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운 일진은 체육대회와 돌잔치가 있던 토요일에 시작됐다.

환승역을 지나쳐가며 총 1시간 50분 걸려 도착한 체육대회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었고

비를 피해 차가운 도시락을 먹는 동안

내가 출전하기로 했던 훌라후프가 끝나버렸고

옆건물 휴게실에서 쉬는둥 하다가 도망나와 광화문 교보에 들렀을 때

목걸이가 끊어졌고

회사 앞으로 와 우산과 지갑과 잔돈을 쥐고 택시에서 내리면서

주머니에서 빠져나간 휴대폰은

할부도 안 끝난 주제에 아직도 통화를 거부하고 있다.




돌잔치 끝나고 조카 주라고 챙겨받은 풍선들은

곧 결혼할 예비신부와 차를 마시고 돌아가는 길에도 애지중지였으나

집에 와선 찬밥이었고

오늘은 출근해서 한참 일하다 보니 영어 원고가 펑크나서

지난 예문들을 모아 '핵심구문 정리'를 급조했더니 진짜 원고가 왔다.




아아, 얄궂은 주말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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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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