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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7 오전 11시30분.
비행기는 30분째 케이프타운 상공을 맴돌고 있었다.
공항에 뭔지모를 문제가 있어서 15~20분 선회한다고 했던 기장이
이제는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 지 잘 모르겠다고 한다.
이쪽은 페닌슐라, 이쪽은 로빈 아일랜드(사진)...
바다와 타운 위를 커다란 원을 그리며 돌더니
"Enjoy the view"란다.
 
홍콩, 조하네스버그를 거쳐 무려 20시간.
무척이나 땅바닥이 그리워서 발바닥을 벅벅 긁고 있을 때
의미심장한 방송이 흘러나온다.
"사실은 하이재킹 때문에 공항 활주로가 봉쇄됐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어쩌면 George에 착륙할 수도 있다."
 
하이재킹이라니,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린가.
"참으로 대단한 환영을 받네요."하며 돌아보니
함께 가던 ㅈ씨가 황망한 표정으로 말한다.
"George라면 차로 5시간이 넘어요.
 도착해서 바로 와이프한테 연락한다해도
 케이프타운엔 오늘 안에 못 올 수 있다구요."
 
...
 
 
공중을 선회한지 1시간.
"이 비행기는 곧 착륙합니다." 라는 기장의 목소리.
박수가 터져나왔다.
하지만 이것이 사건의 끝은 아니었다.
 
주인없는 짐가방이 다섯바퀴를 돌고 있을 무렵,
또 뭔가 벌어졌구나 짐작할 수 있었다.
현지 한국인들의 부탁 한가지씩을 담아
일행 3명의 허용무게를 살풋 넘긴 7개 짐보따리.
그 중 하나가 훌렁 사라졌다.
 
"조하네스버그 공항에서 찾으면 연락주겠다."
하지만 ㅈ씨는 고개를 살래살래 흔든다.
그도 짐 잃어버리는 게 한두번은 아닌 '베테랑'인지라
아내와 딸이 찾는 모든 물건을
"그 상자에 넣었는데" 라고 변명하며
상봉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다.
 
 
 

 

 

 

<하이재킹 관련 영문뉴스 참조>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91&article_id=0000368181&section_id=108&menu_id=108

 

현지인들에 의하면 UCT(케이프타운대학) 학생이었다나 어쨌다나.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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