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책이 맡겨졌다.
바쁠땐 그닥 달가운 일이 아니지만
오랜만이라 반가워하려는데
이녀석좀 보게, 또 '과학' 두글자가 들었네.
하지만 과학식은 하나도 없어요오.


역사서 속에 드러난 자연현상 기록을 분석해보니
기상변화나 천재지변 등의 일들이 삼국시대부터 기록되었는데
단순한 과학현상이 아니라 인간을 벌하거나 꾸짖는 하늘의 경고
즉 '재이'로 받아들여졌더라는 것.

일식의 규칙성을 관찰하고도
왕이 잘하면 안 일어날 일이라는 믿음하에
천하의 세종대왕도 소복을 입고 의식을 행했다니 재미있고

조선의 임금들 중 연산군만이
이런 재이사상을 거부했다니 신기하고

연오랑과 세오녀 전설에 나오는 해와 달이 빛을 잃은 일이
실제로 기록되어있는지 찾으니 호기심이 동하고...

평소 역사와 담쌓는 정도가 아니라
역사란 녀석을 만리장성 저편으로 던져버리겠다고 하던 나도
7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설렁설렁 흥미롭게 읽었으니
무리없는 글솜씨도 좋고.


그야말로 과학보다는 사학에 가까운 주제.
더구나 반가운 것은 저자의 양력.

올해 정년을 맞은 유명한 과학사교수인 저자.
그런데 이분이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후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에서 7년간 기자질을 했더란다.

그리고 미국에서 유학을 가서 사학으로 석박사를 따면서
학위논문으로 썼던 내용을
거의 40년이 지나 책으로 펴낸게 이 한국과학사상사다.

 
다른 기자들이 쓴 글과 비교해보니
역시 주제전달 능력이 부족한 나의 서평.
게다가 가격을 안 썼네. 아이고 아이고.


정가 28,000원짜리 한국과학사상사 서평은 요기
http://www.khan.co.kr/section/khan_art_view.html?mode=view&artid=200507291728341&code=90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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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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