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에 잘못 소문난 것이 하나 있다. 

"임모씨가 입사 이후에도 수능 '수리탐구영역'을  풀어서 맞췄다더라"



윗 문장에서 '다'에 주목하길 바란다.

나는 시험지를 '다' 풀었던 일이 없다.

입사 첫해 수능 답안지를 신문화하는 과정에서

기다리기 심심해서 딱 한페이지 풀었다.
 
그 페이지에서는 오답을 내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나

3점, 4점짜리에선 가물가물한 공식들을 소환해야 하는 고로

포기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어려서는 수학에 뛰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때 산수경시반 6명에 뽑혀서 훈련받고

일본경시대회 문제로 최종관문을 통과한뒤 두 명이서 대회에 나갔다.

같이 출전한 친구가 내가 실수한 문제들을 맞췄다기에 불안해서 잠못이뤘지만

내가 1등이었다.



중3때도 한번 수학경시대회에 나갔다.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5등 정도 했던가보다.

(여기서부터 실력이 떨어져가는 걸 알수 있다.)



고등학교때(아시다시피 과학고).

수학천재는 도처에 널려있었다.

어려운 문제 두개 내놓고 "현상금 만원" 하는 수업.

풀어도 안풀렸고 기분 나빴다.

점점 수학과 멀어지기 시작하더니

종합성적은 상위권이었으나

비슷한 점수대의 아이들보다 수학은 떨어지고 영어와 논술이 앞서는 기현상.

그렇게 나의 수학시대는 끝났다.



지금 나의 수학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언니는 나를 백화점 세일마다 달고다니면서

"저거 20프로 할인하면 얼마냐, 아까 거기꺼는 얼마였냐"하며

인간계산기로 활용한다.

지금도 동료 최모기자는 "3만에이커는 몇평이냐"고 묻는다.

그렇다. 곱하기 귀차니즘이 적다는 정도가 지금 내 수학실력의 전부다.



"산수 말고 수학이 실생활에 쓸모가 있더냐"
 
한참이나 수학과 가까운 사이였던 나도 편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이책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그 쓸모없던 고등학교 수업시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나는 아마 아직도 수학과 친했을지 모르겠다.



900페이지가 넘지만 "이 두꺼운 책이 어찌 쉽냐"고 하시지 말라.

타겟이 고등학생이고, 그들을 위해 어려운 것은 대충 넘어간다.

술술 읽히는 교양서와 수학책의 짬뽕이다.

'수학'이라는 두 글자에서 마음에 생기는 진입장벽만 넘어달라.

그게 내수준이다.
 





<수학 바로보기> 링크는 요기!
http://www.khan.co.kr/section/art_view.html?artid=200410151638451&code=90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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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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