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나 기자, 검사 등 특정 직업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마다

중간에 허허 웃습니다.




기자가 나오는데 데스크가 "임기자~" 뭐 이런식으로 부른다던지,

형사들끼리 "이형사~" "조형사~" 부른다던지,

정장차림의 검사가 총빼들고 범인 검거현장에 가서

"나, 대한민국 검사야~" 한번 외친 뒤,

범인의 얼굴을 주먹으로 후려친다던지...




글쎄요, 제가 검사가 하는 일은 정확하게 알고있지 않으니

이바닥에서 쓰는 호칭만 비교해보겠습니다.




영화 <폰>에서 하지원.

데스크가 전화해서 "*기자, 어쩌고 저쩌고" 하니까 

"제가 알아서해요" 뭐 이런식으로 답하고는 툭 끊어버립니다.




실제상황으로 가정하자면 데스크부터 이상합니다.

기자들끼리 '주기자' '사기자' 이런 표현은 거의 쓰지 않습니다.

선배들이 후배를 부를 때는 "임소정씨~" 이렇게 부르는 게 보통이구요,

후배들이 선배를 부를 때는 "누구 선배~", "하차장~", "송부장~", "정국장~"... 합니다.




직급을 부를지언정

호칭으로 직업을 사용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같은 기자들끼리 굳이 이름말고 기자까지 붙여쓸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짧지만 경찰서에 들락거릴 때 곁에서 본 형사들도

굳이 자기들 이름을 직업으로 부르지는 않는듯 했습니다.

물론 "서장님~" "반장님~"은 당연히 사용할 테고,

"차순경~" "엄경장~" "박경사~" 역시 이렇게 직급을 부르지 않을까 싶군요.

같은 형사들끼리 "*형사, $형사" 하면 좀 헷갈리지 않겠어요?




그러나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아무래도

이사람은 기자다, 이사람은 형사다, 이걸 강조해야 하므로

직업을 사용한 호칭이 나오지 않나 생각합니다.




참고로 후배기자들이 윗사람들을 부를 때 선배나 부장, 국장 뒤에 '님'은 붙이지 않습니다.

원래 높임의 뜻이 들어있는 데다

외부에서 '사장님~' 등의 표현을 상용하지 않도록 훈련하는 것이라고들 합니다.

(가끔 김차장대우~ 라며 대우 꼬리까지 붙이는 사람이 있는데, 이건 욕먹습니다)




그리고 하지원처럼 데스크가 건 전화를 자기 맘대로 끊었다가는

시쳇말로 '*가지없는' 후배로 찍혀서 겁나게 고생할지 모르겠습니다.






아참.... 혹시 검사랑 친하신 분.

검사가 실제로 총을 휴대하고 범인검거현장에 나가서 범인을 후려칠 수 있는지 좀 알려주세요.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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