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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혼성3인조 애시드재즈밴드 D'sound. 현재 3집까지 나왔고 지난 봄 내한공연을 했나봅니다. 제가 갖고있는 앨범은 2집일거에요. <BEAUTY IS A BLESSING>이죠. 98년에 나온 앨범을 지난해에야 샀나 그랬죠.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습니다. 적절한 브라스의 사용과 함께 지루하지도 부담스럽지도 않아요. 그중에서도 왠지 울적할 때 귀가 고파하는 음악은 'I Can Get Over You'와 'Tattooed On My Mind'. 앞곡은 끈적하지 않게 톡톡 튀기는 리듬의 흥겨움이, 뒷곡은 가슴이 아련히 저려오는 잔잔함이 좋아요.

지지난해부터는 애시드재즈를, 지난해부터는 jpop을 주로 듣고 있습니다. (클래식 재즈음반은 잘 안듣게 되는군요. 귀가 고급스럽지 못해서...) 돈을 펑펑 쓸 여유는 없는지라 CD는 두어달에 한번 너댓장 사는게 고작이지만,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노상 음악 귀를 가만두지 않는 편이죠.

CD를 구입할 때는 주로 H뮤직 사이트를 이용하는데요. 평만 보고 샀던 음반중 가장 만족했던 게 이 앨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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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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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었군요. 椎名林檎(시이나 링고)의 앨범 <加爾基精液栗ノ花>를 만났습니다. 링고는 사과고, 나머진 뭘까... 도저히 모르겠더군요. 일본 화과자와 고풍스런 찻잔 사진. 좌우가 뒤집힌 앨범 껍데기... 망설이다가 CDP에 집어넣은 순간. 헉! 숨막히게 놀라서 마음을 진정시켜야만 했습니다.

시이나 링고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유명한 '시부야케'를 본따 스스로를 '신주쿠계'라고 부른다지요. 본명은 椎名裕美子 (시이나 유미코)라는군요. 어렸을 때 볼이 사과처럼 빨개지곤 해서 링고라는 이름을 지었다나요.

독특하지 않은 곡이 없습니다. 이러저러한 동양악기의 사용부터 곡의 다이나믹한 진행과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목소리 변형까지... 무슨 한편의 스펙타클 대서사시를 보는 것 같아요. '음을 그릴 수 없는' 저의 표현력이 안타깝군요. 

한번보다 두번, 두번보다 세번 들을 때 좋고, 며칠밤을 계속 틀어놓아서 가족들에게 "저 이상한 음악은 뭐냐"는 소리를 들을만큼... 좋습니다. 들으면 들을수록 쏙 빠지게 만드는 곡들. 노래 제목부터 평범하지 않죠? (가사는 더 심상치않습니다)

1. 宗敎 (종교)
2. ドッペルゲンガ- (도플갱어)
3. 迷彩 (위장)
4. おだいじに (소중하게)
5. やつつけ仕事 (해치울 일)
6. 莖 (줄기)
7. とりこし苦勞 (쓸데없는 걱정)
8. おこのみで (취향대로)
9. 意識 (의식)
10. ポルタ-ガイスト (폴터가이스트)
11. 葬列 (장례)

음악만큼 스타일도 튑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글쎄요... 김윤아씨와 비교할 수 있지 않을까요? 분위기가 다르긴 하지만요.

야무진 자기만의 세계가 있고, 괴짜같지만 멋있는 사람. 시이나 링고입니다.





사진은 http://lovelyringo.lil.to/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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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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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두개의 밴드로 활동했던 12명이 애시드소울(애시드재즈+소울)밴드를 만들었다. 12명이란 숫자도 그렇지만 브라스가 5명이란 점도 '국내유일'을 자랑한다. 각자 세션활동을 많이 해서 기본기가 탄탄하다. 홍대출신인 내 회사동기의 친구의 친구가 베이스주자여서 결국 우리신문에도 기사가 실렸다.

인터뷰를 끝낸 공연팀선배가 내게 물었다. "요즘 애들은 Groove가 뭔지 Funky가 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니?"

평소 그 선배에게 애시드재즈나 jpop 음반이 있으면 달라고 부탁했었던 나. 모른다고 하기도 뻘쭘했던 상황.

Groove를 어깨춤이 덩실 나는 흥겨움이라고, Funky를 톡톡 튀는 리듬감이라고들 하지만 단순히 그렇게 번역할 수 없다. 음악을 듣다가 왠만하면 그루브가 느껴진다는둥(그루비하다는둥), 상당히 펑키하군,.. 어색하지만 이런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말하게 될뿐. 

선배는 결국 "아, 다들 아는구나" 하면서 가셨다. 기사에는 Groove와  Funky가 어떤 뜻인지도 살짝 첨가됐고 우연히 그 기사가 들어간 면을 편집하던 내겐 앨범이 떨어졌다.

