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와인은 물론이고 모든 과실주와 친하지 않았습니다.
한모금만 마셔도 머리가 띵~한 것이 궁합이 아닌가보다 했죠.
친구가 결혼선물로 와인걸이를 사주겠다고 할 때도 시큰둥.
결국 무선주전자를 받았더랬어요.

그런데 와인전문인 모선배가 결혼식에 못 오게 되었다며
큼직한 와인잔 네개를 보내왔어요.
집에서 술을 마시면 맥주 한 캔도 버거운 상황인데
와인은 무슨 와인이냐 생각했지만...

그것이 시작이었어요.
할인매장에서 두어병씩 사다먹고 선물 받아서 먹고...
냉장고 옆에는 빈병이 쌓여가고
안딴 와인이 너댓병쯤 놓여있지 않으면 왠지 불안해지더군요.

그러다 몇주 전에 와인잔을 선물했던 선배를 만나러 갔는데
(지금 휴직중이시거든요.)
삼겹살과 이름모를 요리와 함께 와인 하나를 내놓으셨어요.

티에라 델 솔(Tierra Del Sol).
줄여서 TDS라고들 부르는 스페인와인이었어요.
"가격대비 만족도가 최고"라고 추천하더군요.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애호가들 사이에 장안의 화제였더군요.
(어디 골프장 이름이기도 합디다.)
박스채로 구해다놓고들 먹는다는데
1만원 이하의 '믿을 수 없는 가격'에 몇만원짜리에 준하는 맛이라죠.

대형할인마트에도 공급되고 있더군요. ㅇㅊ동 ㅇ마트서 7,900원.
잘 나가는지 두병을 집어들었더니 뒤가 텅 비었어요.

그래서 맛은 어떻냐고요?
너무 달지도 너무 드라이하지도 않고, 한마디로 깔끔.
그 이상은 묻지 마세요. 뭘 좀 알아야 맛을 그리지...



어쨌건 와인일기는 계속됩니다. 다음이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요.
집에서 가볍게 잔을 마주하기엔 와인이 적당하거든요.
알콜도수도 그렇고 양도 그렇고.


p.s.
'토마스' 혹은 '케니로저스'라고 잘못 부르곤 하는
회사 근처 패밀리레스토랑 '토니로마스'에서 날아온 쿠폰을 보니
2월말까지 티에라델솔과 머그컵 세트가 5,500원이라는군요.
오오~ "메인메뉴 주문시"라는 조건만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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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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