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를 널고 있었어요.

효리가 와서 재미있는 이야기 좀 해달라고 해요.

이모는 빨래 널고 있으니까 효리가 이야기해보라 했죠.



"이모이모, 시멘트 트럭이랑 밀가루 트럭이 있었는데,

둘이서 차가 바뀌어가지고 과자로 집을 만들었더니 맛있어 가지고,

시멘트 과자를 사람들이 먹었거든? 근데 이가 부러졌거든?"



"엥? 그게 무슨 이야기야" 

이번엔 책을 가져와서 보여주면서 다시 설명을 합니다.

"이거 봐봐. 트럭이 두대 있잖아..."

이야기인 즉슨...



시멘트 운반 트럭과 밀가루 운반 트럭이 앞뒤로 나란히 길을 가고 있었는데

둘다 길가에서 볼일보고 나서 차를 바꿔탄 거에요.

저 차가 왜 내 앞이지? 앞질러 갔나? 이런 생각들을 하다가

두 운전사는 이내 차가 뒤바뀐 것을 알게되지요.

그런데 "알게 뭐야" 하면서 그냥 길을 가죠.

그러다 갈림길에서 밀가루를 실은 트럭은 왼쪽으로,

시멘트를 실은 트럭은 오른쪽으로 각자 제길을 갑니다.



어느 노부부가 집을 짓고있는 곳에 도착한 밀가루트럭.

시멘트를 섞던 인부들이 말합니다.

"시멘트가 왜이리 곱고 희지? 혹시 밀가루 아냐?"

"알게 뭐야"

결국 아주 어여쁜 건물이 지어졌는데 가정부가 불을 땠더니 집에서 맛있는 냄새가 솔솔~

"이야~ 맛있는 과자다"

아이들이 집 여기저기를 뜯어먹기 시작합니다.



오른쪽 길로 갔던 시멘트 트럭은 제과점에 도착했어요.

과자 반죽을 하던 제빵요리사들이 말합니다.

"무슨 밀가루가 이렇게 파랗지?"

"알게 뭐야"



잠시후

우르르~ 빠직~

우두둑~ 아야~

집이 무너져서 아이들의 등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과자를 먹던 사람들의 이빨이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리고 그 트럭운전사들은 돈을 많이 벌어서 달나라에 별장 짓고 잘 살았대요.



아니 이렇게 황당한 동화가 어디 있단 말이에요.

머리말을 보니

"이 고약한 동화는 어린이들이 이런 어른이 되지 말라는 뜻이다.

잘 설명하면서 읽어줘야 한다"

라는 이현주목사님(이분이 쓰셨어요)의 글이 있더군요.

이현주목사님 참 멋진 분인데 솔직히 이 동화는 의외였어요.



"효리야, 어쩜 좋아. 이가 부러진 사람들은?"

했더니 박효리왈.

"몰라~ 알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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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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