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슴다!" 하고 외치면 주인공 고토라가 고전을 일상에 녹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쿠도칸 각본의 일드 '타이거 앤 드래곤'.

나가세 토모야의 야쿠자-제자 순간변신 연기가 일품이다.

무코도노(데릴사위) 때는 똑같은 노래만 계속 불러서 좀 질렸는데 그때보다 훨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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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쿠고(落語)라는 일본전통문화를 보는 재미도 있고 말장난의 향연도 딱 내 취향인데다

라쿠고 스승 돈베이상이 울 시아버지랑 완전 닮으셨다.

시댁가서 "아버님 연기 죽여요" 했다간 이상한 사람 될텐데... --;

진짜 라쿠고가가 아닐까 의심할 정도로 감동적인 연기에 남다른 영어발음까지. (마지막회 초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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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만에 다시 일드에 퐁 빠졌다. 

김군에게도 두어편 보여줬더니 눈이 번쩍.

얼마전까진 둘이서 '결혼 못하는 남자'의 "가네다!"를 유행어로 사용했는데

조만간 야쿠자말투를 흉내내게 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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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일정을 마지막날로 몰아놓다시피 했다. 그 첫번째가 관광청 쿠폰으로 즐기는 베이터우 온천.

쿠폰에는 대만 여러지역이 온천들이 적혀있는데 베이터우지역 온천들 몇곳 홈피를 보고 스프링시티온천(春天酒店)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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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베이터우역 정면에서 공원옆길을 따라 도서관을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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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렴한 대중노천탕을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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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판을 따라 언덕 끝요우야루(you ya rd)까지 오르다보면 얼굴이 달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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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체크인하는 곳에서 관광청 무료쿠폰을 내밀었더니 표를 두장 주면서 셔틀버스를 예약하라고 한다.

2시가 채 못된 시간이어서 4시 20분 것을 예약한 뒤 잔디밭을 가로질러 가면 노천탕 입구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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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를 내고 큰수건 작은수건 슬리퍼 유가타가 담긴 바구니를 받아서 탈의실로 가서 유가타로 갈아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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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탕은 온도별로 다섯개쯤 되는데그중 하나는 너무 뜨거워서 발담그고 오래 버티기 내기라도 하면 그냥 기권할 만큼.

사진에서 뒤쪽에 보이는 보글보글탕의 온도가 가장 적당한 듯 했는데

가장 경쟁률이 높은 곳은따뜻한 돌판 위에 누워자는 곳. 꽤 오래 눈치를 보고 자리를 잡았다.

미지근한 물의 폭포탕과 작은 수영장도 있으나 날이 추워서 어린이 동반한 가족만 덜덜덜.

 

온천만 NT$ 800인데 관광청쿠폰으로 무료이용했다. 둘이서 6만원 남짓 아꼈다고 생각하니 여행중 가장 뿌듯했던 순간.

셔틀버스는 리조트-베이터우-신베이터우-리조트 순서로 운행하니

가는 길에 베이터우역에서 셔틀로 올라가 나올 때 걸어내려오면서 주변 구경하는 것이 좋을 듯. 

셔틀 시간표는 홈페이지 참조. www.springresort.com.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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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전의 시먼띵은, 동시간대의 명동과 매우 유사했다. 점포들이 차례차례 열리고,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그 유명한 아종멘센에 줄을 섰다. 55元이면 큰사이즈, 숟가락으로 퍼먹는 가는 면발과 곱창의 쫄깃한 맛.

고수를 뿌려먹으니 더 고소했다. (내가 고수를 맛있어하다니 얼굴만큼 식성도 동남아로 거듭나는 듯한 쾌감.)

살짝 짠 것이 유일한 흠이라고 투덜거리고 있는데, 김군은 서울에 이런 박리다매형 국수집을 내면 어떻냐는 헛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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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상으로는 시부야삘 날줄 알았는데, 살짝 썰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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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름한 뒷골목의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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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11시를 넘겼을 뿐인데도 줄을 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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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곱창국수 비법 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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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먹은지 얼마 안되었는데도 술술.

 

 

할 일이 떨어져서 관광청에서 준 한국어지도를 보다가, 칼과 포크가 그려진 두군데 중 나머지 한 곳도 방문하기로 했다.

양찌빙수.

