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나잇살이라 했다.

걱정은 되는데 땀흘리는 운동은 싫었고

결국 물 속에 뛰어들기로 했다.

 

몇년만인지 생각도 않고

수영복을 사고 동네 초등학교 수영장에 등록했다.

전에 한 적 있다 주장하니 초급반에 넣어줬다.

 

드디어 첫 날.

걱정이 많았는지 눈도 일찍 떴는데 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머리를 감았다.

 

 

 

수영장 도착.

몸을 물로 씻고 새 수영복을 입었다.

머리를 묶고 수영모를 쓰려는데

 

"머리 샴푸하고 몸 비눗칠 하고 들어가는 거에요."

옆자리 아줌마가 샤워하다 말고 딴지를 건다.

"방금 감고 온 머리에요." 대수롭지 않게 받았더니

 

"그래도 감고 비눗칠 하는 거라구요." 화를 내기 시작한다.

"방금 감고와서 젖은 머리라니까요?" 다시 되받았더니

"수영장 오면서 머리 감고 오는 사람이 어딨어요!!! 샴푸 하세요."

 

이 아줌마가... 미쳤나.

"가려워서 감고 왔다구요." 안해도 될 말까지 했는데

"그래도 샴푸하고 샤워하는 거에요. 여기서는!!!!!!!!"

 

갑자기,

아줌마들에게 찍히면 끝이다 싶었다.

비굴하게 머리감는 시늉, 샤워하는 시늉을 했다.

 

 

 

강사들이 보였다. 죄다 남자였다.

"초급반 어디에요?" 했더니 "어디까지 배우셨나요?"다.

평영까지 배웠다고 하니 맨 오른쪽으로 가라고 했다.

 

물에 들어가니 아줌마들이 바글바글.

"다들 어디까지 배우셨나요?" 했더니

"접영 들어갔어요. 여기 다들 중급반 정도 돼요."란다.

 

이런... 겸손하게 처음부터 배우려고 했는데,

이게 아닌데 하고 있었더니 한 아줌마가 말했다.

"내가 여기서 제일 못해요. 자주 안 오거든요."

 

키판 잡고 발차기를 하더니 자유형을 시키더니

평영을 하라고 하고선 강사가 1대1 지도를 시작했다.

내 차례가 오자 한마디 했다.

 

"얼마만에 하시는 거에요?"

얼결에 "2년인가" 했더니 그는 말했다.

"더 낮은 반으로 바꾸셔도 되는데..."

 

 

 

조금 있다 다들 접영을 시작했다.

강사가 또 지도를 하더니 내게 말했다.

"그냥 자유형이나 천천히 하세요."

 

4년전에 분명

접영까지 배우다 말았거늘,

이게 뭐냐고오오오오오~

 

위로가 되는 건 오로지

그 아주머니 뿐이었다.

아, 그 아줌마 안 오면 어떡하지?

 

'짐만 싸는 여자 > 뎅,뎅,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께서 함께 아파하셨기를...  (0) 2006.07.07
'고백'점프는 역시 없었군.  (0) 2006.07.07
띠봐  (0) 2006.06.16
누구긴, 쳇  (0) 2006.06.15
앙리는 X맨?  (0) 2006.06.15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