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가까운 선배들과 신년회가 있었습니다.
보쌈으로 배를 채우고나니 누군가 "홍대로"를 외쳤습니다.
항상 회사앞을 빙빙 돌던 멤버들, 갑자기 달뜨기 시작했습니다.

개중 가장 젊은 저와 박모후배가 길을 안내했습니다.
깔끔한 Bar로 모셨더니
"여기서 뭘 보라고" 라는 불만(by 부장대우)이 터져나옵니다.

그리하여 우리 9인조는
월요일 저녁 9시반이라는 어색한 시간에
음악이 무난한듯한 어느 Club에 들어가게 됩니다.

다행히 '수질관리'를 안한다며 의기양양 계단을 내려간 순간
텅~
우리는 손님이 멸종상태인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제 되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1인 8천원이라는 입장료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
움찔움찔 끄덕끄덕 까딱까딱... 최선을 다해봅니다.

어찌 이다지도 놀아본 사람이 없단 말입니까.
딱한 9인조의 몸놀림을 보다못해
종업원 두 명이 솔선수범해줍니다.
선배 한명이 덩실덩실 따라하다 지쳐갑니다.

그때!
그녀가 나타났습니다.
작은 키에 범상치않은 웨이브.

그녀는 우리를 제외한 첫 손님인듯 했습니다.
친구와 함께 왔지만 친구는 버려둔채 공간을 장악하더니
급기야 클럽행을 주도한 모선배 앞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경악!
우리는 경악했습니다.
그녀와 함께온 친구는 계속 그녀를 잡아끌며 '니킥'을 날렸지만
그녀는 우리 곁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분위기 급반전.
급기야 나머지 8인조도 강강술래 대형으로 무려 10분여를 흔들흔들.

덕분에 30여분간의 홍대 클럽탐험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처음엔 약먹었나 생각했던 그 처자.
생각할수록 고맙습니다.
손이라도 잡아주고 올 걸 그랬습니다.

그나저나 큰일났습니다.
그날 그 처자에게 선택되었던 선배. "매주 홍대에 가자"고 하시네요.
향후 40대가 출몰할지 모르는 그 클럽,
영업에 지장이 생길까하여 이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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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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