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덧글에 써놓았듯이 - 금요일 점심에 잃어버렸던 지갑은 하루만에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간밤에 전화가 와있었고 "지갑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오전에 전화주세요"라는 문자도 와있었습니다.

ㅎ동 ㄱ아파트까지 찾아가는 길은 멀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다시 택시를 타고 아파트근처를 올라가던 길에 지갑을 들고나오신 아저씨와 극적으로 상봉(?)했습니다. 돌려주시면서 가는 길도 친절하게 안내해주셨습니다. 간밤에 지갑을 주워왔다는 따님도 잠시 마주쳤습니다. 제게 "잘 간수하세요" 한마디 하고 어디론가 가더군요.

괜찮다고 손사래를 치셨지만 감사한 마음에 음료한상자를 들려드리는데 갑자기 식초를 사러 가셨습니다. 가정적인 아버지구나, 생각했습니다. 안내받은대로 마을버스를 타고 오면서 지갑을 열어봤습니다. 카드들이 마음대로 꽂혀있긴 했지만 놀랍게도 현금마저 무사했습니다. 제가 원망만 했던 세상은, 사실, 참 따뜻했던 겁니다.

그런데... 오늘 출근길에는 우산을 잃어버렸습니다. 목요일에 친구집에 놀러갔을 때 이미 한번 놓고온 일이 있는 우산입니다. 장마를 대비해 긴우산 하나 장만해 놓은 것이었는데 얌전히 기둥에 걸쳐놓은채 책읽다가 홀랑 까먹었습니다. 며칠전에 잃어버렸다가 찾은 우산을, 지갑을 잃었다 찾는 대사건 이후에 다시 잃어버린 것입니다.

끝없는 망각의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누군가 그러는군요. 니가 '파리의 연인'의 김정은인줄 아느냐고... 설마 제가 그런 착각을 하겠습니까. 세상탓 하지말고 제정신 차리고 살아라는 하늘의 뜻으로 알고 마음을 날카롭게 가다듬기로 했습니다. 아, 정말 정신나간 며칠간이었습니다.

'짐만 싸는 여자 > 뎅,뎅,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훈스럽다고?  (23) 2004.06.30
"옛날에 좋아했었다"  (17) 2004.06.29
'W 암탉'의 비밀  (4) 2004.06.03
  (4) 2004.05.31
새야 새야...(2002.12.26/싸이 미니홈피)  (1) 2004.05.28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