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헉헉

숨을 몰아쉬며 들어오는 우리를 보고, 케이블카 역무원들은 물었다.

"5시꺼 타고 올라가면, 5시 50분까지 역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괜찮겠어요?"

6시에 양방향 막차가 뜬다는 이야기다.

 

5시 10분쯤 엔랴쿠지역 도착.

절의 규모가 커서 동과 서로 나눠져있다며, 어느쪽을 먼저 구경할까 다퉜는데

이상하게도 조용~한 절.

입장료 받는 데에도 사람이 없고, 사람이 있더라도 말도 안 건다.

 

그렇다.

영업시간이 끝났던 것이다.

(절에는 5시 이전에 가야한다는 사실을, 다음날도 확인하게 된다.)

할일도 없고, 터벅터벅 경내를 걸었다.

그리고 정확한 시간에 돌아와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다.

 

게이한 사카모토역으로 가는 버스가 서 있었다.

버스를 탈까 말까 망설이는데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났다.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식당.

까까머리 고등학생들이 '히에이잔고 야구부'라고 써진 가방을 던져놓고 배를 채우고 있었다.

 

가라아게 주세요,

가라아게는 포테토가 안 나와요. 가라아게로 줘요 가라포테로 줘요?

가라포테 주세요...

 

눈물나게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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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카 유일한 동승객. 파르라니 깎은 머리로 보아, 스님일지도 모른다. 내려올 때는 함께 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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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리 할 일도 없어서 이러고 놀았다. 김군 손의 핑크색 우산은 사카모토역 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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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나게 맛난 분식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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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뉴도 싸다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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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에 버티고 있던 회색 고양이. 털을 만지며 사진 찍으려니 딴데로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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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라포테. 감자튀김이 좀 짰지만 뜨끈하고 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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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에 젖은 선거 포스터. 열심히 땀흘리며 인사하는 느낌이 난다. 물로 저 땀은 빗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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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마오츠역에서 숙소로 가는 길에 보이는 비와코 조명분수.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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