잔뜩 기대하면서 <Common Ground>앨범을 들었다. 유학이라도 다녀왔나... 생각할만큼 세련됐다. 그러나 생각보다 흥겹지는 않았다. 곡들마다 비슷비슷한 분위기, 몇번들으니 심드렁해졌다. 보컬도 중저음이라 맘에 들었는데, 브라스가 강해서 Urbano보다 꽉찬 듯도 한데... 뭔가 심심했다. 연주보다 작곡실력이 딸렸나, 생각할만큼.

그리고 역시 그 공연팀선배가 콘서트표를 주셨다. "너, 애시드 좋아한다며..." 퇴근시간보다 약간 일찍 나가는 모험을 감수하며 양재동으로 냅다 달렸다. 그리고 그 공연의 감상은...Groooooovy!

테너색소폰, 바리톤색소, 트럼펫 두명, 트럼본... 5명이 나란히 늘어서서 연주를 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백문이불여일견...이 이래서 나온 말일까? 듣기만 하던 것보다 훨씬 흥겹고 놀라웠다.

특히 그들중 리더라는 테너색소폰주자의 솔로가 중간중간 빛났다. 얼굴도 와타나베 아츠로를 닮은 것이 귀엽기도 하고. 같이간 동기의 친구(베이스주자의 친구)에 의하면 인기가 장난 아니란다.

가장 감동이었던 것은 게스트로 참여했던 하모니카 연주자 전재덕이 Steve Wonder의 노래를 불렀을 때. 눈이 보이지 않는 공통점 때문인지 목소리도 비슷하게 들렸고, 왠지 모를 아픔마저 느껴졌달까.


놀란 일 하나. 여자코러스 한명의 노래가 장난이 아니었다. 알고보니 앤과 박효신과 함께 월드컵주제가를 불렀던 전소영. 말할 때는 여자목소리였다가 노래만 부르면 남자목소리가 나오는 가수다. 박효신과 듀엣곡을 듣고 다들 남자 두명으로 착각할만큼, 음색도 독특하고 가창력도 풍부하지만 앨범은 잘 안되는 가수. 별로 뜨지는 못했지만 앨범을 냈던 가수가 다른 그룹 공연에 코러스겸 게스트로 노래하다니... 

놀란 일 둘.  가운뎃줄 앞에서 6번째자리. 얼굴이 식별된다. (돈주고 표를 샀건, 공짜표를 얻어갔건) 이제껏 본 공연중 가장 좋은 자리였다. 콘서트를 볼 때마다 집에 돌아갈 때는, 공연이 뭐 별건가 생각했었는데 혹시 그것은... 자리탓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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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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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p 콘서트를 달구는 대표적인 노래. 'Shake'

혹시 콘서트 장면이 편집된 동영상을 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전, 무릎꿇었습니다.
어느 콘서트인줄은 모르겠으나 전주가 나오면서부터 스맙멤버들이 우르르 뛰어나오는 게 있는데 그거 보다 숨이 멎는 줄 알았습죠.

브라스의 흥겨운 멜로디가 흘러나오면 키무라가 '우르르하~'하고 소리를 지르거든요.
그러더니 갑자기 긴머리를 휘날리며 우르르 뛰어나오는데, 앞이 열린 긴 재킷 사이로 갈색 맨살이... (으윽, 숨은 쉬어야해...) 멤버들이 차례로 뛰어나오지만 솔직히 키무라밖에 안보였어요.

처음 들을땐 노래 자체의 매력은 못 느꼈었는데요. 요즘 출퇴근 길에 Vest앨범(조끼가 그려져있는 Best앨범이에요. 재치있죠?)을 듣다가 Shake가 나오면 무심결에 저도 뜁니다. 그것도 전력질주를 하죠. 웃기지만 머리속에서 키무라가 무대위를 달려나오거든요. 그만큼 흥겨운 노래죠.



키무라 타쿠야(木村拓哉)의 팬이 된지 1년이나 되었을까 싶네요. 앨범도 아직 국내에 출시된 <Smap vest>와 <Smap M16 :MIJ> 밖에 없구요. 나머지 앨범도 차례로 출시될 예정이라는데 솔직히 말해서 본업이 가수인 사람들 치고 노래실력은 참 '거시기'하기 때문에 전부 다 살 것인지는 고민 중입니다.

가창력으로 볼 때 키무라는 군계일학이죠. 하지만 가수만 한다고 치면 노래잘하는 축에 못 낄거에요. 성량이 좀 약한 편이죠. 나머지에선 싱고가 좀 낫죠. 그리고나서는 음... 고로가 어떻게 솔로앨범을 냈는지 이해가 잘 안갑니다. 

