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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만베츠공항 앞에 있는 스카이렌터카에서 경차 Colt를 빌렸다.

호기롭게 네비게이션의 목적지 버튼을 눌렀지만, 50음도로 목적지를 검색하기는 쉽지 않았다.

내가 알고있는 발음이 틀린 건지, 네비가 옛날식인 건지... 찍어보면 멀고 먼 곳만 나왔다.

추운데 우리가 출발하기만 기다리며 서있는 렌터카회사 직원에게 미안할 지경이어서

일단 한국에서 챙겨간 드라이빙 지도에서 가까운 전망대를 찍었다. 메르헨의 언덕이 그 이름이었다.

 

길을 가다 확 트인 곳이 나오더니, 목적지에 다 왔다고 했다. 저 나무들 뒤는 바다. 

들어가서 눈밭에 누워보고 싶었지만, 기념사진만 찍고 유빙선터미널로 가야했다.

그런데 오로라호터미널이 검색이 안되는 것이었다. 필시 이름을 정확히 알고있지 않아서 그런 듯. 

몇년 전 가이드북에 나온 전화번호를 누르고 갔더니, 폐쇄한 옛 터미널이 나왔다. 어쩐지, 네비가 시키는 길이 없더라니...

 

아바시리 관광안내소로 가서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시내로 돌아가는 길.

우측에 오로라호터미널이 있었다. 미치노에키(휴게소)를 겸한 곳이었다.

알고보니 아까도 지나간 길이었다. 우리가 그럼 그렇지.

 

유빙선 11시꺼 탈게요, 라고 하니 옆에 있는 표지판을 보여줬다.

본체만체 일단 표를 두장 끊었다. 이상하게 인당 800엔이 쌌다.

다시 표지판을 보니 유빙이 없어서 유람선으로 대체한다는 내용. 어쩐지... 그냥 깎아줄 리가 없다.

유빙 없으면 내일 시레토코 유빙워크는 어쩌지?

일련의 유빙스케줄이 모두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일단 먹고 생각하기로 했다. 위층에 가니 식당이 있었는데, 영업 전이었다.

아래층에서 김군이 모양만 보고 찍은 오징어 구이를 게눈 감추듯 해치우고 나니 윗층 영업시간이 됐다.

라면을 하나 시키고, 유람선 대신 호수 3종세트 돌아다닐까 고민했지만

언제 또 여기와서 배를 타겠느냐는 결론에 도달, 유빙으로 만들었다는 유빙맥주를 하나 사들고 오로라호에 올랐다.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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