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세시바람이부나요

다니엘글라타우어|김라합 옮김

문학동네2008.04.14

.

* 소설내용 스포일링 담뿍. 책 읽을거면 글 읽지마삼.

 

구여사가 쏭에게 반납, 내가 다시 대여.

두사람(사실은 세사람)의 이메일로만 이뤄진 신선한 연애소설.

연애 초기의 설렘과 익숙해져버린 관계에 대해

반짝 은빛을 던지고 잿빛으로 스러져가는, 갓 자른 나트륨까지 들먹여가며 공감하였으나

허무한 결말에 대략 털썩.

 

5분전까진 보스턴행은 아직 며칠 남았고 아직 레오는 그 집에 살고 있을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다가

이제는 레오는 보스턴에서 에미보다 좋은 여자 만날 거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그분'은 왜 막판에 변덕을 아니 미련을 부린 걸까 원망도 한다.

아니 그보다 전에 레오는 왜 에미따위에 빠지고 만 걸까, 그 시니컬 이기주의자에게...

헤어짐이 싫어서 옛 여친과 다시 만날 수 없다던 여린 감수성의 레오 넌, 실은 마조였던 거냐?

 

 

 

 


'폐기 > 둥둥 Book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끝까지 읽을 수 없는 책  (0) 2008.09.16
폭탄 배달이오  (0) 2008.06.12
넙죽 혹은 털썩  (0) 2007.04.27
참을 수 없는 '칙 릿'읽기의 피곤함  (0) 2007.03.13
해변에 가뿌까? 해변에 갚으까?  (0) 2007.03.12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학술서적처럼 하품 작렬하는 어려운 낱말 비빔밥도 아니고

칙릿처럼 감정이입이 불가한 된장뉴요커들 이야기도 아니고 

김훈처럼 소화불량을 유발하는 유려한 문장의 홍수도 아니고

무라카미 류처럼 속이 울렁거리는 변태적 장면의 연속도 아닌데

 

 

나오키상을 받았다는 '가마타 행진곡'을 놓아버린 건

너무나 무서웠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사람과 너무나 닮은 캐릭터.

퇴근길 내내 우울해지고 말았다.

 

 

차라리 읽지 말자.

내게는 독이다.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책상 위에 덩그러니

노오란 서류봉투

보낸 사람 자리엔

설레는 네 글자 '독자 드림'

 

3번 이어붙인 투명테이프

살며시 뜯어내보니

주루룩 튀어나온

A4크기 복사물들.

 

빨간 볼펜으로 적힌 책 이름,

빨간 동그라미 쳐진 목사님 이름,

"서울의 주인은 예수님이시다!"가 새겨진 교회주보,

카페주소와 '심령천국'이라는 네글자.

 

넘기고 넘기다

맨 뒤에 나타난 것은

빨간 동그라미가 쳐진 세 글자

'에이즈'.

 

 

 

나더러 어쩌란 겁니까.

적어준 참고서적 읽으면

에이즈라도 낫는다는 겁니까.

안 읽을 거면 에이즈 조심하라는 겁니까.

 

솔직히 '기독교 국가에 보내는 편지'라는 책은

그리 쎈 책도 아닌데,

미국에선 이에 반박하는 책이 2권이나 나왔다지만

나로선 크게 충격받을 건덕지도 없는데,

 

날나리라도 기독교에 한쪽 발을 담그고 있는 내가

굳이 이런 책을 읽는 이유는

이들의 주장에 설득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고싶기 때문인데...

 

기사 마지막에 변명성으로 달아둔

내 신앙고백이

원고 길이상 잘리지만 않았더라도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으려나.

 

 

 

어쨌거나

서평 한 꼭지가 던져준 우편물 폭탄.

이렇게나 생각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

 

http://news.khan.co.kr/section/khan_art_view.html?mode=view&artid=200806061725275&code=900308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문학평론가 신형철.

경향신문에 '작가와 문학 사이' 연재중.

쫄깃한 문체로

침이 질질 흐르게 만든 뒤 가버린다.

비슷한 연배에 나름의 경지를 가진 사람에겐

어설픈 경쟁심이라도 느끼기 마련.

헌데 이상도 하지.

손톱만큼의 질투도 아니 일어난다.

가방끈의 길이와 굴러먹던 바닥의 차이에서

이미 무릎 꿇었는가.

(털썩이 한두번이냐. 무릎보호대를 장만할 때가 되었도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받침의 모서리가 닳으면 그것이 사랑일 것이다. 사각이 원이 되는 기적이다."

(시인 손택수편 마즈막단락 도입부. 전문은http://news.khan.co.kr/section/khan_art_view.html?mode=view&artid=200703301519161&code=900308 )

 

 

p.s. 다른 신문 인터뷰사진을 봤더니 회사동기 ㅎ모군과 똑닮았더라.

ㅎ군, 분발하라구! 분바르고 장가라도 가야할 것 아냐!!

(ㅎ군은 아마도 블로그를 안 할 것으로 믿고 맘껏 지껄이는 중)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간추리자면,

성공한 40대 여성뉴요커 세명의 일과 사랑과 우정.

어제밤부터 '섹스앤더시티' 작가의 새 소설 '립스틱 정글'을 읽는 중.

 

잡지사 편집장은 한창 바람을 피우는 중이고

영화사 사장은 이혼 위기에 직면했고

패션디자이너는 억만장자의 유혹에 빠진 데까지 왔다.