하지만 가창력과 별개로 멜로디와 가사는 좋은 게 많다고들 합니다. 저도 다 들어본 것은 아니지만 인정. 특히 작년 한해 일본차트에 계속 머물러서 괴물꽃이라는 별명을 얻은 世界に一つだけの花(세상에 하나뿐인 꽃)은 그 증거라고 할 수 있겠죠.

일본 사람들은 idol에 대해 "항상 화면에 나와서 우리를 즐겁게 해주면 된다, 노래를 잘하건 못하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 고 생각한다죠. 저도 언제부턴가 관대해지고 있습니다. 초난강이 아무리 책을 읽어도, 나카이의 목소리가 쇳소리로 바뀌어도, 그냥 듣다보면 "어, 이노래에선 괜찮은데" 싶기까지 해요.



Smap은 원래 Sports and Music Assemble People이었답니다. 뜻을 보면 너무 조악하죠. 영어로 조합해놓은 이름들이 몇년 지나고 풀어보면 다 촌스러워요. HOT도 그렇고... 허나 요즘은 '스맙은 스맙이지'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볼연지한 초난강을 함께 코미디언쯤으로 생각하고, TV판 '기묘한 이야기' 스맙편을 보면서 "얘들 뭐야" 생각했었는데, 일본드라마가 저를 바꿔놓았네요.

그 인간들은 어찌나 재주꾼들이던지 버라이어티쇼에서는 코미디언이 됐다가 드라마에선 중견 탤런트가 되더라구요. 우리나라도 언젠가부터 가수들이 연기를 웬만큼 하지만 이사람들 정말 대단해요. 우습게 봤던 초난강이 '그와 그녀와 그녀가 사는 길'에서 너무나 인간적인 캐릭터를 연기하고 그렇게 까불기만 하던 나카이가 '모래 그릇'인가 하는 드라마에서 고뇌하는 피아니스트 역할을 소화하는 걸 보면서 많이 놀랐습니다.

물론 가장 멋진 건 키무라 타쿠야였어요. 외모때문이 아니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드라마에서도 아주 멋지더군요. 와타나베 아츠로 같은 배우와 비교하면 캐릭터가 한정된다고 폄하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연기력 자체를 깎아내릴 것은 아니라고 봐요. <히어로>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굿럭> <프라이드> <뷰티플 라이프> <잠자는 숲> <롱 베케이션> <러브 제너레이션> 등등 멋진 캐릭터들을 잘 소화해냈죠. 

최근 드라마로 갈수록 눈밑이 쳐지는 등 조금씩 늙어가는 것은 같아요. 하지만 나이들면 나이드는 대로 멋진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재능이 있다고 봐요. 얼마전 왕가위의 <2046> 때문에 칸의 레드카펫을 밟는 모습을 봤는데, 괜히 제가슴이 뭉클하더군요.

많은 여성팬의 마음을 아프게하며 연상의 여가수와 결혼해 딸 둘과 함께 산다고 합니다. 저렇게 생긴 남자 있으면 결혼한다... 생각했더니 원빈이 닮았더군요. 원반이라도 찾아야겠습니다.


SMAP 멤버
나카이 마사히로 (中居正廣) - 1972.8.18 / 165cm-54kg
키무라 다쿠야 (木村拓哉) - 1972.11.13 / 176cm-57kg
이나가키 고로 (稻垣吾郞) - 1973.12.8 / 176cm-52kg
쿠사나기 쯔요시 (草なぎ 剛) - 1974.7.9 / 170cm-55kg
카토리 신고 (香取愼吾) - 1977.1.31 / 182cm-7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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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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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전쯤 하림 2집을 주문했다. 함께 온 ann 2집과 smap vest와 롤러코스터4집에 밀려 제일 늦게 비닐껍질을 벗었지만 밤마다 빙빙 돌려본 결과는 뒤집혔다. 예전 앨범들보다 귀에 들어오지 않는 롤러코스터 꼴등, 역시 노래는 못하는(^^) smap 꼴찌에서 2등, 노래 잘하는 ann과 확 바뀐 하림은 공동 1등정도 되겠다.

'여기보다 어딘가에'를 듣다보면
돌아오기 위해...
나 스스로 가둬둔 자유를 찾기 위해...
하늘을 호수를 들판을 달려가고 싶다. 

안그래도 날마다 컴퓨터 바탕화면에서 번뜩이는 내셔널 지오그라픽스 추천 '죽기전에 꼭 가야할 50곳'을 보면서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으며, 위염때문에 끙끙 앓던 밤을 밝혀가며 방콕에서 앙코르와트 가는 루트를 익히던 나에게,
이 노래는 마약이다.

