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의 결심. "쉬엄쉬엄 우아떨기"

이는 전날까지의 강행군으로 피로가 누적되면서
자연스레 "이게 무슨 신혼여행이냐"는 자성이 일어났기 때문.

그러나... 개인의 천성인지 국민성인지
이 게으른 인간들은 이날도
안 어울리는 부지런 하루를 보내게 되는데...



07:00  나만 기상 / 08:15  짐꾼 기상 / 09:30  아침식사

10:30  라벨로행 SITA 버스
라벨로는 아말피해안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마을.
아말피에서 버스로 꼬불꼬불 20분(? 가물가물)

11:00  라벨로 마을 산책
골목골목 돌다보니 집마다 번짓수를 표시하는 타일에
똑같은 그림이 그려져있다.
거의 라벨로를 상징하다시피 하는 풍경인데
그 사진을 찍었을 법한 곳을 찾아다니다가
호텔 수영장에 잘못 들어가 쫓겨나기도...
(절벽 위의 수영장, 분위기 죽였음)

12:00  아이스크림 (3유로) 먹으며 고민
론리플래닛은 아말피~라벨로간 트래킹 코스를 추천하는데
실제로 관광안내소에 가면 'walking' 지도가 따로 있다.
이날의 모토에 맞게 우아한 원피스에 굽있는 슬리퍼를 신은 나는
트래킹이냐 우아떨기냐를 고민하게 되는데...

12:30  트래킹 시작
약 1시간 코스와 조금 더 긴 코스가 있다.
욕심 부리지 않기로 했으므로 1시간짜리 코스중에
아트라니 말고 아말피로 직진하는 코스를 택했다.
군데군데 이정표가 있는데
이날따라 김군보다는 내가 길눈이 밝았다.
 



햇살이 좋은 날이었지만 바람이 선선해서
이탈리아 기후에 대해 착각하기 아주 좋은 날씨였다.
쉬엄쉬엄 걸었으나 역시 굽있는 슬리퍼는 무리.
막판에는 맨발에 양말을 신고 걸었다.
(가방속에 어찌 양말이 있었지?)

13:40  타베르나 델 두카 (26유로 + 팁 1유로)
해물샐러드(13유로), 아마트리치아나(7유로)
물(2유로), 자리세(인당 2유로)
아마트리치아나 스파게티에 삼겹살이 들어있었다. 눈물이 앞을~

15:00  옥상에서 오수
파라솔과 비치베드를 안써먹으면 왠지 아까울까봐...
 

 
17:00  아말피 해변아 날살려라
발밑이 자갈밭이라 아쿠아슈즈를 신어주는 쎈쓰!
 


18:30  옆동네 아트라니의 해변이 궁금해 걸어감
아트라니는 옛날 아말피공국에 속해있던 마을.
버스로 한두정거장. 걸어서 10분.
해변의 검은 모래가 부드러워서 발바닥이 행복하지만
마을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줄기 때문에 냄새가 살짝 불쾌.

19:00  선물사기 타임
국내면세점에서 회사동료들을 위한 작은 선물들을 샀건만
짐꾼은 또 참지못하고 자기가 들 짐을 늘리기 시작하는데...

리몬첼로(레몬으로 만든 술. 보통은 30도지만 요즘은 20도대에도)를
왕창 사서 들고 가겠다고 주장.
우리 부서와 자기 부서 사람들을 합해 리몬첼로 17개와
부장들께 드릴 레몬향수 2개 구입.
우리 먹는다고 리몬첼로 큰 것도 하나 사고
피자, 리조토 등등을 사들고 들어옴.

20:30  옥상에서 만찬
많이 시키지 말자고 다짐한 것이 엊그제도 아닌 어제인데
가뜩이나 많이 사온데다 피곤해서 다 못먹음.


21:30  곯아떨어짐

23:30  안씻으면 일어나는 지병 탓에 샤워와 빨래에 사로잡힘

01:00  취침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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