 

참고 참으며 읽고는 있으나

왜 이렇게 소모적인 책을 읽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책장을 파고든다.

 

내 안에 있는 뉴욕에 대한 환상이야

집앞에서 두루마리처럼 굴리면 100미터쯤 갈 정도는 될 터인데

읽는 순간 자체가 왜이리도 피곤하냐는 말씀.

 

중고생때 섭렵한다는 할리퀸 로맨스류도

서너권 읽으면 다 똑같아서 던져버렸던 것을 생각하면

특정 타입의 책에는 금방 질리는 성격인지도 모르겠다.

 

얼마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도 1권 뛰어넘고 2권만 읽었는데

이번에도 그럴 걸 그랬나보다.

끝까지 봐야하나? 아아, 피곤해!

'폐기 > 둥둥 Book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폭탄 배달이오  (0) 2008.06.12
넙죽 혹은 털썩  (0) 2007.04.27
해변에 가뿌까? 해변에 갚으까?  (0) 2007.03.12
성급함의 대가(大家 말고 代價)  (0) 2006.05.02
달려라, 애란  (0) 2006.03.04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하루끼 팬들이 들썩인지 1년쯤 지나서야 책을 사놓고

그마저도 3년이나 지나서 읽은 <해변의 카프카>.

 

끊고 끊고 끊어 읽어도 재미가 반감되지 않았고

철학적 물음들을 잘 녹여낸 것은 존경스러웠다.

 

그러나 다 읽고나서 뭔가 막막한 기분은 어쩔 수가 없다.

예언인지 저주인지 모를 '아버지의 유산'도

성욕과 무한악이 넘실대는 것도 내 취향은 아니다.

 

15세 소년 카프카는 입구의 돌이 열어주는 세계에서 어떤 힘을 가지고 나왔을까.

강철의 연금술사처럼 그림자 반쪽과 등가교환하면

불후의 명곡이건 정어리/거머리 비건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할 텐데...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ː하다(―)[――][형용사][불규칙활용]성질매우급하다.성급[부사].

 

 

 

드라마도 보지않은 주제에

대사가 빼어나다는 일본 원작을 무작정 주문했더라. (첫번째 성급함)

 

'연애시대 1'

어라, 1은 뭐지? 한권만으론 끝을 알 수 없다는 거야?

 

1/3 읽고 맨 뒷장을 점검한 뒤

'아내가 결혼했다'로 냅다 돌진. (두번째 성급함)

 

결국 '연애시대1'으로 돌아왔을 땐

'아내가...'와 헷갈리느라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 했다.

 

 

 

 

p.s. <연애시대 2>는 5월말에 나온다는데 드라마가 앞서가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전편을 다운로드.

아으 드라마는 또 언제 보라는 말이냐.

 

책에 대한 이야기는 잠시 후에...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앙골라전 중계를 틀어놓고 김애란의 <달려라, 아비> 마지막 부분을 읽었다. 최모씨 추천. 요사이 상복과 호평을 동시에 그러모으고 있다는 80년생 작가의 책이다. 가만 스물일곱이면 인터넷소설이나 써댈듯한 시퍼렇게 젊은 나이 아닌가. 세상 불공평하다고 속이 부글부글 끓더라도 참아보자. 다행인지 불행인지 얼굴은 70년생 쯤으로 보인다.

 

주로 '관계의 부재'를 소재삼은 모양이다. 뭐 그런건 내가 알바생이 아니니 내 알 바 아니라 치자. 일단 개인적 평가부터 땅땅 내려보자면 "맹랑한 상상력과 범상치않은 표현력, 그리고 긴장을 늦추지않는 구성" 정도가 좋겠다. 좋은 말 다 써놨으니 아실게다. 꽤 읽을만하단 말이다.

몇몇은 대책없이 룰루랄라 밝고, 몇몇은 손바닥 맞을 줄 알고 양손을 마주 비비고 있을 때 뒷통수를 후려치는 결말이 매력있다. 등단작인 <노크하지 않는 집>은 무서웠고 표제작인 <달려라, 아비>는 독특했고 <스카이 콩콩>은 행복하다. 호텔 라운지앞 쇼파에서 친구를 기다리던 30분동안 주변사람들이 노려보도록 킬킬 웃어댔을 정도. 

 

맘에 드는 캐릭터도 몇 있는데 농담 잘하는 <달려라, 아비>의 엄마와 거짓말을 퍼붓는 <누가 해변에서 함부로 불꽃놀이를 하는가>의 아버지 정도. 어어 그래 나는 주인공보다 곁다리인생을 좋아한다.

 

<그녀가 잠 못 드는 이유가 있다> <영원한 화자> 같은 꼭지는 글써서 먹고사는 인간들(기자 제외. 기록과 창작은 살짝 기분나쁜 거리가 있다)과 거리감을 느끼게 만든다. 아아 생각나는 대로 주저리주저리 주화장창 써재끼면 200자 원고자 열서너장은 가뿐한 인간들이여, 제발 힘을 아끼시오.




p.s. 아참, 몇몇 작품에서 반지하방이 등장. 특히나 <노크하지 않는 집>의 구조는 내가 자취하던 건물의 구조와 매우 흡사하여 소름끼쳤다. 반지하방에 관해서는 나도 할 말 많지. 꿈자리 장소협찬 사양!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