아일랜드 악기 소리 탓인지,
내맘같은 가사 탓인지 이유는 모르겠으나,
죽겠다. 여행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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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도 없는 하루 또 하루가 나를 지치게 해

보잘것없는 일상 초라한 평화 속 숨막혀 하면서 사는 동안

잃어버린 모든 것은 이곳에는 없으니 이제 나 떠난다

크게 숨쉬며 돌아봄 없이 내가 가두었던 내 자유를 찾아

하늘과 호수 들판을 달려 파도가 흰 구름을 품는 곳으로

나 또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기 위해서 이제 나 떠난다

크게 숨쉬며 돌아봄 없이 내가 가두었던 내 자유를 찾아

하늘과 호수 들판을 달려 파도가 흰구름을 품는 곳으로

지금 여기보다 그 어디엔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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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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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월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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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3년전, 중학교 1학년의 나는 <I'm your baby tonight>이라는 다소 선정적인 제목의 LP를 구입했다.
Whitney Houston의 3집, 얼마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나름대로 큰 맘을 먹었던 것 같다. 당시 용돈이란 개념이 없던 나는 아마 문제집 한두개쯤을 포기했을 수도 있다. (앨범 속엔 휘트니휴스턴 팬클럽에 가입신청서도 들어있었다. 티셔츠 운송료조로 동봉하라는 20불이 아까워 사전찾아가며 쓴 신청서를 꼬깃꼬깃 구겨버린 기억이 난다)

처음에 어떻게 그녀를 만났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뽕짝이 아닌 노래는 '책읽는' 거라고 폄하하시는 울아버지가, 80년대에만 해도 흑인음악의 집산지 '모타운 레코드'와 관련된 방송을 보시며 "흑인들 노래는 구성(!)져서 들을만 하다"셨었는데 아마 그 영향이 아닐까 싶기는 하다. (스티비 원더, 라이오넬 리치, 슈프림스의 다이아나 로스에 컨트리 가수들도 종종 입에 올리곤 하셨었는데 지금은 스티비 원더 테입을 갖다바쳐도 안 들으신다.)

당시 영어를 배운지 얼마 안됬던 중삐리는 가사집을 보고 수십번 연습을 해서 대충 흥얼거리게 되고나면 가사를 해석해보느라 사전을 뒤적이곤 했다. 그러다 놀라기를 수십번... (당시 나는, 필독도서라는 김동인의 '감자'나 춘향전을 보고도 그 수위를 감당하지 못해 '이 책을 보았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릴 수 없다'며 얼굴을 붉히던 초등학교 고학년 때에서 그리 진일보했노라고 말할 수 없는 상태였다.)

첫눈에 뻑갔다, 냉큼 뛰가 간이고 쓸개고 다 쒜리뽑아 쥐줄테니 불러만도, 내는 오늘밤 니 아~다, 날자 날자꾸나... (I'm your baby tonight)

이럴수가... 이럴수가... 나는 너무 놀랐던 것이다. (요즘은 가요 중에도 이런 가사가 많다. 그러나 그때는 '시간이 멈춘 듯이 미지의 나라 그 곳에서 걸어온 것같은' 그녀를 노래하던 시대가 아니었던가.)
그러나 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듣게 된 노래가 My name is not Susan!
제목에서 삘이 오지 않나? 그렇다. 잠결에 딴여자 이름을 읖조린 것이다.

과거의 여자 중에 하나를 부르며 내몸에 팔을 휘감고있냐, 이런 죽일놈.
걔가 좋으면 가브러라, 아니면 니가 받은 사랑에 존경을 표시하든가.
내가 수잔이냐? 한번만 더 내이름 까먹으면 콱~!

잠자리에서 딴놈이름 불러댔다고 내목을 조를 남편도 없고 '오마담 사랑해'하고 외쳐대면 북어패듯 두드려줄 남편도 없고... (생각해보니 마누라가 더 좋다. 남편이 생기면 마누라라 불러줄테다) 내가 왜 이노래를 떠올리며 중얼대는지 스스로도 추측밖엔 할게 없는 상황이라니 암담하다. 아마도 술자리에서 자꾸 헷소리를 해왔던 기억이 자꾸 가슴을 찔러와서 역시 '입조심은 회사생활의 필수'라는 교훈적이 이야기라도 늘어놓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나도 모르겠다. 별로 안그럴듯하다. 그래도 이렇게 끝내야겠다. 그녀의 신보 <Just Whitney>를 들으면서 자신에 대한 편견과 뒤틀린 관심에 대해 "뭘봐? 난 그냥 나야"라고 소리치는 그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동화되기는 했으나, "그래, 안된다고 말해봐, 내 능력을 보여주마"라고 자신있게 공언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감화되기는 했으나... 왜 갑자기 10년도 더 묵은 노래를 왜 끄집어 냈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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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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