마침 대만에 가면 망고빙수를 먹으라는 말도 귀가 닳게 들은 터였다.

그러나 이 빙수집에는 몇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첫번째는 벽에는 망고빙수 사진이 있지만 메뉴에는 없다는 것. 겨울이라 그런지 망고따윈 없다고 고개를 살래살래.

두번째는 중국어 외에는 암것도 안통한다는 것. 젊은 여인들이 팔아도 안팔아도 그만인듯 멍때리는 표정으로, 중국말만 내뱉었다.

 

빙수의 고명을 보니 팥, 노란콩, 흰콩, 검은콩, 뭐 죄다 콩이나 곡물류. 옥수수도 있었다.

뭐가 잘팔리냐 했더니 대충 노란콩과 갈색콩을 찍고 있다. 콩인지 팥인지 모를 노릇.

일단 왔으니 먹긴 먹어야겠고, 어쩔 수 없이 벽에 붙은 메뉴판에 있는 커다란 그림을 찍었다. 

三員 어쩌고 하는 녀석이었는데 80元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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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빙수의 실체. 카레라이스처럼 보이지만 옥수수와 흰콩 그리고 떡들의 향연.

맛은 밥을 얼음에 말아먹는 것 같았다. 남피옹과 서로 많이 들라고 양보하며 덜덜 떨었다.

추워서 머리가 띵했다. 팥이 곡물이기는 하나 얼음 외엔 곡물뿐인 곡물빙수는 난생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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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할매는 딸내미집에 잘 가셨을까

 

설연휴 마지막날 출근길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10m 전방에서 작은 보따리를 든 할머니가 소리치고 있었다.

"나 전화 한통만 걸어주슈. 인천에서 1시간 반 걸려 왔는데 딸내미 전화번호를 안 갖고 와서..."

순간, 인천이면 딸내미가 내려가는 게 맞고, 역귀성이라도 연휴 마지막날 올라오는 건 좀 이상한 게 아닐까

혹시 사기인지, 휴대폰으로 한통 걸어줬다가 국제전화로 연결되는 건 아닌지 의심이 되기 시작했다.

나는 그만, "위에 올라가서 역무원에게 이야기하세요"라고 해버렸다.

 

이번엔 계단에서 내려오던 두 여학생들에게 다시 큰소리로 말을 거시는 할머니. "나 인천에서 1시간 반 걸려 왔는데..."

그녀들이 통화시간을 다 써버렸다며 (고등학생이었나보다) 공중전화로 안내하려하자 "큰돈 밖에 없는디"라는 할머니.

나는 여기서 한번 더 할머니를 의심했건만 그녀들은 잔돈을 꺼내서 할머니께 드리려고 했다.

이번엔 "공중전화 쓸줄 모른다"고 하시는 할머니. 그러자 그녀들은 자기들이 도와주겠단다.

그때쯤 들려온 이야기는 "내 딸이 **산아파트 4단지에 사는디... 5번 마을버스 타고 와서 전화하라는디..." 

알고보니, 우리 동네에 가시려는 거였다.

 

 

2. 그녀는 나를 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을까

 

갑자기 쉬는 날이 된 어제, 아침에 봤던 휴대폰이 아무리 찾아도 없다.

찾다찾다 남피옹에게 메신저했더니 대뜸 "마누라 미안해 두개 들고 나왔어"

이럴 줄 알았으면 집에 인터넷전화라도 놓을 걸.

언니들하고 연락할 길이 없어서 직접 전화기 회수에 나섰다.

 

지하철역 안에서 접선키로 했는데 약속시간 5분전부터 기다려도 소식이 없었다.

전날 술도 먹었겠다 다리는 아프고, 미리 공중전화라도 하고 올라올걸 후회가 되어서

맘이 급한 나는 젊은 여자 한명을 찍어 "저... 휴대전화 한통만 걸 수 있을까요" 물었다.

그녀는 찡그린 눈초리만 돌려줬고 나는 한참을 더 기다리다가 역무원에게 물어 공중전화를 찾았다.

남피옹은 아직 출발도 안했단다.

 

 

3. 인과응보란 이런 걸까

 

언제부터 우린 휴대폰을 빌려주지 않는 사람이 되었을까

휴대폰이 이만큼 대중화되지 않았을 시절엔

나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빌려주고,

그가 내민 동전을 어렵지않게 사양하고,

나도 누군가의 전화를 빌려쓰고

그에게 동전을 내밀어보았다.

