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0  30분 넘게 헤매다 Art B&B 도착.
사람들에게 물으면 다 맞는 것 같다는데 숙소가 없다.
전화기에 동전을 넣으니 죄다 먹는다. 우씨~
돌고 돌다가 겨우 찾아가서 벨을 눌렀는데
"위 해브 노모어 룸, 유 아 투 레이트"

아니 이럴수가!!!
예약했지만 너무 늦게와서 다른 사람들에게 방을 줬단다.
마침 다음날은 피렌체의 유일한 축제일.
우리가 아니라도 숙소를 원하느 사람은 많았던 거다.

그녀는 피크 시즌이라 다른 숙소에도 방이 없을 거라며
자기 친구에게 연락해보겠다고 했다.
조금 후 그녀는 두개의 민박을 갖고 있는 친구와 연락이 되었다며
지금 오기로한 사람들이 0시 반까지 안오면
우리를 재워주겠다고 했단다.

생각해보니 이 숙소는 나를 재우지않는게 이득이었다.
예약당시 1박에 58유로였는데 그걸 48유로까지 깎기로 약속받은데다
실제 피크시즌 가격은 1박에 68유로로 올라서
B&B주인은 하루에 20유로씩 이틀을 손해봐야 하는 것이었다.
어차피 손님은 많은데 예약하고 안오면 오히려 고마운 걸까?

하지만 나폴리에서도, 아말피에서도 9시쯤 체크인했으며
예약할 때 혹시 오지않을 것에 대비해 신용카드 번호도 남겼는데
몇시까지 와야한다는 조항도 없었으면서 이럴수가...

억울해서 따져봤더니 몇시까지 오겠다고 말을 안하면
자기네는 오후 5~6시를 경계로 다른 손님을 받는단다.
어쩐지... 기차타기 전에 전화는 하고 싶었는데...

피곤과 후회가 함께 밀려왔다.
신혼여행에서 숙소가 취소되는 경험을 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여행 그까이꺼, 패키지로 동남아나 다녀오면 되는 것 아녀...
짐꾼에게 미안해서 눈물이 나려했다.

00:50  뚱땡이 아줌마에게 넘겨짐
드디어 걸려온 전화.
"쉬 해즈 베리베리 나이스 하우스"
평소엔 100유로쯤 한다고
자기가 말해뒀으니 1박에 60유로씩 선불로 주라고 했다.

그러고선 미안하다고 
일요일과 월요일은 자기네서 공짜로 재워줄 수 있다고 했다.
"우린 일욜날 이나라 뜰거야" 그녀는 그저 미안하다고 했다.

20분쯤을 기다리니 웬 뚱땡이 아줌마와 잘생긴 청년이 왔다.
그녀의 집은 시내에서 "7분" 떨어져있다고 했다.
7분? 부동산 광고 내시나 지금?

생각보다 집은 괜찮았다. 화장실은 공동이지만 인테리어가 죽였다.
꾸미는 걸 좋아하는 아줌마인 모양.
내일 아침엔 시내에 데려다주고 수퍼와 버스를 알려주겠다고 했다.
알았다며 방에 들어와서
"밥 주는지 물어봤어야 할까?" 고민하다 쓰러졌다.

 

거실 왼쪽 / 거실 중앙


화장실 앞 향수들

 

세면대. 커다란 조개껍질 위에 비누가... / 샤워 부스

 한쪽벽은 완전히 거울. 조명이 압권.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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