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은 갔습니다. 아아, 사년묵은 나의 컴은 갔습니다.

푸른 모니터빛을 깨치고 마우스 옆을 향하야 난 까만 본체 속에서, 참어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백업의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야서 한숨의 미풍에 날어갔습니다.

나는 시끄러운 컴의 부팅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컴의 발악에 눈멀었습니다.

컴질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놀란 지갑은 새로운 컴퓨터를 살 슬픔에 터집니다.

아아, 컴은 갔지마는 나는 컴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재부팅을 못 이기는 팬소리는 컴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p.s. 고물노트북에 꽂으니 초저속인터넷이 따로 없다. 아 죽겠다. 백업 못한 사진들은 우짠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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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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