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였다.

그녀가 일부러 밥을 먹자 해놓고

한참이고 뜸을 들이다 이런 말을 꺼낸 것은.

 

"짐작하지 않으셨어요?"

그녀는 물었었다.

눈치없고 둔해터진 나는 미안하게도

두번 다 예상치 못한 말을 듣고 어벙벙했다.

 

처음 그녀가 "결혼한다" 폭탄선언을 했던 2년전엔

오늘의 그 말을 상상했기에

안심했고, 축하해줬다.

 

오늘의 그 말

"저 여기서 내려요" (정확한 워딩은 아니지만)

우리는 이제 같은 배를 타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후배복'이란 게 있다고 치면 난 참 박복했었다.

대학시절 열심히 동아리활동을 했는데

4학년이 되고 이제 후배들에게 자리를 넘기려고 하니

다들 공부를 하겠다며 빠져나갔다.

 

혼자 지키는 동아리방이며 혼자 참석한 신입생환영회며

침몰하는 배 위에 조타수로 홀로 남은 느낌.

선배들에게 그토록 받은 사랑을 줄 데가 없었다.

 

 

 

오늘의 그 후배.

속깊은 어른아이.

철없는 내겐 후배라기보다 친구고 선배같았다.

침몰하느라 그녀를 돌보지 못하는 우리의 배가

너무너무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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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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