누구나 갖고있을 거라는 전제,

그래서 더 받아들일 수 없는 부탁일까

하다못해 동전 몇개라도 쥐고 물어볼 걸 그랬나

멀쩡한 사람을 사기꾼 만드는 것도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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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경제 파탄으로 인하여, 8년간 쉬었던 과외라도 시작해볼까 생각했는데

세상에나...

근의 공식도 까먹었네.

랄라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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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미오는 사실 호미오였다.

 

현실도피를 위한 득템이 있어 (MY선배 쌩유)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다미앙님께 다시금 달려갔다.

몇주간 ost로 귀를 도배했더니 아는 노래가 흘러나올때마다 콩프렌치(?)를 중얼중얼.

 

오늘은 마음도 싱숭생숭해서 그런지

로미오와 줄리엣의 젊음이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것만 같아 안타까웠고

"너한테 남은건 친구 하나"라고 말해야하는 벤볼리오의 찢어지는 마음도 절절히 가슴에 맞혔다. (심지어 여기선 울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ost를 들으면서 의심한 부분을 확인했다는 것. 

로미오와 줄리엣에 로미오가 없다.불어의 r발음 탓에 로미오 대신 호미오(혹은 코미오)만 나온다. 흑흑.

애니메이션 '헤라클레스'에 헤라클레스는 없고 허큘리스만 있다거나 영화 '해리포터'에 헤르미온느는 없고 허마이어니만 있는 거나 마찬가지랄까.

 

 

2. 봄이오는 길목, 회사는 춥다.

 

경영진은 그럴리가,,, 싶은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한다.

워낙 갑작스러워선지 믿기지가 않아서 허허 웃다가 시무룩해진다.

'불행히도 집없고 애없음'이었던 내 상태가

'다행히도 빚없고 애없음'으로 변하는 건가.

 

가정내 긴급회의라도 좀 하려했더니

술퍼먹다 늦게오신 저분.

코를 그렇게 골면

나는 어떻게 잠을 잔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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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은 것이라곤 달랑 소세지와 커피. 수중에 남은 돈은 125元.

선택은 스린 야스(사림야시장)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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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워도 커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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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얼마 남았지? / 못생겨도 맛은 좋아 (뒤쪽에 일본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헤어스타일의 남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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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구가 뭐야?

 

핫스타의 치킨까스(50元)과 굴부침개(50元)으로 배를 채우고나서

25元으로 살 게 있나 찾아봤지만 아무 것도... (음료도 죄다 30부터였다.)

터벅터벅 전철을 타러 가면서 다시 교통카드를 팔아먹을까 고민하다가

과감히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선택!

돈이 많다고 생각하니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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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한겨레 커피맛 비교기사의 야마는, '중저가라도 맥카페맛 괜찮네' 였다.

하지만 원두를 갖다 직접 내려서 맛을 비교하면 어쩌란 말이냐.

커피빈도 나름 점수는 높았으나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다'고 하면 그 또한 말이 아니된다.

 

내가 어쩌다 마시는 맥카페는

진하게 연하게도 불가능한, 에스프레소라기보다 '패스트커피'이고

아무리 라바짜 원두라한들 물을 많이 타서 싱겁기만 하다.

 

내 입엔 홀**도 밍숭하고, 던*은 시고, 별**의 대놓고 태운 맛이 고소하긴 하지만

별** 점수가 짜다고 상심해서 기사를 타박하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통신사카드 동원해 2800원에 샷추가 톨아메리카노를 먹는 것도 1주일에 한두번 될까말깐데 뭔 충성심이 있다고...

 

어찌됐건 그랬거나 저랬거나

커피맛을 비교하려면 고객이 사먹는 맛 그대로 네군데서 사다가 먹었어야지,

지금의 실험은 원두파는 네가게를 비교할 때나 어울리지 않는가 말이다.

 

...

 

(라고 한겨레 조직원을 가족으로 둔 최멍에게 괜시리 읍소.

마치 호가 '제목'이신 바꾸재부장이 나한테 김군의 지각을 하소연하는 상황이랄까.

공은 공, 사는 사. 미안해 최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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