지와 비누칠을 끝낸 뒤
이윽고 아주마이2가 말했다. "아이고 아가씨, 시원하겠네~"
어째 이전 손님과 말투가 다르지않은가.
"우동 한 그릇 나왔어, 우동 한 그릇"
그렇다. 사실은 나도
내 옆을 스쳐 날아가는 직경 0.5cm의 원통형 물체들을 보았더랬다.
혹시 돈이 아까울만큼 생산량이 적으면 어쩌나 고민했는데
그것은 기우였다.
때만 밀었을 뿐인데 피로가 확 풀리는 느낌.
내가 밀면 피로가 확 쌓이던 것과는 정반대였다.
그런데 문득
밖에서 먹는 라면이 맛있는 이유는 돈주고 먹기 때문 아니겠냐며
동생한테 돈주고 라면끓여달라 했다는 누군가가 떠오른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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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